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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탈곡기] DB그룹 김준기 회장 지배력 여전…빨라지는 지주사 전환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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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기업 탈곡기] DB그룹 김준기 회장 지배력 여전…빨라지는 지주사 전환 향배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고은서 기자·임효진 수습기자
2024-01-16 06:00:00

DB, 지주사 전환 사실상 '확정'

금산분리 전 인적분할 가능성도

최대 과제, DB하이텍 지분 확보

사진 왼쪽부터김준기 DB그룹 전 회장과 아들 김남호 DB그룹 회장사진DB그룹
(사진 왼쪽부터)김준기 DB그룹 전 회장과 아들 김남호 DB그룹 회장[사진=DB그룹]
[이코노믹데일리] DB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과제가 산적하다. 금산분리 규제 해소와 지배력 강화, 이를 위한 자금 확보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은 어느덧 취임 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아버지인 김준기 전 회장의 존재감이 여전하다. 완전히 승계를 매듭짓지 못한 김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DB, 지주사 될 결심?…전환 요건 충족 '불가피'

몇 년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슈에 시달린 DB그룹은 지주사 전환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DB그룹은 각종 규제 회피 의혹에 시달리면서도 지주사 전환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지만 올해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 자산이 5000억원을 넘고 자회사의 주식가액, 즉 지분 가치가 전체 자산의 50% 이상인 기업은 지주사로 강제 전환된다. 이때 지주사는 2년 내에 상장 자회사 지분의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현재 그룹에서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DB Inc.(DB)의 자산 규모는 5133억원이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자회사 DB하이텍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DB의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은 절반을 이미 넘어버렸다. 이대로라면 DB그룹은 올해 지주사 전환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동안 DB는 DB하이텍 물적분할, DB메탈 합병 추진 등으로 지주사 전환을 회피한다는 '꼼수'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DB하이텍의 2대 주주이자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는 자사주 소각,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등을 요구하고 주주 활동에 나섰다.

DB그룹과 KCGI의 오랜 경영권 다툼은 9개월 만인 지난달 일단락 됐다. DB가 DB하이텍 주식 250만주(지분율 5.63%)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1650억원에 매입하면서다. DB가 보유한 DB하이텍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12.42%에서 18.05%로 높아졌다.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던 KCGI와의 분쟁은 사실상 끝이 나면서 재계에서는 DB가 지주회사 전환에 정면 대응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금산분리 사실상 준비 完…DB하이텍 지분 확보 '관건'

재계에서는 DB가 지주사 전환을 미루려는 이유 중 하나로 DB하이텍 등 반도체 사업 육성을 지목한다. DB그룹의 주사업은 DB손해보험을 정점에 둔 금융업이다. 최근 DB글로벌칩 물적분할을 한 것도 파운드리를 넘어 팹리스 부문까지 사업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금융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제조업 분야에서 공격적인 신사업 추진이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지주사 전환이 늦어진 또 다른 이유는 김남호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있다. 지난 2020년 7월 취임한 김 회장은 부친인 김준기 전 회장으로부터 회장직은 물려받았다. 다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김 전 회장이 '상왕(上王)'으로서 여전히 그룹 경영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김 회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지분을 승계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DB와 DB메탈 합병을 통해 DB 보유 지분을 높이려 했다. 당시 DB메탈의 최대주주는 김남호(개인)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으로, 지분율은 95.20%였다. KCGI의 개입으로 합병은 철회됐고 그 결과 김 회장이 계획했던 승계 물밑 작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너 입장에서 지배구조는 지금 형태가 더 낫다"며 "DB메탈 합병이 무산된 탓에 오너가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주사가 돼버려 난감한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DB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김 회장이 해결해야 할 두 가지 과제는 금산분리와 DB하이텍 지분 30% 확보다. DB는 금융그룹을 소유하고 있어 지주사 전환 때 금산분리를 따라야 한다. 전문가들은 DB가 금융 계열사와 비금융 계열사간 지분 관계를 법적 요건에 맞춰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DB는 이미 둘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놨기 때문에 금산분리 준비는 마친 상태다. 

DB가 DB하이텍 지분 18%를 확보한 상황에서 나머지 12%를 사들이려면 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금융 계열사 지분 일부 매각, 자사주 소각 등으로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또 DB하이텍의 배당을 늘려 자연스럽게 DB가 받는 배당액을 늘리고, 그 돈으로 DB하이텍 지분을 사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

김규식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KCGI의 압박으로 지주사 전환을 결심하기로 한 것이 맞고 KCGI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절차와 과정일 뿐이고, 지금 상황에서는 지배주주 가문이 자신들의 지분율을 늘어나게 만드는 편법을 부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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