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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차 싼타페, 세단 안락함에 SUV 공간까지 '98% 완벽'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3-12-26 06:00:00

각 세운 파격적 외관, 3열까지 넓은 실내

편안함·정숙성·편의성 3박자 두루 갖춰

'달리는 거실'에 앉은 듯…과한 'H'는 부담

현대자동차 디 올 뉴 싼타페 앞모슴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자동차 '디 올 뉴 싼타페' 앞 모습[사진=성상영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가 또 한 번 파격적인 디자인을 들고 나왔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차량 앞뒷면과 실내에 전체적으로 수평 구조를 적용하면서 새로움과 안정감을 동시에 추구했다. 그러다 지난 8월 '디 올 뉴 싼타페'가 등장하며 몇 년 만에 생김새 논란(?)이 일었다. 이후 꽤 시간이 지났지만 과감하고 실험적인 디자인 덕분에 여전히 시선을 잡아 끈다.

현대차 주력 차종인 싼타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트렌드를 험로 주행과 레저에서 도심과 일상으로 바꾸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지난 2000년 1세대가 출시되며 패밀리카로서 SUV의 입지를 다져 나갔다. 현대차는 캐스퍼와 베뉴를 제외하고 SUV 모델마다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지명을 이름으로 붙였는데 산타페가 그 시작이다. 여러 모로 싼타페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신형 싼타페는 외관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성을 지녔다. 차체 크기가 늘어난 것보다 실내에서 체감하는 공간이 훨씬 넓어졌고, 운전자는 물론 탑승객 모두를 배려한 기능과 각종 요소가 돋보였다. 이전 4세대 모델보다도 편의성과 완성도를 확연히 끌어올렸다. 현대차로부터 시승 차량을 제공 받아 지난 18일부터 3일간 서울 도심과 외곽 약 420㎞를 달려봤다.
 
현대차 싼타페 옆모습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차 싼타페 옆 모습[사진=성상영 기자]
◆박스형 차체로 광활해진 실내···3열도 여유로워

가장 큰 특징은 '각'을 세우고 풍만해진 몸체다. 이러한 모습은 국산 SUV로서는 오랜 만이다. 앞서 출시된 국내 브랜드 SUV는 시간이 뒤로 갈수록 높이가 낮아 보이게 하면서 각을 다듬는 추세였다. 신형 싼타페는 운전석에서부터 트렁크 쪽까지 거의 수평에 가깝게 맞추면서 박스 형태를 띤다.

대체로 직선이 많이 쓰인 탓에 중후하면서 무게가 있어 보인다. 자칫 둔해 보일 수도 있으나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창문 윤곽을 앞부터 뒤까지 완만하게 떨어지게 하고 보닛 앞쪽을 둥글게 처리해 이를 피했다.
 
현대차 싼타페 실내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차 싼타페 실내[사진=성상영 기자]
지붕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얻는 최대 이점은 공간이다. 2열 좌석에 앉았을 때 훨씬 넓게 느껴지면서 사방으로 탁 트였다. 시승 차량은 2열에 독립형 좌석과 3열에 접이식 좌석이 있는 6인승이었는데 '중형 SUV의 3열은 앉을 게 못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키가 180㎝인 성인 남성이 앉아도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고 여유 있었다. 무릎 공간은 빡빡한 감이 있었으나 전장(길이) 4830㎜, 축간거리(휠베이스) 2815㎜인 중형 SUV에서 이 정도면 놀라울 따름이다.

넓고 높아진 3열은 싼타페의 활용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3열 좌석을 접으면 접이식 유모차, 대형 캐리어, 골프백 등을 한꺼번에 다 싣고도 남을 듯했다. 게다가 트렁크 입구가 확 커지면서 바닥에 누워도 답답하지 않았다. 사람을 더 태우든 차박(車泊)이나 캠핑을 하든 때와 장소를 안 가린다.
 
현대차 싼타페 3열 좌석을 접은 모습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차 싼타페 3열 좌석을 접은 모습[사진=성상영 기자]
◆세단과 SUV 장점만 모아 안락함·편의성 극대화

널찍한 실내가 선사하는 안락함은 주행할 때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평소 알던 싼타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승차감이 편안했다. 예전 현대차 SUV는 크고 작은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을 잡아주면서도 둔탁하고 날카로운 여운을 남겼다. 신형 싼타페는 눈을 감고 있으면 세단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러워졌다.

승차감이 주는 편안함은 정숙함과 만나 극대화됐다. 유선형과는 거리가 멀게 생긴 탓에 맞바람에 의한 소음도 더 클 것이라 예상했지만 빗나갔다. 노면 소음도 상당히 잘 억제됐다. 시승을 하는 내내 찬바람이 강하게 불었는데도 운전석에서 들리는 소리는 크지 않았다. 승차감과 소음만 놓고 봤을 땐 프리미엄 모델이 아닌 차 가운데 최상위권이라 할 만했다.

운전석 쪽 구성의 변화도 극적이다. 전반적인 배치는 계기반·내비게이션 일체형 디스플레이와 두툼해진 스티어링휠, 칼럼식 변속 장치 등으로 최근 출시된 여타 현대차 차량과 같다. 송풍구 하단에는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과 공조 장치 패널, 주행 관련 버튼이 차례로 들어가 직관적이었다. 다만 차량 폭이 넓어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려면 팔을 많이 뻗어야 했는데 대부분 기능을 스티어링휠에서 조작할 수 있어 큰 상관은 없었다.
 
현대차 싼타페 실내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차 싼타페 실내[사진=성상영 기자]
좌우로 광활한 실내, 스티어링휠 쪽으로 옮겨간 변속 장치는 싼타페 만의 편리함으로 다가왔다. 현대차는 한결 여유로워진 중앙 공간을 지능적으로 활용했다. 스마트폰 2대를 나란히 놓고 동시에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컵홀더 크기도 넉넉해 테이크아웃 음료잔 2개를 함께 넣고도 뚜껑이 맞닿지 않았다.

센터 콘솔(가운데 수납함)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1·2열 좌석 모두에서 편하게 사용하도록 'Z'자로 열고 닫혔고, 수납한 물건을 자외선으로 살균하는 기능도 들어갔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거치대 아래에는 개방형 수납함을 둬서 파우치나 핸드백을 보관할 수 있게 했다.
 
현대차 싼타페 3열 좌석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차 싼타페 3열 좌석[사진=성상영 기자]
◆경쾌한 주행까지 '완벽'…'H'의 과한 존재감은 부담

신형 싼타페는 주택의 거실을 그대로 옮겨 놨다 할 정도로 거주성에 힘을 줬다. 이처럼 어느 한 곳에 집중하다 보면 자동차의 본질인 달리기 성능을 놓칠 수 있었을 테지만 싼타페는 그렇지 않았다.

현대차는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SUV의 상징과도 같은 디젤 엔진을 과감히 버렸다. 환경 규제가 더욱 강화돼 이를 충족하는 디젤 엔진을 넣기엔 채산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 대신 2.5리터(ℓ) 가솔린 터보 모델과 1.6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로 파워트레인(구동계) 구성을 단순화했다.

시승 차량은 2.5ℓ 가솔린 터보 모델이었다. 배기량이 같은 엔진에 과급기(터보차저)를 붙여 성능을 높인 게 특징이다. 시승 기간 중부지방에 내린 눈과 혹한으로 인해 엔진 성능을 오롯이 느낄 만큼 달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시내에서 시속 50~60㎞, 고속도로에서 시속 80~110㎞로 운전하는 내내 엔진 힘을 극히 일부만 쓴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엔진 회전수를 3000rpm 이상 쓴 적이 없었지만 다른 차를 앞지르기에 충분했다. 제원상 최고 출력은 281마력, 최대 토크는 43.0㎏f·m다.
 
현대차 싼타페 뒷모습사진성상영 기자
현대차 싼타페 뒷모습[사진=성상영 기자]
생김새만 보면 연비에 매우 불리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준수했다. 차량 반납 전 화면에 표시된 평균 연비는 11.0㎞/ℓ였다. 3분의1 정도는 시내와 정체 구간을 달렸으니 이 정도면 좋은 편이다. 전면부에 공기 저항을 줄이는 장치인 가변형 플랩(flap)을 달아 효율을 높였다고 한다.

짧게나마 타본 싼타페는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에 한 발짝 다가선 차였다. 단 하나 딴죽을 치자면 안과 밖 모두 현대차 영문 첫 글자인 'H'가 다소 과할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무리 '시그니처'라고 해도 과유불급이다. 가격은 2.5ℓ 가솔린 터보 6인승 기준 3650만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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