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의 3분기 재고자산은 3조3413억원으로 배터리 3사 중 가장 적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재고자산은 6조9444억원, SK온은 4조4223억원이다.
재고자산이란 원재료, 제품과 상품, 재공품 등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기 위해 보유한 자산을 말한다. 통상 업계에서는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기업의 재무 부담이 늘었다고 해석한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더불어 리튬 등 광물 확보가 어려워진 탓에 배터리 업체들의 재고가 쌓이게 됐다.
이러한 대내외 환경 변화 때문에 삼성SDI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소폭 늘었다. 작년 12월 말 기준 삼성SDI의 재고자산은 3조2045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SK온은 재고자산 9000억원이 증가한 것에 비하면 재고자산 관리를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진행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재고자산 6조9444억원으로 배터리 3사 중 지난해 말(6조9956억원) 대비 재고자산을 유일하게 줄인 기업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에서는 재고자산회전율을 감안하면 삼성SDI가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액에서 평균 재고자산을 나눈 값으로 기업이 보유한 재고자산을 판매하는 속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매출로 빠르게 전환됐다는 의미다. 즉 회전율이 높으면 기업 현금 흐름도 안정적이라고 본다.
실제 배터리 3사의 3분기 재고자산회전율은 △LG에너지솔루션 4.2회 △삼성SDI 5.8회 △SK온 2.3회였다. 삼성SDI는 3사 중에서도 월등히 높은 회전율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 5.6회, 2021년 말 4.9회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도 증가세를 띈다. 그만큼 삼성SDI가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했다는 방증이다.
삼성SDI의 선제적인 재고자산 관리는 불안정한 경영환경에 대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공격적으로 공장을 증설할 동안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급감에 따라 재고 처리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며 "삼성SDI와 같이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