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반도체 인재 15만명 키운다더니…반도체학과 69% 전임교원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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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기자
2023-10-25 18:09:40
반도체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전국 반도체 관련학과 중 전임교원(교수)이 한명도 없는 곳이 69.2%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향후 10년간 반도체 인재 15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힌 계획은 공염불이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가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반도체 관련학과는 총 1421개, 해당 학과를 보유한 대학교·대학원 수는 총 309곳이다. 이 가운데 전임교원이 한 명도 없는 학과 수는 984개로 69.2%를 차지했다. 

앞서 정부는 오는 2031년까지 반도체 전문 인재 15만명을 양성하고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이후 반도체 관련학과 76개가 신설됐고, 반도체 학과 보유 대학은 295곳에서 309곳으로 늘었다. 이때 반도체 관련학과는 △기계(공학) △기전(공학) △반도체 △세라믹(공학) △신소재(공학) △재료(공학) △전자(공학) 계열을 가리킨다.

특히 경기도 소재 반도체 관련 학과 보유 대학은 지난해 32곳에서 올해 45곳으로 13곳 늘었고, 같은 기간 학과 수는 128개에서 187개로 59개 증가했다. 올해 서울·인천·경기 지역 반도체 관련학과 보유대학은 총 109곳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전임교원 수도 총 5075명 중 수도권에만 2103명이 몰리는 등 수도권 집중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임교원이 한명도 없는 학과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전임교원 수가 5094명에서 5075명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임교원이 한명도 없는 학과 비중은 강원도가 81.4%로 가장 높았고, 경남·제주가 각각 75%, 경북이 73.6%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71.9%)·서울(68.9%)·경기(61.5%) 순이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전임교원은 지난해 41명에서 올해 37명으로 줄었다. 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전임교원은 36명에서 33명으로, 전기전자공학부·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1명씩 감소했다. 고려대학교는 전기전자공학부·신소재공학부 전임 교원이 각각 1명씩 나갔고, 포항공대에서는 기계공학과 전임교원 1명과 전자전기공학과 전임교원 3명이 줄었다.

이병훈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관련 학과들이 전임교원을 뽑고 있지만 좋은 분을 모시기 어렵다. 교수 자격요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현장에서 20~30년 일하신 분 중 강의를 잘하는 분들이 후속 세대를 위한 좋은 교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논문이 없어 교수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이나 SK하이닉스 등 실제 기업에서 임원급까지 올라도 해도 정식 석·박사 학위와 논문이 없으면 교수로 임명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교육부에서 교원 연구실적 등을 보고 학교·학과를 평가하는 식으로 규제한다”며 “반면 일본에서는 회사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이 동경대 교수가 돼도 학회에서 존경받는다. 그 대학이 망하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회사에서 돈 편하게 벌다 와서 교수한다는 게 말이 되냐’는 식으로 인사위원회 통과가 안 된다”고 현 채용 방식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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