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흥망성쇠 다 겪은 '車 애호가'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별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은주 기자
2023-08-28 11:31:07

쌍용그룹, 1988년 자동차 사업 진출 이후 흥행 성공

'코란도·무쏘' SUV 명가로 자리매김

자동차 사업서 성공했지만 막대한 개발비로 쇠락

쌍용그룹을 한때 재계 6위 규모로 키운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사진은 이날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모습
지난 26일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쌍용그룹을 재계 서열 6위까지 끌어올리고도 그룹이 해체되는 등 흥망성쇠를 모두 겪은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타계했다. 향년 78세.

이름난 자동차 애호가였던 김 전 회장의 별세 소식에 그가 한국 자동차 산업계에 남긴 발자취와 김 전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 재조명 받고 있다.

1945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전 회장은 서울고 졸업 후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랜다이스대 경제학과에서 유학하다 부친인 성곡(省谷)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면서 1975년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김 전 회장은 자동차 애호가답게 1986년 버스를 주로 생산하던 동아자동차를 인수하며 자동차 산업에 본격 진출했다. 특히 동아자동차 인수전에서는 삼성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할 정도로 자동차 사업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회장은 자동차 사업을 그룹 주력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승용차 개발에 본격 돌입했고 1988년 사명을 쌍용자동차로 바꿨다. 그리고 같은 해 국내 첫 4륜구동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코란도 패밀리를 출시했다. 당시 쌍용그룹 안팎에선 자동차 사업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흘렀지만 김 전 회장의 뚝심은 '대성공'을 거두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쌍용자동차는 당시 SUV 시장을 본격 성장시켰고 명성을 의식한 김 전 회장은 자신의 승용차로 당시 유행하던 세단이 아니라 코란도를 이용하기도 했다.

1990년대에 들어선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 등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 독일 벤츠와 기술·자본 제휴를 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이를 통해 4륜구동 중형 SUV 무쏘와 뉴 코란도를 비롯해 △소형 승합차 이스티나 △대형 세단 체어맨 등이 탄생했다. 당시 벤츠와의 협업은 이례적 사건으로 큰 이슈가 됐다.

김 전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쌍용그룹은 급성장을 거듭했고, 재계 서열이 6위까지 올랐다. 김 전 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현철 삼미그룹 회장과 함께 '재계 3김'으로 불리며 성공한 경영인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자동차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쌍용그룹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자동차 개발로 생긴 막대한 빚과 김 전 회장의 정계 진출로 경영 악화를 맞이했다. 당초 동아자동차 인수 당시 삼성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기 위해 1조원에 가까운 부채를 안고 시작한 데 이어 체어맨 개발 당시 투입된 대규모 개발비 등으로 경영 상황이 계속 악화돼 온 것이다. 

쌍용자동차를 포함한 쌍용그룹이 흔들리던 당시 김 전 회장이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 전 회장의 동생인 김석준이 위기 조짐이 보이던 쌍용그룹 회장 자리를 맡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발생 직후인 1998년 쌍용그룹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빠지자 김 전 회장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회장직에 복귀했으나 그룹 해체는 막지 못했다. 

쌍용그룹은 1998년 채권단에 의해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김 전 회장의 경영권도 박탈됐다. 계열사들은 조각조각 흩어졌다. 1998년 쌍용자동차는 대우그룹에 넘어갔다. 쌍용투자증권은 미국 H&Q AP, 1999년 쌍용정유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 펀드에 매각됐다. 2000년에는 쌍용중공업을 한누리투자증권 컨소시엄에, 2002년 쌍용화재를 중앙제지에, 2003년 용평리조트를 세계일보에 매각했다. 

김 전 회장은 쌍용그룹 해체로 경영에서는 물러났지만 스포츠와 레저 산업, 언론 등을 통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1982년부터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를 맡아온 김 전 회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직후 개최된 세계청소년캠프 본부장을 맡아 청소년 국제교류에도 기여했다. 2000년부터 2년간 세계스카우트지원재단 의장직을 맡아 한국스카우트의 위상을 높였다.

또 부친인 창업주 김성곤 전 회장이 설립한 국내 최초 언론문화재단인 성곡언론문화재단과 국민대를 운영하는 국민학원에 대한 지원도 계속했다.

특히 용평 스키장을 리조트로 개발해 동계 스포츠와 레저산업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2016년에는 당시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 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한민국 스키 발전에 기여한 김 전 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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