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4·5월도 바쁘다...민간 외교 '큰 그림'

[이코노믹데일리] 재계 총수들이 올해 1월 열린 미국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 2023)부터 스위스 다보스포럼, 이후 한일 정상회담까지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4월과 5월에 예정된 한미·한미일 정상회담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떤 의제들을 테이블 위에 올릴지 주목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주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다음달 미국 국빈방문과 한미 정상회담, 5월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연쇄 회담' 가능성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내달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난 16~17일 1박 2일간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귀국한 지 3일 만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로부터 '히로시마 G7 초청장'을 받았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긍정적 조치로 평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미·일 경제 협력을 다지기 위해 재계 총수들도 앞으로 있을 회담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윤 대통령 방일 당시 5대 그룹 총수들은 경제 사절단으로 참석했다. 한일 재계 총수들은 첨단 산업 공급망 안정과 첨단·과학기술 개발, 디지털 전환 작업을 함께 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부는 회담을 통해 한·미·일 3각 협력 구도를 다지며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 합류할 모양새다. 특히 미국 반도체과학법(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조건 완화 협상을 통해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참여한다면 보조금 지원 신청 여부에 따라 주요 의제를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까지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받을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이 제시한 반도체법이 향후 중국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따져본 후 구체적인 신청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재계 총수들은 배터리·전기차 사업 관련해서도 활발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률이 가장 높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압박으로 대응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중국 광물 의존도가 높아 IRA 핵심 광물 요건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회담을 통해 총수들은 배터리 현지 생산에 따른 보조금 수혜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한·미 협력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북미에 단독·합작공장 13곳을 짓고 있는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북미 추가 투자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글로벌 패권 경쟁 속 한·미·일 공급망 연대가 이뤄질지 기대도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