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韓 배터리, '인터배터리 2023'서 포위망 '정면 돌파' 의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고은서 수습기자
2023-03-21 10:00:00

'인터배터리 2023'에서 본 한국 배터리 산업

세계 전기차·ESS 영토 넓히는 배터리 3사

양·음극재 등 소재, 도시 광산 솔루션 눈길

미·중·유럽 틈새서 생태계 강화로 해법 모색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3'이 17일 폐막했다. 개막일인 15일 관람객들이 방문 접수를 하려고 대기 중인 모습[사진=성상영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이차전지(배터리) 기업이 '인터배터리 2023'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본격화한 보호무역주의를 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완제품부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그리고 재순환까지 생태계 전반에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3이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3일간 일정을 마쳤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인터배터리 2023에는 총 477개 기업이 참가하고 처음 예상(5만명)보다 훨씬 많은 6만여명이 방문했다. 세계 점유율로 볼 때 중국 다음 가는 배터리 강국으로서 위상을 실감케 했다.

이러한 관심을 방증하듯 배터리 3사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부스는 3일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들은 나란히 붙은 전시관에서 저마다 기술 각축전을 벌였다.

3사 부스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제품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였다. LFP배터리는 값비싼 코발트와 니켈을 적게 사용해 가격을 낮춘 제품이다. 이 시장은 중국 업체인 CATL과 BYD 등이 장악했지만 3사는 저가부터 고성능 배터리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확보하려고 도전장을 냈다.

LFP배터리는 최근 완성차 업계에서 화제인 '반값 전기차' 출시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택과 전력망에 활용 가능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배터리만 생산 중이지만 전기차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삼성SDI·SK온도 시제품 모형을 내놓으며 잠재 고객사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른바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전기를 전달하는 전해질이 고체로 된 것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작은 크기로 더 많은 전력을 담을 수 있다. 액체 전해질(전해액)의 고질적 문제인 열폭주 위험도 거의 없어 안전성도 높다. 3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20년대 후반으로 잡고 기술을 먼저 확보하는 데 매진한다.
 

'인터배터리 2023이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내렸다. 전시장에 마련된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부스[사진=성상영 기자, 고은서 수습기자]


소부장 기업 부스에서도 신기술 향연이 펼쳐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선보였다. 음극재 원료로 흑연이 주로 사용되는데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 90%를 장악한 상태다. 실리콘은 이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배터리 충전 시간도 줄일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배터리 3사와 협업을 논의 중이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엘엔에프도 함께 주목 받았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LFP 양극재 공장을 착공하고 엘엔에프는 관련 기술을 우선 개발할 계획이다. 중국 업체를 잡기 위해 LFP에 뛰어든 국내 업체와 발을 맞추려는 의도다.

이번 인터배터리 2023에서는 '도시 광산'으로 불리는 폐배터리 재활용이 새삼 눈길을 끌었다. 코스닥 상장사인 성일하이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럽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재활용 원자재가 적용된 제품에 보조금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성일하이텍이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통상 7년에서 10년 정도 지나면 수명이 다해 폐배터리로 분류된다. 1세대 전기차가 2010년대 초에 보급된 점을 생각하면 곧 교체 주기가 다가온다. 쏟아지는 폐배터리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데 ESS로 재사용하거나 광물을 추출하는 방식이 유이하다.

도시 광산이 주목받는 이유는 환경 문제에 대응할 뿐 아니라 중국이 장악한 광물 공급을 다변화할 수 있어서다. 리튬, 니켈, 코발트 같은 원료는 한정된 자원으로 배터리 수요가 늘수록 희소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광물 수입을 중국에 의존하는 비중은 평균 80%에 이른다.

이번 인터배터리는 갈수록 늘어나고 복잡해지는 대외 변수에 국내 배터리 생태계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로 평가된다. 미국이 지난해 IRA를 내놓자 EU는 '핵심원자재법(CRMA)'으로 맞수를 뒀다. 중국도 거대한 내수를 등에 업고 자국 중심 공급망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한편 유럽과 중국 업체가 대거 참가하는 '인터배터리 유럽 2023'은 오는 6월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다. 이 행사에는 전 세계 100개 기업이 300개 부스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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