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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고용불안 해소" 정부 기조에 역행…계약직 채용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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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수습기자
2023-03-14 05:00:00

한양증권, 신입 공고 올려 놓고 계약직 명시

유안타·신한투證, 1~2년 계약 후 정규직 심사

캐롯손보, 대인스피드보상센터 계약직 채용공고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청년 고용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정부 취지와 달리 금융권 채용 방식에서 여전히 계약직(비정규직) 선발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가 경기 불황 속에도 신규 채용을 늘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정부 기조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채용공고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전략운용본부 신입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 중인데 근무형태는 '계약직'으로 명시돼 있다. 지난 1월 중 진행한 HRM(인사·채용)·자금부 신입 채용 역시 근무조건으로 계약직을 내걸어 채용 절차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유안타증권이 올린 신입 직원 채용의 경우, 근무형태를 계약직 입사로 제시하면서 1년 계약기간 종료 후 정규직 전환 심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같은 달 올라온 마케팅팀 신입직원 채용공고에도 동일한 계약 조건이 명시돼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19일까지 글로벌법인영업부 야간 아웃바운드 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모집하는 가운데, 채용 조건을 계약직으로 기재했다. 그러면서 2년 근무 후 평가 우수 시 정규직 전환 기회를 부여한다고 명시했다.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는 꼼수 채용은 보험업계에서도 만연한 실정이다. 캐롯손해보험은 보상서비스를 맡은 대인스피드보상센터 신입 채용 공고에서 고용형태를 계약직으로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신규 채용 시기를 2월로 명시한 푸본현대생명이 계약직 채용 공고를 올려놓은 것과 동일한 사례에 해당한다. [관련기사 : 본지 3월2일자 [단독] 모집 끝나고도 '신규' 둔갑에 비정규직도 포함…금융사 '엉터리' 채용 수두룩]

이런 고용형태가 금융사 입사를 희망하는 청년들의 고용 불안을 심화한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금투협 관계자는 "채용공고 게시의 경우 작성 권한은 협회가 부여하되 실제 공고 자체는 해당 회사가 자체적으로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당수 금융사의 경우 대규모 공채가 아닌 계약직 인력을 수시 충원해 왔다며 그런 흐름이 신입 채용에도 퍼진 것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달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2021년 기준)에 따르면 은행·증권·카드 등 7개사 비정규직 고용률은 200대 기업 평균(6.95%)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메리츠증권(62.4%), 키움증권(33.0%), NH투자증권(27.9%), 미래에셋증권(18.9%), 카카오뱅크(13.3%), 삼성카드(13.1%), 삼성증권(7.6%)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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