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성상영의 뷰파인더] TSMC 공장, 일본 아닌 한국이 될 순 없었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3-01-28 07:00:00

파운드리 1등 TSMC, 일본에 새 공장

日 정부, 5조 투입해 토지·건물 지원

한국은 논의조차 없고 인재 풀도 부족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배석한 가운데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를 꼽아 자세히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일본에 새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대만-한국-일본-미국을 연결해 반도체 동맹을 구축한다는 구상이지만 현실은 한국만 빠진 셈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일본에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TSMC는 현재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과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각각 공장을 건설 중이다. 대만에 조성하는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합치면 10곳이 넘는 공장이 새로 생긴다.

이른바 '칩(Chip)4' 동맹국 가운데 TSMC의 신규 투자처에서 한국은 제외됐다. 이를 두고 한국에는 양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버티고 있어 TSMC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일본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TSMC는 최근 일본 자회사 JASM에서 일할 직원 채용에 나섰다. JASM은 TSMC와 일본 전자회사 소니, 부품사 덴소가 합작한 회사다. TSMC가 구마모토현에 짓는 공장이 JASM 생산라인이다. 입사 예정 시기는 공장 완공 일정에 맞춰 내년 4월이다. 현지 고용 인원만 12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TSMC가 일본을 투자처로 삼은 데에는 정부 노력이 컸다. 일본 정부는 JASM에 4760억 엔(약 4조5200억원)을 지원한다.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86억 달러(10조600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일본은 이밖에도 토지와 건물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은 점이 주된 투자 유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와 달리 한국은 반도체 산업 지원에 소극적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서야 대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금액의 15%를 세금에서 감면해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마저도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을 보완하는 수준에 그쳤다. 개정 조특법에 따르면 대기업이 반도체 시설에 투자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혜택은 8%에 불과하다.

부족한 인력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대학에서 채용을 전제한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쟁국과 비교해 높은 인건비도 기업에는 부담이다. JASM는 대졸자 초임으로 28만 엔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로 계산하면 27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국내 반도체 업계 대졸자 평균 초임은 연봉으로 5000만원이 넘는다. 

해외 반도체 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일본·대만 등 경쟁국에 뒤떨어지지 않는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의 국내 투자도 산업 전체로 보면 성장 모멘텀(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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