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증권사 '싼 금리 공시', 비대면 고객에겐 고금리 받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이삭 인턴기자
2022-12-22 10:46:10

미래에셋 등 6사, 비대면·대면 이율 차등 적용

금투협 불명확한 공시 기준…투자자 혼란 부채질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이 대면 계좌 개설 고객에 비해 더 높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자본총계 기준 증권업계 상위 증권사 10개사가 금융투자협회에 공시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에 따르면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하나·삼성·KB 등 6개사는 비대면·대면 계좌 개설 고객에게 각각 다른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비대면 이자율은 일괄적으로 연 9.8%인 반면 대면 이자율은 신용 공여 기간에 따라 연 4.9~9.8%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투자증권은 비대면 이자율이 연 4.0~9.9%인 데 반해 대면 이자율은 연 4.0~9.0%였다.

신한투자·메리츠·키움·대신증권 등 4개사는 비대면·대면 이자율이 같았다.

증권사들은 비대면 거래 시 시스템 개발·관리에 들어가는 업무 원가를 비대면 이자율이 높은 원인으로 지목한다. 비대면 거래에 투입하는 제반 비용이 이자율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임대료와 인건비를 줄여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는 이유로 대면 영업점을 통폐합하는 추세에 비추어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 측에서는 대면을 선호하는 고령 자산가들에게 낮은 이율을 적용하는 반면, 비대면에 익숙하고 자산 규모가 적은 젊은층에게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금투협의 불명확한 공시 기준이 증권사의 이중 플레이와 투자자 혼란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투협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각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공시 중 비대면 이자율은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에 관한 대면·비대면 공시 기준이 없다 보니 각 사 공시 담당자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면 이자율만 입력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저렴한 대면 금리를 앞세운 채 비대면 금리로 실익을 챙기는 증권사 전략으로 인해 현행 전자공시서비스 제도의 허점이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이전부터 이자율 입력 양식에 비대면·구분이 안 되어 있었다"면서도 "개선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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