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손태승 '중징계' 논란…금감원장 간접적 '사퇴'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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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2022-11-10 14:30:00

DLF 사태와 판박이…손 회장 취소 소송 가능성

이복현 "당국과 긴밀 협조 고려, 판단 내릴 것"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

[이코노믹데일리] "(손 회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라임 사태'를 둘러싼 중징계 논란에 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 회장 사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내놨다. 손 회장이 앞선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놓고 금감원장에 징계 불복 소송에서 승소(2심 현재)했기 때문에 또 다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간접적으로 압박 카드를 쓴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전날 손 회장에게 중징계 상당의 문책경고를 내린 금융위원회 의결에 동의한다는 뜻을 10일 전했다.   

수 조원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 펀드의 최다 판매사인 우리은행을 겨냥, 이 원장은 사건의 중대함을 강조했다. 그는 "고의로 벌어진 심각한 소비자 권익 손상 사건으로 인식을 하고 있고, 그걸 기초로 논의됐다"며 "가벼운 사건이라거나 중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위원들은 한 분도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같은 경우 급격한 시장 변동에 대해서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그런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당사자께서도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명한 판단'이라는 것이 3연임을 앞둔 손 회장의 자진 사퇴를 가리킨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손 회장이 향후 라임 사태 관련 소송에 나선다면 연임 기회를 획득할 수 있어 일전의 DLF 사태와 동일한 양상을 그리게 된다.

하지만 손 회장이 또 한 번 소송에 나서 금융당국과 진실 공방을 벌일 가능성에 대해 업계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소송에 나서지 않고 사퇴한다는 쪽은 손 회장뿐만 아니라 우리금융 스스로 짊어져야 할 사법적 리스크, 기업 이미지 등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본다.

더욱이 라임 사태 뿐만 아니라 올해 금융권을 충격에 빠뜨린 600억원대 횡령 사건이 우리은행에서 벌어져 전대미문이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횡령이 벌어진 일부 시기의 총 관리 책임자가 당시 은행장을 역임한 손 회장이다.

엎친 데 덮친 실정에서 손 회장이 당국과 대립각을 유지할 공산을 크지 않다는 업계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금융도 공식 입장을 보류한 채 "향후 대응방안과 관련해 현재 확정된 사항이 없으며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사 임원 제재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되며 금융사 취업이 3~5년간 제한된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이었던 2018년 11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하며 사실상 첫 임기를 시작한 이후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위에 앞서 제재심의위원회를 여는데 손 회장건은 1년 6개월 전에 이미 중징계로 결정돼 금융위로 이관됐다가 전날에서야 최종 의결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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