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제철, 노조 파업 장기화로 골머리...'쇳물'까지 내다 파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2-11-09 15:31:14

노조 파업으로 쇳물이 슬라브·선철 등 반제품까지만 생산

현대제철 노조, 특별 격려금 요구...직원 평균 연봉 9500만원 수준

반제품 수출되면 완제품 받아 쓰는 국내 제조업체 공급난 가능성

현대제철 공정 모습[사진=현대제철]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제철의 노동조합(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며 사측이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파는 방안까지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쇳물이 완제품으로 생산되지 못하고 팔려나가면 철강제품을 쓰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공급 피해가 우려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생산한 쇳물로 슬라브(쇳물이 굳어진 덩어리) 등 반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등 국내 철강업체에서는 '일관제철' 방식을 쓴다. 일관제철소에서 생산한 쇳물은 곧바로 열연강판을 만드는 공정에 투입돼 추가적인 생산공정에 대한 비용이 줄어든다. 

다만 지난 9월 말부터 이어지는 노조 게릴라 파업으로 당진제철소 열연공장은 정상 가동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적으로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이 남아돌면서 사측이 선철(무쇠)이나 슬라브 등 반제품을 만들어 재고로 쌓아둔 상태다.

철강업계도 현대제철 사례를 주목해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과 후판 등 타 제조업체를 위한 철강제품을 생산한다. 반제품이 완제품으로 가공되지 않고 중간에 수출된다면 국내 제조업체에 공급되던 철강제품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국내 철강제품 생산량 비중이 가장 높은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지난 9월 수해복구 작업이 아직 진행되는 가운데 수급이 추가적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셈이다.
 

현대제철 노조가 9일 오후 진행하는 투쟁승리 결의대회 포스터[사진=민노총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홈페이지 캡처]


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인천·포항·당진하이스코)가 2022년 임단협 공동 교섭을 주장하며 지난 10월 초부터 게릴라성 파업에 나서 있다. 노조는 지난해 현대제철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의 타 계열사(현대차, 기아 등)와 같은 수준의 특별 격려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임금인상 이후 9500만원 수준이다.

현대제철의 올 상반기(1~6월) 조강 생산능력은 1092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했다. 반기 생산능력이 1000만톤대까지 떨어진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3분기(7~9월) 매출 6조9999억원, 영업이익 37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54.6% 악화된 실적이다.

노조는 전반적인 상황에도 쟁의 수준을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이날 오후 당진제철소 C지구대에서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파업 수준을 높일 것을 결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의대회가 이뤄지며 노조 간부 전원의 24시간 파업도 같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내 후판·특수강·선재 공정에서 진행됐던 파업은 지난 10월 5일 열연 공정까지 확대됐고, 관련 제품 수급난도 더 심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 하락과 철강 제품 가격 하락은 철강업계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장애물"이라며 "현대제철의 경우 노사 분규가 장기화돼 4분기(10~12월) 실적도 긍정적이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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