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전자, '미운 오리' 취급 車 전장사업..."10년 뚝심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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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2022-08-23 10:04:47

구광모 점찍은 전장, VS사업본부 상반기 흑자

9년간 1조6000억 손실 감수, 삼각편대 완성

올해 매출 8조, 영업익 1000억 기대, 성장 본궤도

LG전자 전장 부품을 탑재한 차량 실내. [사진=LG전자]


[이코노믹데일리]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눈은 정확했던 것일까.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내에서도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아 왔던 전장사업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오랜 기다림 끝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흘러 나오고 있다.

22일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자동차부품솔루션)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1~6월) 매출 3조9082억 원, 영업이익은 43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4~6월)에만 2조 원대 매출과 5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야말로 '깜짝 실적'이다.

단순히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16조380억 원)나 TV가 주력인 HE사업본부(7조5229억 원)와 견줄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만큼은 이들을 압도한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LG전자 전장사업은 크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헤드램프(조명)·파워트레인(모터·인버터) 분야가 3대 축이다. 인포테인먼트는 VS사업본부가 직접 이끌고 조명과 파워트레인은 자회사인 ZWK와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이 각각 맡고 있다.

VS사업본부 전신인 VC사업본부가 2013년 출범할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성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자동차 부품사업은 기존 업체들이 파이를 나눠 먹는 분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사업본부 실적이 처음 공개된 2015년 매출 1조8324억 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1조 원씩 매출을 늘려 갔지만 수익성 문제가 제기됐다. 올해 2분기 전까지 무려 26분기(6년 6개월) 동안 적자에 시달린 것이다.

이에 구광모 회장은 승부수를 던졌다.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제조업체 ZWK를 2018년 인수하고 이듬해 VC사업본부에 '솔루션'을 더해 VS사업본부로 개편했다. 수장을 교체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인적 쇄신도 이뤄졌다.

그러나 몸집을 더 키우는 등 체질 개선 처방에도 적자 폭은 2018년 1198억 원, 2019년 2082억 원, 2020년 3803억 원 등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93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적자만 1조6000억 원에 이르는 셈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다시 한 번 메스를 들었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털어내고 신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태양광 사업에서 발을 뺐다. 전장사업이 성과를 내기까지는 마중물이 더 필요하다는 게 당시 판단이었다.

오히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캐나다 마그나와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지난해 설립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10년 가까이 기다리면서 사업 기초를 다진 구 회장의 뚝심이 상반기 흑자 전환으로 나타났다고 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실적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된 매출 8조 원대, 영업이익 1000억 원대로 잡고 있다. 내년부터는 매출 10조 원, 영업이익 2000억 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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