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K-바이오, 희소질환‧암치료제로 글로벌 경쟁력 키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상훈 기자
2021-11-18 06:00:00

전세계 코로나19 백신ㆍ치료제 개발 속 한국은 신약으로 승부

정부,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 선정ㆍ시장 독점권 부여 등 혜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주요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희소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개발에 주력해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신약 개발, 희소 질환 치료제·항암제 초점

희소 질환 치료제는 ‘고아 약’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환자수가 적어 경제성이 없다며 외면받아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7000가지 이상의 희소질환이 있으며 약 95%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그런데도 2015년 10개, 2016년 4개, 2017년 9개, 2018년 12개, 2019년 21개 등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은 희소질환 치료제는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품목 허가를 얻은 53개 신약 중 절반 정도가 희소질환 의약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1983년부터 2020년 7월까지 총 599개 희소질환 치료제가 FDA의 허가를 취득했으며 이 중 552개가 현재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이처럼 희소질환 치료제가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이유는 주요 국가의 과감한 정책지원 덕이다. FDA나 유럽의약품청(EMA) 등 여러 규제기관에서는 희귀의약품법을 제정하고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유도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희소질환 의약품에 시장독점권을 부여하고 있다.

한편, 최근 FDA의 항암제 품목허가 현황을 보면 2015년 8개, 2016년 3개, 2017년 11개, 2018년 16개, 2019년 10개, 2020년 18개로 꾸준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암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산업적 요구와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 희소질환 치료제 개발 적극 지원
정부는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국가신약개발사업을 통해 희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주요 제약사 지원에 팔을 걷어 붙였다.

한미약품은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 신약으로 개발 중인 '랩스글루카곤아날로그'(LAPS Glucagon Analog)가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선천성 고인슐린혈증은 2만5000∼5만명 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소질환이다. 현재까지 해당 질환으로 승인받은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은 허가 이외의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외과적 수술에 의존해왔다.

랩스글루카곤아날로그는 주 1회 투여용으로 개발 중인 지속형 글루카곤 유도체로,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와 투여 주기를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은 2018년 이 약물을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희소 의약품으로 지정했으며, 지난해 FDA는 소아 희소 의약품으로, EMA는 인슐린자가면역증후군 희소 의약품으로 각각 지정했다. 현재는 소아 환자 대상의 미국 임상 2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알테오젠은 체내 지속성을 증가시킨 말단비대증 치료제 'ALT-B5'가 과제로 선정됐다. 말단비대증은 인슐린 유사성장인자-I(IGF-I)의 비정상적인 과다분비로 손, 발, 턱, 입술 등 신체 말단이 비대해지는 희소질환이다. 알테오젠은 ALT-B5에 자체 개발한 지속형 플랫폼 기술을 적용했다. 적은 용량으로도 체내에서 효과가 오래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JW중외제약 C&C신약연구소 연구진.(사진=JW중외제약 제공)]

JW중외제약의 연구 자회사 C&C신약연구소가 개발 중인 아토피 피부염 혁신 신약도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C&C신약연구소는 'STAT3'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선도물질을 경구용 혁신 신약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STAT3 단백질은 세포 안에서 여러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는 전사인자다.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염증성질환, 자가면역질환 발생을 비롯해 암세포 성장, 증식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앞으로도 면역·항암 분야의 개발 비결을 바탕으로 많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혁신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한 강세, 항암제 개발

정부는 항암치료 수요도 증가함에 따라 항암제 개발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메디톡스는 BTK 저해제 계열 항암신약 ‘MT106’ 개발 프로젝트가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MT106는 메디톡스가 혈액암 치료 목적으로 개발하는 차세대 BTK 저해제 파이프라인이다. 기존 1세대 BTK 저해제인 임브루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에서 나타난 ‘C481S’ 유전자 변이 등 내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저분자 합성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목표로 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이지만 이번 과제 선정을 계기로 후보물질 발굴, 더 나아가 비임상 진입까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MT106 외에도 MT107(고형암), MT981(면역관문저해 항체치료제) 등 이미 비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후속 파이프라인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등 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이 2016년부터 공동 개발 중인 면역관문억제제 ‘HL187’도 정부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HL187은 T세포나 자연살해(NK)세포에서 면역반응을 제어하는 ‘TIGIT’ 단백질을 표적한다. 항체 ‘Fc’ 부위의 작용 기능(Effector function)을 강화해 면역세포를 증강하고 암세포를 제거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항체신약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큐로셀은 현재 개발 중인 재발성·불응성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 치료제인 'CRC01'이 국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회사에 따르면, CRC01은 면역관문수용체인 PD-1과 TIGIT 발현을 억제하는 OVIS(Overcome Immune Suppression)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CD19 CAR-T 치료제다.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았는데 국내 첫 CAR-T 치료제 임상 진입 사례다. 지난 4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첫 환자 투여를 시작으로 현재 용량 결정을 위한 1상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파멥신,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에이비엘바이오 등 역시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지원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을 통해 최근 세계적인 흐름인 항암과 희소 질환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과제 선정을 계기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임상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부처와의 원활한 소통으로 신약 개발 성과를 거둬 세계 시장 진출에도 성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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