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H 알짜 택지 대거 공급에 건설사 경쟁 가열…대형사도 '군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동현 기자
2020-03-12 18:13:39

올해 공급량 87개 필지 394만㎡로 면적 기준 작년보다 17% 늘어

고양장항·의왕고천·인천검단·화성동탄2 등 수도권이 78% 차지

총 87개 필지 중 11곳 첫 설계공모 포함 총 24곳 공모방식 공급

'벌떼입찰' 근절 차원 노력에도 설계공모 11%에 그쳐 한계 지적도

설계공모 등 총 공모방식 비중도 27.6%로 작년보다 2.3%P 상향 불과

[사진=LH 제공]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87개 필지의 공동주택용지 분양에 나선다.

가뭄에 단비와 같은 택지지구 공급이 이어지는 데다, 특히 고양장항·의왕고천 등 개발 호재가 가시화된 곳들도 포함되면서 이 지역들을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일변도의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사들의 일감 부족현상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는 올해 87개 필지 394만㎡의 공동주택용지를 공급한다. 이는 지난해 83개 필지, 337만㎡에 비해 필지 기준으로 5%, 면적 기준으로 17%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 공급물량은 수도권이 65개 필지(307만㎡)로 면적기준으로 전체 공급물량의 78%를 차지한다. 지방은 22개 필지에서 총 87만㎡가 공급된다.

◇ 수도권 알짜입지 대거 공급···대형 건설사도 '군침'

올해 공급되는 택지들을 살펴보면 수도권 3기 신도시에 위치한 택지지구가 가장 눈에 띈다.

업계에서도 고양장항·의왕고천·인천검단·화성동탄2 지구 등이 가장 관심을 끌 만한 입지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고양장항은 일산 킨텍스, 한류방송영상단지와도 맞닿은 데다 호수공원과 가깝다. 강변북로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역사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할 수 있다.

의왕고천 지구도 과천의왕고속도로를 통한 서울 인접성과 복선전철이라는 교통 호재가 더해지고 있어 미래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지난해 공급된 의왕 고천지구 B-1블록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분양권을 따내기 위해 229개 건설사가 몰려 경쟁률이 200대1을 넘어서기도 했다.

세부적인 공급일정을 살펴보면 당장 이달 파주 운정3지구와 인천 검단이 첫 주자로 나선다. 이어 다음달 중 양주 옥정·회천지구와 의왕 고천·오산 세교2지구 등에서 용지 공급이 이어진다.

하반기에는 화성 동탄2지구, 평택 고덕·행정중심복합도시 등지에서 아파트 용지가 분양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에는 특히 수도권 알짜입지에서 공급되는 용지가 많아 건설사들이 공격적인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일감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시장 상황이기에 지난해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연이은 '벌떼입찰' 논란, 올해는 다를까?

LH는 올해 공급 예정인 87개 필지 가운데 72.4%인 63개 필지(281만㎡)는 추첨 또는 입찰방식을 통해 일반 매각한다.

나머지 27.6%인 24개 필지(113만㎡)는 공모방식으로 매각한다. 공모방식은 민간공동사업(분양주택용지)·리츠개발사업(임대주택용지)·공공지원사업(임대주택용지) 등 기존 사업제안 공모 방식과 올해 사실상 처음 도입되는 설계 공모 등 크게 두가지 방식이다.  24개 필지는 지난해 공모를 거쳐 공급대상자가 확정됐으나 공급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사업제안서 공모 13개 필지와 올해 신규 공급 예정인 설계 공모 11개 필지(64만㎡)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중견 건설사 벌떼입찰 논란에 대한 해결책을 어느정도 반영한 것이다. 올해 특히 수도권 인기지역으로 꼽히는 화성동탄2·고양장항 지구에 ‘설계 공모’ 방식을 도입했다.

LH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한 벌떼입찰 등의 악용을 막기위한 설계 공모, 추첨방식 변경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수도권 택지지구 공급 당시 일부 중견건설사들이 계열사와 페이퍼 컴퍼니 등을 이용해 수십개의 입찰서를 내고 내부거래를 통해 용지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논란이 됐던 바 있어서다.

경실련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LH가 입찰한 공공주택용지는 총 473개 필지다. 이 중 △중흥 △호반 △우미 △반도 △제일 등 5개 중견사가 30%에 달하는 142개 필지를 확보했다. 이들 건설사들은 수도권 택지지구에 물량을 집중 공급하며 10위권 건설사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벌떼 입찰을 막고자 올해 초 △공급가 이하 택지 전매 허용범위 축소 △프로젝트금융투자(PFV)로 주택을 공급받은 뒤 해당 PFV의 최대주주 지분을 다른 회사에 넘기는 형태의 편법 전매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PFV 전매 허용요건 강화 △제재처분 업체 공급 제한 △특별설계공모 방식 공급 확대 등의 대책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도가 과잉입찰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특별설계공모 방식을 늘려감으로써 과잉 입찰이 줄어드는 효과를 어느정도는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H가 올해 새로 설계 공모방식을 도입, 주택용지를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벌떼입찰' 문제를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설계 공모방식 공급 비중이  올해 공모방식 공급 예정 필지 11건은 총 공급예정 물량 87필지의 12.6%에 그치기 때문이다. 또 설계 공모를 포함한 총 공모방식 비중도 27.6%로 지난해 25.3%(총 83개 필지 중 21개 필지)보다 2.3% 포인트 높아진 것에 불과한 점도 '벌떼입찰' 문제 해소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2020년 공동주택용지 공급 계획.[사진=L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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