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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과 혁신', 네이버25년 ①] '녹색 신화' 리더십의 힘, 이해진과 네이버가 그린 10조 제국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의 산증인이자,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네이버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IT 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99년 PC통신 시대의 종언을 예고하며 ‘검색’이라는 불모지를 개척, 벤처 신화를 창조한 이해진 창업주는 특유의 ‘몰입’ 리더십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네이버를 단순한 검색 포털에서 대한민국 대표 IT 제국으로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 네이버의 지난 25년 발자취는 대한민국 인터넷 산업 발전사와 궤를 같이하며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 정신으로 점철된 성공의 연대기라 평가받는다. ◆ PC통신 시대 저물고 ‘검색’ 시대 개막… 미지의 영역에 도전장을 던지다 1990년대 말, 천리안과 나우누리가 주도하던 PC통신 시대는 저물고 있었다. 인터넷이라는 개념조차 낯설었던 당시 삼성SDS의 엘리트 개발자였던 이해진 창업주는 ‘검색’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주목했다. 어린 시절 백과사전을 탐독하며 지적 호기심을 키웠던 ‘백과사전 소년’ 이해진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KAIST 전산학 석사 과정을 거치며 IT 전문가의 꿈을 키웠다. 1992년 삼성SDS 입사 후 승승장구하던 그는 안정적인 대기업을 떠나 벤처 창업이라는 모험을 선택한다. 당시 한국 인터넷 시장은 불모지와 같았다. 검색 엔진 기술은 해외 기업에 의존했고 온라인 정보 서비스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해진 창업주는 ‘한국인을 위한 검색 엔진’ 개발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1999년 네이버컴(주)를 설립, 삼성SDS 사내 벤처 ‘네이버컴’을 독립시키며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다. 주변의 우려와 냉소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람들이 모이면 돈을 벌 기회가 생긴다”는 ‘약장사 이론’을 신봉하며 뚝심 있게 사업을 추진했다. ◆ ‘약장사 이론’과 ‘몰입’ 리더십… 네이버, 검색 시장의 선구자로 자리매김 1999년, 이해진 창업주는 무료 한글 검색 엔진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들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대규모 마케팅 대신 ‘정확한 검색 결과’라는 본질에 집중했다. 당시 인터넷은 ‘무료 이메일’이나 ‘채팅’ 정도로 인식되던 시대였지만 이해진 창업주는 검색 서비스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예견했다. 이해진 창업주는 철저한 분석과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통해 네이버를 독자적인 검색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삼성SDS 근무 시절 업무 시간의 25%를 자기계발에 투자하며 한글 검색 엔진 개발에 몰두했던 그는 “2003년 당시 인터넷이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자가 생존하며 그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적응과 몰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정확도 높은 검색 결과와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는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확산되었고 네이버는 단숨에 대한민국 대표 검색 포털로 자리매김했다. 이해진 창업주의 리더십은 ‘몰입’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그는 스스로 업무에 몰두하는 워커홀릭이었으며 직원들에게도 열정과 헌신을 강조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고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그의 신념은 네이버 구성원들의 DNA에 깊숙이 각인되었다. 이해진 창업주는 한때 직원들의 해이함을 질책하며 빨간 셔츠를 입고 강단에 섰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퇴근 시간만 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직원들을 보고 통근 버스를 없앴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는 그의 강렬한 ‘몰입’ 경영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극단적인 ‘채찍’은 ‘최고’를 향한 그의 절박함과 간절함을 반영하며 네이버 특유의 강력한 기업 문화를 구축하고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지속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 벤처 혹한기, 80억 적자의 늪… 승부사적 기질로 위기를 돌파하다 그러나 네이버의 성공 가도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는 벤처 기업들에게 혹독한 겨울을 가져왔다. 네이버 역시 8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절체절명의 순간 이해진 창업주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다. 그는 당시 자연어 검색 기술 분야에서 명성이 높았던 엠파스의 핵심 개발자 이준호 전 NHN 회장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영입했다. 당시 네이버 자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40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시하며 ‘검색 전문가’를 영입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선두 주자였던 한게임과의 운명적인 합병,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의 만남은 네이버를 검색 포털을 넘어 게임, 커뮤니티,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IT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초창기 네이버는 국내외 경쟁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특히 외국 기술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우수 엔지니어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첫눈’과 같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고 지속적인 연구 개발 투자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였다. 이러한 전략적인 인재 확보와 과감한 투자는 네이버가 벤처 혹한기를 극복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 검색 포털 넘어 ‘녹색 제국’ 건설… 지식iN, 뉴스, 쇼핑, 웹툰, 라인으로 영역 확장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라는 초기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02년, 혁신적인 지식 공유 플랫폼 ‘지식iN’을 출시하며 사용자 참여형 콘텐츠 시장을 개척했다. ‘지식iN’은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변하며 지식을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였다. 기존 검색 엔진이 웹사이트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지식iN’은 살아있는 지식과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식iN’의 성공은 네이버를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포털 사이트로 자리매김하게 했으며 이후 네이버는 검색, 뉴스, 커뮤니티, 쇼핑,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대표 IT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네이버는 뉴스, 쇼핑, 블로그, 카페,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며 지금의 ‘녹색 제국’으로 불리는 거대한 IT 생태계를 완성했다. 특히 웹툰과 웹소설은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네이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 PC에서 모바일로, 그리고 10조 매출… 네이버 성공 신화는 현재진행형 2010년대 스마트폰 혁명은 IT 업계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PC 기반 서비스에 강점을 가졌던 네이버 역시 모바일 시대 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네이버는 위기의 순간마다 그래왔듯 또다시 ‘변신’을 감행했다. ‘라인(LINE)’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앞세워 모바일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머쥐었다. 모바일 시대로의 전환 과정에서 네이버는 PC 시대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며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후 네이버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꾸준히 추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협력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끊임없는 혁신과 사업 확장을 통해 네이버는 2023년 창립 25년 만에 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대한민국 인터넷 플랫폼 기업 최초의 기록으로 네이버가 대한민국 IT 산업사에 남긴 괄목할 만한 업적을 증명하는 쾌거다. 네이버는 지난 7일 10조 클럽 가입을 공식 발표하며 대한민국 IT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25-02-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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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어 뉴질랜드 등 탈퇴 선언으로 위기 맞은 파리기후협정...ESG 패러다임 전환 움직임
‘기후 악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첫날인 지난달 20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공약대로 파리기후협정 탈퇴 조치에 취하자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등이 잇달아 탈퇴 의사를 밝히며 파리기후협정이 위기를 맞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ESG 경영 포기, 기후연맹 약화까지 ‘트럼프 효과’는 글로벌 사회에서 반(反)기후정책의 선봉에 서며 나날이 악명이 높아지고 있다. 파리기후협정은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결의된 조약으로,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막기 위해 참여국들은 지구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아래로 억제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당시 파리기후협정은 온실가스 감축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중국이 긍정적 모습을 보인 덕분에 협정 성사가 가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때마다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자 뒤를 이어 탈퇴하는 국가들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뉴질랜드의 데이비드 시모어 차기 부총리가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뉴질랜드 정부가 파리협정에 계속 헌신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규제장관을 맡고 있는 시모어 차기 장관은 뉴질랜드 제1당과의 연합 협정에 따라 오는 5월 부총리로 취임할 예정이다. 그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에 대한 특별대우 폐지도 주장하고 있다. 앞서 뉴질랜드 정부는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 대비 최대 55% 감축하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 파이낸셜타임스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사회주의적 거짓말"이라고 불러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1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참석했던 아르헨티나 대표단이 개막 3일 만에 철수한 이유가 밀레이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위한 수순이란 추측이 제기돼 왔다. 트럼프 취임 전후 미국 정부와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패러다임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억만장자 유명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반(反)기후행동 행보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아 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ESG 공시 제도’가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징적인 사건이 ESG 공시제 도입을 주도한 게리 겐슬러 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일 사임이다. 올해로 예정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기후 관련 공시 규정을 시행도 예정대로 시행될지 주목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근 한 달 새 글로벌 신용평가사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웰스파고,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제이피모건 등 미국 주요 은행들이 순차적으로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했다. 캐나다에서도 TD은행, 몬트리올은행, 내셔널뱅크오브캐나다, 캐나다임페리얼상업은행 등 4개 은행이 NZBA 탈퇴를 선언했다. 억만장가 사업가 가운데에는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베이조스 지구펀드'가 글로벌 기후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지난 6일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100억 달러(약 14조4000억원) 규모로 설립된 '베이조스 지구펀드'는 지난해 말부터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기업의 탄소감축을 모니터링하는 ‘과학기반 탄소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시대에도 ESG 트렌드가 여전히 유효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이동석 삼정KPMG ESG비즈니스그룹 리더(부대표)는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SG에서 ‘E’(환경)가 일부 후퇴하더라도 큰 틀에서 기업의 ESG 경영 흐름 자체는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미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어떻게 전략을 수정하는지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5-02-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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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유럽 3국과 친환경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키로
우리나라가 원전을 금지하고 있는 덴마크와 정부 차원의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을 모색하고 스칸디나비아 반도 노르웨이, 스웨덴과 민간 SMR 개발사들과 협력 관계를 체결하는 등 최근 청정 이미지를 지닌 북유럽 지역에서 한국산 SMR 시장을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무역진흥공사(KAOTRA) 덴마크 코펜하겐무역관은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청정에너지의 미래: 한국-덴마크 SMR(소형모듈원자로) 협력 세미나’를 계기로 한국형 SMR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과 한국-덴마크 협력의 방향성 모색이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북쪽 인근 콩겐스링비에 위치한 덴마크 공과대학(DTU)에서 지난달 22일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주덴마크 대한민국 대사관, 한국수력원자력 및 양측 학계, 연구기관,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대형선박에 사용하는 친환경 연료를 생산하는 머스크 그룹(Maersk Group), 맨 에너지 솔루션(MAN Energy Solutions) 등 50개 이상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1829년 설립돼 오늘날 유럽의 대표적 공학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유서 깊은 DTU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덴마크 정부가 원전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덴마크에서 열린, 덴마크에서 찾아보기 힘든 원자력 관련 행사란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SMR 기술의 필요성과 개발 현황, 상용화 전망이 논의됐으며, 한국의 원자력 발전 경험과 세계적 수준의 조선산업, 양국 간 협력 사례 등이 함께 다뤄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노르웨이, 스웨덴의 민간 SMR 개발사들과도 새로운 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한수원은 지난달 2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민영 SMR 사업 개발사인 노르스크 슈례녜크레프트(Norsk Kjernekraft), 21일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쉔풀 넥스트(Kärnfull Next)와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SMR 관련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한수원과 양사는 각각 한국이 개발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도입을 위한 정보 공유, 후보 부지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SMR Smart Net-zero City(SSNC) 모델 개발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i-SMR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발전 용량을 170MW로 줄이고, 모듈화 제작 기법을 적용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다. 기존 대형 원전 대비 짧은 건설 기간과 높은 안전성, 비상시 자동냉각 설비 등이 특징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SMR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23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동으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 사업단’을 출범한 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유관기관 및 두산에너빌리티 등 민·관 협력으로 6년간 총 3992억원 투자를 목표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한 지 채 2년도 안 돼 수출 가능한 i-SMR 모델을 만들어냈다. 세계 원전 시장은 그간 안전성·수용성·투자 리스크 등 측면에서 대형 원전보다 우월한 SMR 중심으로 재편돼왔으며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까지 SMR 세계 시장 규모를 최대 4800억 달러 규모로 전망한 바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80여종의 SMR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5-02-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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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역대급 실적에 신입 공채는 언제쯤
지난해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며 5개사가 '1조클럽(영업이익 1조원 이상)' 영예를 누렸다. 최대 실적에도 경력직·계약직 채용 위주로 인력을 충원하면서 신규 인재 발굴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중 삼성증권이 누적 영업이익 1조2058억원으로 선두를 달렸다. 전년 대비 62.7% 증가하며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미래에셋증권 1조1590억원 △키움증권 1조982억원 △메리츠증권 1조549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발표를 아직 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1587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먼저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당기순이익은 같은기간 67.13% 오른 1조416억원으로 실적 1위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증권사 1조클럽은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출현했다. 이렇듯 증권사의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도 직원 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진 등으로 인원을 감축하면서 공개 채용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61개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3만8854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216명 줄었다. 국내 10대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인 채용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상반기 신입사원 6급, 채용연계형 인턴, 전역장교 공채를, 하반기 신입사원 5급 일반 공채를 진행했다. 특히 신규 채용을 중시하면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22년째 대학교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에 "증권업도 얼마나 좋은 인력이 있는 지가 중요한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업황과 관계없이 신입사원 충원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작년 반기별로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했다. 그 외 상반기에는 하나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하반기에는 신한투자증권이 1차례 공개 채용을 진행했다. 작년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인재(해외대 학생 한정) 부문만, 메리츠증권은 자본시장·트레이딩본부, FICC전략팀에서 계약직 신입채용만 진행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2022년을 마지막으로 신입 공개채용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로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 허모 씨(25·남)는 "증권사의 경우 은행, 보험업권과 비교할 때 신입 채용이 아예 없는 수준"이라며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 계약직으로 경력을 쌓아 이직하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달 수도권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는 이모 씨(25·남)는 “금융권 전체 채용 규모가 줄고 중소 규모의 금융회사마저 신입 사원 채용을 하지 않아 구조적으로 금융권 신입 사원이 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탄식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업은 다른 금융권과 달리 성과제 업무 중심 체제로 업의 특성과 전문성이 많이 요구된다"며 "개인 역량과 딜소싱이 중요한 요소다 보니 신입 정기 채용보다는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계약직, 경력직 형태가 부합하는 면이 있어 공채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규 채용 없는 증권사는 인력 개발보다는 당장 인력 투입으로 빈자리를 매꾸고 업무를 해결하는 게 긴박한 상황이라 여력이 없었다"며 "인력 투자 등한시하는 회사들은 올해도 신규 채용 안 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정상적 조직이라면 신규 채용을 정기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인력을 개발할 수 있는 채용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신규·경력을 적절히 나눠 병행으로 채용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5-02-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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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강화' 초점 신세계푸드, 변화 속 내실 다진다
지난해 10월 신세계푸드 지휘봉을 잡은 강승협 대표가 변화 속 내실을 다지며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다. 성과가 부진한 사업은 정리하고 그룹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단 목표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중점 사업으로 베이커리(빵) 사업을 확정했다. 납품처 확대 및 성장 중인 베이커리 강화로 확실한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전략에서다. 현재 식자재를 납품하는 ‘유통 서비스’ 부문의 매출이 치중된 만큼 향후 매출 구성비 변화도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1161억원으로 매출의 61%는 식재유통, 가정간편식(HMR) 등을 운영하는 유통 서비스 부문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38%는 베이커리, 급식,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식품 서비스 부문에서 발생, 1.7%는 물류 등 기타 부문에서 발생했다. 매출 중 제품 비중은 70%, 상품 비중은 29%, 기타 비중이 1%다. 신세계푸드가 최근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는 하나 해마다 유통 서비스 사업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유통 서비스 사업은 온·오프라인을 통한 스타벅스 푸드류 제품 납입이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할인점에 과일, 축산류 등을 납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매출 다각화를 위해 올해 중점 사업으로 베이커리 부문을 확정하고 그룹사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힘써왔던 대안식품 신사업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 부문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6년부터 대안식품 연구 개발을 시작해 2021년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였다. 이듬해 미국에 식물성 식품 자회사 ‘베러푸즈’를 설립하고, 국내 시장엔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도 론칭했다. 신세계푸드의 식물성 사업은 국내 시장을 토대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포부였으나 출범 2년차를 맞이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베러푸즈는 2023년 매출 100만원에 영업손실 11억8000만원을 냈고, 작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론 15억3000만원의 적자를 안겼다. 신세계푸드는 베이커리 메뉴 고급화를 통해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데블스도어, 베키아에누보, 노브랜드버거 등 외식사업과 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을 통해 제빵류를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식품제조와 베이커리 사업 역량의 시너지를 통해 개발한 냉동 베이커리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합리적인 가격과 장기간 보관이 용이한 샌드위치를 주식으로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지난해 냉동 샌드위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7% 성장했다. 신세계푸드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사업구조 재편으로 지난해 12월 프리미엄 베이커리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의 운영을 종료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운영을 통해 축적한 프리미엄 베이커리 개발 노하우를 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을 비롯해 온라인 시장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21년부터 냉동 케이크, 샌드위치, 생지 등 다양한 온라인 베이커리 제품을 G마켓, SSG닷컴 등 온라인몰에서 적극 선보이며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1~3분기 신세계푸드의 온라인 베이커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금융투자(IB)업계는 신세계푸드의 4분기 소폭 증익을 기대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신세계푸드의 지난해 4분기 개별 매출액은 전년 대비 0.3% 감소한 3756억원, 영업이익은 10.3% 증가한 67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신세계푸드의 작년 3분기 누적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710억원으로, 전년(683억원) 대비 소폭 증가하며 좋은 흐름을 보였다. 총자산대비 재고자산 구성비율도 2022년 13%, 2023년 11%, 2024년 3분기 9%로 줄여나가고 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회전율도 11회에서 15회로 증가해 재고관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2025-02-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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