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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화장품 기지개 켜는데…네이처리퍼블릭 '뒷걸음질'
1세대 국내 화장품 시장을 이끌던 로드숍 브랜드들이 올해 상반된 성적표를 받으며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국내외 유통 채널 변화에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했지만 네이처리퍼블릭은 K뷰티 열풍에도 우울한 모습이다. 과거와 달리 애매해진 입지와 부실한 경쟁력으로 실적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후 해외 사업 확장 등 변화에 나섰지만 불어나는 손실과 부채로 인해 회사의 존속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한 874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배 늘었고, 당기순손실은 4배가량 불어난 2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개별 실적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네이처리퍼블릭의 3분기 매출액은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4배가량 늘었다. 3분기 해외 매출 및 수출 규모는 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내수 매출은 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었다. 매출실적 중 수출과 내수 비중은 각각 39.3%, 60.7%로 내수 비중이 약 1.5배 더 높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상품별 매출 비중은 스킨케어 42.7%, 팩과 마스크 17.4%, 포인트(색조) 메이크업 10.4%, 클렌징 6.6% 등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3분기 누적 매출에서 포인트 메이크업을 제외한 전 품목에서 실적이 감소했다. 감소폭이 가장 큰 품목은 스킨케어다. 누적 매출은 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3분기 매출도 110억원으로 전년 147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스킨케어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출 비중이 제일 높은 품목으로 실적 타격이 컸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팩과 마스크 제품 누적 매출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역성장했다.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한 포인트 메이크업 누적 매출은 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3분기 매출은 28억원으로 전기와 비슷한 규모였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재무상태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지난 2016년부터 6년간 이어진 적자로 결손금이 쌓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64%였던 이 회사 부채비율은 2021년 4000%대까지 급증했고 2022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영업이익 적자 고리를 잠깐 끊어냈지만, 올해 다시 실적이 고꾸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1세대 국내 화장품 브랜드는 2017년 이후부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한한령 여파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발길이 줄어든 탓이다. 한국에 대한 규제 강화로 중국 내에선 자국산 화장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K뷰티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여기에 오프라인 가맹 로드숍이 중심이었던 네이처리퍼블릭은 코로나19로 유통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한 것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이는 실적에도 드러났다. 올해 3분기 오프라인과 온라인 판매 비중은 각각 48%, 12.8%로 4배 차이난다. 그나마 해외 판매 비중이 39.2%로 전년 동기 대비 3%가량 소폭 증가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올해 실적이 뼈아픈 건 다른 로드숍 브랜드들이 실적 부활의 신호탄을 쐈기 때문이다. 미샤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 3분기 매출 629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11분기 연속 흑자다. 매출은 전년 동기 653억 원 대비 3.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억 원에서 187%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41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24%를 초과 달성했다. 토니모리도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50억원, 영업이익 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 58.6% 증가했다. 이들 브랜드의 실적이 엇갈린 이유는 사업 전략의 차이로 볼 수 있다. 고환율과 관광 트렌드 변화에 따라 면세 채널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외 신규 채널 진출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에이블씨엔씨는 해외 시장 확대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으며, 토니모리는 신규 채널이 성장하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공식몰 외 신규 소비 창출을 위해 쿠팡, 11번가 등 플랫폼부터 무신사, 에이블리 등 버티컬 플랫폼에도 입점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가격 안정화에 역점을 두고 온·오프라인 주력 품목의 가격 밸런스로 1020세대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선 올해 2월 두바이 최대 쇼핑몰 ‘두바이몰’에 오프라인 1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내 추가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현지 MZ세대를 타깃으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도 병행해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024-11-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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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 열렸다…'은행 vs 보험사' 경쟁 잰걸음
사망보험금의 신탁 자산 운용이 가능해지면서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허용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생명보험에 가입한 보험계약자(위탁자)가 사고를 당했을 때 지급되는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인 금융기관(수탁자)이 보관, 관리, 운용 후 사전에 계약자가 정한 방식대로 신탁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그간 금융권은 부동산이나 퇴직연금, 펀드 등만 신탁할 수 있었지만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으로 보험금 신탁도 가능해졌다. 따라서 일반 사망보험금 3000만원 이상의 고객은 누구나 보험금청구권 신탁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계약자는 신탁 계약 체결 시 사망보험금 지급방식, 금액, 시기 등에 대한 맞춤형 설계를 할 수 있다. 단 계약자와 보험을 보장받는 피보험자가 동일해야 하고, 보험금을 받는 수익자가 직계존비속이나 배우자로 제한된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보험금청구권 신탁 제도를 다양한 재산 상속·관리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번 개정 전까지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시대에 직면하면서 상속 재산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보험금 관련 재산도 더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중요성이 커지면서 보험금청구권 신탁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렇게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이 열리면서 은행과 보험사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사망보험금을 미성년 자녀를 위해 매월 일정액의 교육비와 생활비로 분할 지급하거나,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때 목돈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어 보험금이 계획 없이 사용되거나 잘못 관리되는 것을 막아주는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보험금청구권 신탁 1호, 2호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의 1호 계약자인 50대 가장은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본인의 사망보험금이 미성년자인 자녀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했다. 2호 계약자는 해외에 거주 중인 자녀가 국내 자산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는 점을 고려해 계약자 본인의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인 은행을 통해 수령 및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하나은행은 사망보험금을 신탁 재산으로 하는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출시했는데, 유언대용신탁 특화 브랜드인 '리빙트러스트'를 통해 14년 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계약까지 체결하며 시장의 신뢰를 입증했다. 삼성생명은 미성년 자녀를 둔 50대 여성 CEO(최고 경영자)가 1호 계약을 체결했다. 본인의 사망보험금 20억원에 대해 자녀가 35세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이자만 지급하다 자녀가 35세, 40세가 되는 해에 보험금의 50%씩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흥국생명의 1호 계약자는 기업체 임원인 50대 남성으로, 본인의 사망보험금 5억원에 대해 자녀가 40세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이자만 지급하다가 자녀가 40세, 45세가 되는 해에 보험금의 50%씩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국내 보험사 중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가능한 곳은 종합재산신탁업 자격을 취득한 삼성·한화·교보·흥국·미래에셋생명 등 5개 생명보험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으로 고객 자산관리를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사망보험금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맞춤형 설계를 할 수 있어 만족도도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2024-11-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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