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은, 전세계 증시 패닉에 금리인하 카드 '만지작'… 효과 "글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승현 기자
2020-03-13 14:22:11

미국·유럽 10%대 폭락…"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

코스피·코스닥 연달아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발동'

[사진=Pixabay 제공]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12일(현지시간) 유럽과 미국 증시는 10% 안팎으로 무너졌으며 아시아권 증시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13일 코스피와 코스닥도 비상이다. 오전에만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각 시장에 두 차례 발동되면서 거래 중지가 계속됐다. 결국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논의하고 시장안정화대책 마련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3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필요성에 대해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증시가 개장과 동시에 거래가 중지되는 등 폭락세를 나타내자 대응안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다만 임시 금통위가 이날 개최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이날 코스피는 116.65포인트(6.09%) 내린 1722.68로 출발해 곧장 하락해 곧 169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도 26.87포인트(4.77%) 내린 536.62로 출발했지만 곧장 8% 넘게 추락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오전에만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각각 두 차례의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코스피·코스닥에 한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01년 9월 12일 이후 18년 6개월 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코스닥 지수의 상하 변동폭이 10%를 넘는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현물과 선물 옵션의 매매거래를 중단시키는 제도로 발동 시점부터 20분간 거래가 중지된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이상 변동한 시세가 1분간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의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제도다.

이날 국내 증시의 폭락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증시가 무너지면서 영향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 공포로 번지면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나라별로 시장 안정책을 발표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미국 뉴욕증시 120년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인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로 최악의 하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52.60포인트(9.99%) 하락한 21200.6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2013.76포인트(7.79%) 무너진 지 사흘 만에 대폭락 장세를 연출했다.

뉴욕증시 전반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60.74포인트(9.51%) 내린 2480.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750.25포인트(9.43%) 내린 7201.80로 10%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5분 만에 7%대로 낙폭을 키우면서 주식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9일에 이어 사흘 만이다. 뉴욕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는 S&P 500지수 기준으로 7% 이상 출렁이면 15분간 매매를 중단한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후 9시 50분 거래가 재개됐지만 낙폭은 더욱 커졌다.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조5000억달러(원화 1810조 5000억원) 단기 자금을 시장에 긴급 투입을 결정했다. 앞서 지난 3일 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데 이은 조치다.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취약해진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날 유럽증시에도 쓰나미가 덮쳤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발 입국금지’ 조치를 내놓으면서 직격탄을 받았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0.87% 급락한 5237.48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87년 이후로 하루 최악의 낙폭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12.24% 내린 9161.13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 역시 12.28% 떨어진 4044.26으로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12.40% 급락한 2545.23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유로 Stoxx 50지수가 두 자릿수대로 하락한 것은 사상 최초로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12일 뉴욕 증시 개장 전에는 유럽 중앙은행(ECB)이 코로나19 사태 상황에 대응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글로벌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CB는 채권매입 규모를 1200억유로 확대하고, 은행들에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프로그램도 개시하며, 기존 은행대출은 좀 더 완화된 조건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리인하는 없었다.

라가르드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마리오 드라기 전 총재의 방침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영향을 미쳤다.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무엇이든 하겠다 시즌2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2012년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채무위기 당시 드라기 전 총리가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한 것에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미다. 당시 드라기 전 총리는 위 발언으로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며 유로존을 구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에 통화완화 기조를 기대했던 시장이 실망했다. 라보방크의 리처드 맥과이어 전략가는 "시장은 2008년식의 대응을 기대했지만 ECB는 스스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인상을 줬다"면서 “그의 기자회견이 역효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시장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이상 인하하는 ‘빅컷(Big Cut)’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미국이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국내도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만약 임시 금통위에서 빅컷이 결정될 경우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0%대로 떨어진다.

다만 앞서 미국의 빅컷이 시장 안정화를 가져오지 못한 만큼 당장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했다. 노무라증권 분석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발 경제 위기는 과거에 발생했던 금융 위기 사태 때와는 다른데도 불구하고 시장은 금리인하 등 중앙은행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가장 즉각적인 최선의 대응책은 무엇보다 의료보장 정책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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