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테슬라와 AMD 등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만나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확대를 위한 네트워킹에 집중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미국 출장을 마치고 15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했다. 출장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짧게 “열심히 일하고 왔다”고 말했다. 말은 짧았지만 성과는 분명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리사 수 AMD CEO 등과 잇따라 만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과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테슬라와는 AI 칩 공동 협력, 미국 내 생산 인프라 활용, 장기 공급 안정성 확보 등 폭넓은 사안을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테슬라는 지난 7월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미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를 생산하는 내용으로, 삼성 파운드리 역사상 최대 규모 수주다. AI6는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과 휴머노이드 로봇, 차세대 AI 모델 운용의 핵심 칩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미 테슬라의 AI4를 생산 중이며 최근에는 당초 TSMC가 담당하기로 했던 AI5의 일부 물량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AI5와 AI6 모두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 인프라를 앞세운 ‘지정학적 신뢰’가 수주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머스크 CEO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X)를 통해 “삼성이 테슬라의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돕는 데 동의했다”며 “내가 직접 생산 라인을 살펴보며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파운드리 고객사가 생산 과정에 관여한 이례적 발언으로 삼성과 테슬라 간 협력의 밀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계약 성사에는 이재용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2023년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 연구소에서 머스크 CEO와 직접 만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이후 수년에 걸쳐 신뢰를 쌓아왔다.
AMD와의 협력 확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AMD에 HBM3E를 공급 중이며 최근에는 차세대 AMD CPU를 삼성의 2나노 2세대 파운드리 공정으로 생산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메모리를 넘어 시스템반도체 영역으로 협력 범위가 넓어질 경우 삼성 파운드리의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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