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8위 컨테이너 선사 HMM이 '선박 한 척에 2000억원이 드는' 고정비 중심의 원양 해운업을 자본·지리학적 비즈니스로 규정하며 대형선·친환경 선대로의 체질 전환 전략을 신규 출입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파크원 타워1 HMM 본사에서 열린 '해운 아카데미 8기'는 해운업을 처음 접하는 신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HMM 실무진이 기본 개념부터 시장 흐름, 선대 전략까지 직접 설명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김성민 HMM 홍보팀 매니저는 "해운업을 뱃사람 이미지나 개발도상국 산업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컨테이너선 한 척은 2000억원 안팎, 노선 하나 운영에는 최소 10척 이상이 투입되는 고자본·고정비 자본집약적 산업"이라며 해운업 특유의 비용 구조를 짚었다. 이어 "전 세계가 완전 경쟁 오픈마켓 형태로 열려 있고 내수 개념이 사실상 없어 글로벌 선사 간 얼라이언스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기초 개념 강의는 신규 기자를 위한 일종의 튜토리얼 성격이었다. HMM은 조선사·선주사·해운사 구분, 사선·용선(자가·렌털) 구조, 컨테이너·벌크 사업 모델 차이 등 현업에서 기본으로 쓰이지만 초입 기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들을 간단히 정리했다. 김 매니저는 "컨테이너는 지하철처럼 정기 노선, 벌크는 택시처럼 수요에 따라 움직인다"는 비유와 함께 "기사에서 자주 보이는 TEU는 20피트(약 6m)짜리 컨테이너 한 개를 뜻하는 단위로, 쉽게 말해 '컨테이너 박스 개수'"라고 설명했다.
발표에서는 해운업 전반의 큰 흐름도 짚었다. ▲2010년대 '대형화를 통한 코스트 다운' ▲코로나19 시기 운임 급등(SCFI 5000포인트)과 항만 적체 ▲이후 정상화 과정 등 최근 10여년간 이어진 사이클을 요약하며 해운업의 높은 변동성을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컨테이너 운임은 내수 없이 전 세계 시장에서 가격이 정해지는 구조라 경기·정세 변화에 즉각 반응한다"고 말했다.
HMM은 자사 선대 경쟁력과 중장기 전략도 상세히 소개했다. 현재 HMM의 대형선(1만5000TEU 이상) 비중은 약 77%로 글로벌 평균(51%)을 웃돌며 선박 평균 선령도 8.3년으로 주요 경쟁사 대비 가장 젊은 수준이다. 김 매니저는 "대형선 중심의 효율적 선대가 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코로나 특수 이후 운임 하락 국면에서도 비용 구조와 연비 효율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전환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국제 해운업계가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HMM은 이를 5년 앞당긴 2045년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자체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LNG(액화천연가스) 이중연료 컨테이너선과 저연비 신조선 발주 등 선대 교체를 본격화하는 동시에 벌크 부문(LPG·원자재) 재진입, 통합물류 확대, 글로벌 터미널 투자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김 매니저는 "해운업은 소비자에게 보이지 않지만 한국 수출입 99.7%를 지탱하는 필수 산업"이라며 "산업 구조와 시장 변동성을 정확히 이해할수록 기업 전략의 방향성이 선명해진다"고 말했다.
글로벌 운임 약세와 공급 과잉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선대·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 HMM이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언론과의 소통을 확대하며 향후 해운 기업 전략 보도의 기반을 다지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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