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대표 빅테크 네이버와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역대급 합병'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양사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자본 동맹을 맺고 사실상 하나의 몸이 되는 수순을 밟으면서 국내 핀테크 및 가상자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20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핀테크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오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가 통과되면 양사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 1대 3 주식 교환 유력…'송치형 체제' 네이버파이낸셜 탄생하나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3주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되며 네이버 입장에서는 두나무를 손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주목할 점은 지배구조의 변화다. 형식적으로는 두나무가 네이버 계열로 편입되는 모양새지만 실제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통합 법인(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고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는 네이버의 막강한 플랫폼 파워와 송치형 회장의 혁신적인 리더십을 결합해 글로벌 핀테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양사의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두나무 DNA'를 네이버 핀테크 사업의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이다.
◆ '금가분리' 빗장 풀렸나…금융당국 전향적 태도 감지
이번 합병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됐던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의 분리)' 원칙도 해소될 조짐을 보인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전통 금융사가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규제해왔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네이버파이낸셜이 전통적인 은행이나 보험사가 아닌 '빅테크 핀테크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번 합병이 금가분리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조와 맞물려 핀테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유연성이 발휘된 결과로 풀이된다.
◆ '네이버페이+업비트' 시너지…글로벌 금융 플랫폼 도약
양사의 결합은 단순한 덩치 키우기를 넘어선다. 네이버페이의 간편결제 인프라와 3000만명에 달하는 회원 기반 그리고 업비트의 가상자산 거래 역량과 블록체인 기술력이 결합하면 결제부터 투자, 자산 관리,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까지 아우르는 전무후무한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
특히 네이버가 지난달 공시를 통해 언급했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나 비상장 주식 거래 등의 신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을 네이버의 글로벌 서비스(라인 등)와 연계한다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남아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한 거대 독점 사업자의 탄생을 우려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혈맹'이 과연 한국 핀테크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는 기폭제가 될지 아니면 규제와 독과점 논란이라는 암초에 부딪힐지 26일 이사회 결과에 업계의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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