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창=신화통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중국 브랜드 상품 전시회에서 중국 도예 예술가 차이원쥐안(蔡文娟)이 디자인한 도자기 스피커, 커피잔이 전시되자마자 완판됐다. 그는 원나라 홍록채(紅綠彩) 기법을 이용해 헝가리인들이 사랑하는 제라늄을 도자기에 새겨 넣음으로써 현지인들의 각광을 받았다.
'도자기의 도시'인 장시(江西)성 징더전(景德鎮)시 출신인 그는 젊은 층의 입맛에 맞게 청화 기법을 패션 아이템에 접목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외 소비자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면 손재주가 아무리 뛰어나도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중국의 전통 다기가 해외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파고들기 위해선 혁신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세계적인 도자기'의 주요 생산지였던 징더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현대 기술과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전통 도자기 제작 기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수많은 도자기 공방, 소규모 기업은 3D 프린팅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국제 시장의 맞춤형 도자기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천쥔(陳軍) 첸모(千墨)문화창의회사 책임자는 "징더전의 도자기는 '좋지만 잘 팔리지는 않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산업화 없이는 경쟁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3억2천만 위안(약 627억2천만원)을 투자해 해외 창고와 대리 운영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이를 통해 현지 제품을 바로 국제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기업가 훙쯔위(洪子宇·26세)는 환경보호에 관심이 높은 해외 구매자에 초점을 맞춰 색다른 길을 모색했다. 폐기된 도자기 파편을 재활용한 재생 도자기를 개발해 시장의 인정을 받고 있다. 또 그의 회사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제작하기 힘든 복잡한 구조의 도자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훙쯔위는 3D 프린팅이 특수 형태 도자기의 정밀한 성형에 강하다면서 이는 전통 도자기 조형의 다양성에 새로운 공간을 열어준다고 짚었다.
이와 더불어 도자기는 실생활에 쓰이는 물건에 국한되지 않고 아트토이 형태로 글로벌 젊은 세대의 생활에 파고들면서 해외 소비자들에게 정서적 가치를 가져다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2D 애니메이션 영화 '랑랑산 소요괴(浪浪山小妖怪)'는 징더전과 협력해 중국 스타일의 무형문화유산 도자기 블라인드박스 시리즈를 출시했다. 도자기를 매개로 스크린 속 랑랑산 소요괴들이 대중의 일상생활에 '등장'한 것이다.
중국 중고거래 플랫폼 '셴위(閒魚)'가 발표한 2025 아트토이 소비 조사 보고에 따르면 중국의 아트토이 시장은 올 2분기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폭증했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징더전의 도자기 산업에 새로운 활기가 돌면서 현지 전승자뿐만 아니라 외지 출신 창업자를 포함해 10만 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징더전에서 도자기 창작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