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73.96p(0.38%) 하락한 4만5947.32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3.25p(0.50%) 내린 6604.72, 나스닥종합지수는 113.16p(0.50%) 떨어진 2만2384.70을 기록했다.
하락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3.8%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 잠정치인 3.3%를 모두 상회하는 수치로 2023년 3분기 4.7%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1분기 성장률 확정치가 -0.6%였던 점을 고려하면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상당한 반등세다. 특히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 증가와 수입 감소가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들도 미국 경제의 탄탄함을 뒷받침했다. 8월 내구재 수주는 계절조정 기준 3121억달러로 전월 대비 2.9%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0.5%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23만5000건을 밑돌았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의지와 고용시장 안정성이 모두 양호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런 경제 호조가 Fed의 금리인하 여력을 제약한다는 점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2월까지 기준금리 50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 확률은 60.4%로 전날 73.3%에서 급락했다.
월가에서는 Fed가 경기 과열 우려로 인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인플레이션 요인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성급한 금리인하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조정세도 증시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 오라클은 오픈AI와의 초대형 계약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5.55% 급락했다. 최근 최고점 대비로는 16%나 하락한 상태다.
로스차일드 앤 코 레드번은 이날 보고서에서 "시장이 오라클의 최근 AI 클라우드 계약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오라클 주가는 40%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투자운용사 키스 뷰캐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 성장이 매우 소수의 주문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기술주를 제외한 모든 섹터가 하락했다. 테슬라도 일론 머스크 관련 이슈에도 불구하고 4.38% 하락했다. 중고차 유통업체 카맥스는 부진한 분기 실적 발표로 20% 넘게 급락했다.
반면 캐나다 광산업체 리튬 아메리카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지분 인수설에 22% 급등하며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시장 불안심리를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3.46% 오른 16.7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