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28 달러에 매입해 지분 4% 이상을 확보한다. 이번 계약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엔비디아가 차후 칩 생산 일부를 인텔에 맡길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관측이다.
양사는 우선 PC·데이터센터 칩 개발에서 손을 맞잡는다. 인텔은 차세대 PC 칩에 엔비디아 그래픽 기술을 탑재해 AMD 견제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는 엔비디아 인공지능(AI) 가속기에 인텔 CPU를 결합해 연산 성능을 끌어올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TSMC와 AMD에 직접적인 압박이 될 것으로 본다. 엔비디아의 핵심 생산 파트너인 TSMC는 당장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최대 고객을 인텔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AMD는 엔비디아가 인텔을 지원하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입지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와 가속 컴퓨팅 기술을 인텔의 x86 생태계와 융합해 차세대 컴퓨팅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고 립부 탄 인텔 CEO는 “이번 협력이 고객을 위한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인텔 투자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 주가의 희비가 엇갈렸다.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30% 가까이 폭등하며 32 달러 선에 근접했고 엔비디아 주가는 3.5% 상승했다. 반면 AMD는 2.7% 하락했다.
인텔은 한때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이었으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고전해왔다. 수년간의 사업 회생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이번 지원은 인텔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최근 인텔은 미국 정부로부터 57억 달러를 지원받고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