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춘=신화통신) 최근 막을 내린 '제15회 중국-동북아박람회'에서 지린(吉林)성 이화(依華)어구회사가 선보인 탄소섬유 낚싯대가 관람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안옌위(安艷玉) 이화어구회사 회장은 한국 고급 시장을 겨냥해 루어 낚싯대를 개발했다며 "100m 이상 정밀 투척이 가능하고 20~30㎏급 대어도 거뜬히 낚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조선족인 안 회장은 지난 1990년대 '철밥통' 교사직을 내려놓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톈진(天津)에서 낚시찌를 생산해 한국으로 수출하는 사업을 했다. 그는 제품이 시장에서 인정받았지만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한때 사업을 접을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안 회장은 한국 기업과 협력할 기회를 잡았다. 당시 한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정밀 제조 역량을 갖춘 파트너를 찾고 있었고 그의 회사는 도장 공정과 디테일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을 맺은 양사는 이후 국제 시장용 브랜드 '엔에스 블랙홀(N·S BlackHole)'을 공동으로 출시했다. 현재 해당 제품은 한국 루어 낚시용품 시장의 선두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브랜드 성공 뒤에는 공정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 낚싯대 디자인과 탄소섬유 소재 연구개발부터 가이드 간격 측정, 고급 부품 선택까지 안 회장은 한국과 일본 출신 기술진과 함께 수년간 연구개발을 이어가며 제품을 꾸준히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낚시 환경에서도 높은 강도와 정확성을 갖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지난 2014년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 낚시대회에서 한 선수가 엔에스 블랙홀 낚싯대로 500kg의 대어를 낚는 데 성공했다. 반면 동일 종목에서 경쟁하던 선수들이 사용하던 다른 브랜드의 낚싯대는 대부분 부러졌다. 이를 계기로 엔에스 블랙홀 브랜드가 명성을 더욱 높였다.

올해는 중·한 수교 33주년이 되는 해다. 양국은 지난 수십 년간 경제무역, 과학기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런 흐름 속에서 양국은 어업 산업·공급망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중국 국가체육총국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낚시 인구는 약 1억5천만 명에 달하며 레저 낚시와 경기 낚시, 낚싯대 제조, 낚시 관광을 아우르는 완전한 산업사슬이 형성됐다.
안 회장의 협력 파트너인 주식회사 엔에스(N·S)의 김정구 대표는 "중국이 역동적인 시장이라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세계 최고의 어구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계속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낚싯대가 수출되는 모습은 중국과 동북아 국가 간 경제·무역 협력이 심화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중국과 동북아 5개국 간 무역액은 9천1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중국 전체 대외 무역의 약 15%를 차지하는 수치다.
현재 한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이화어구는 탄소섬유 낚싯대 생산뿐만 아니라 국제 협력을 활용해 신소재와 신제품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제품 라인도 스키 폴, 하키 스틱, 소방용 사다리 등으로 확대됐다. 안 회장은 "중국 제조가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면서 기업의 시장 개척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