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의 고정이하여신 금액이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의 고정이하여신 합계는 2조280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220억원) 대비 7.45%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보유한 채권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합계 금액으로 회수가 불가능하거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특히 올해 1분기 고정·회수의문 채권은 감소한 반면 회수 불가가 확실해 손실·충당금 적립 대상이 되는 추정손실은 전년 동기보다 2044억원(24.89%) 늘어난 1조2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까지 이어진 카드론 증가세와 함께 지속적인 경기 악화·대출 규제 강화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카드사의 대환대출 포함 1개월 이상 연체채권 비율(실질연체율) 단순 평균은 1.93%로 전년 동기보다 0.13%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4년 2%대 연체율을 기록한 이후 약 10년만에 최대치다.
카드사별로는 롯데·현대·하나카드의 부실채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고정이하여신은 4779억원으로 전년 동기(3727억원) 대비 28.23% 증가했다. 이는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 2.12%로 카드사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 1분기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으로 인한 고정이하채권 증가 및 시장 전반의 고금리 기조·경기 침체로 차주 상환 여력이 떨어진 영향"이라며 "선제적 자산 건전성 관리 노력의 결과로 올해 1분기 연체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고정이하여신은 1911억원으로 전년 동기(1537억원) 대비 24.34% 증가했으며 하나카드는 2055억원으로 전년 동기(1814억원)보다 13.3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신용등급 강등, 충당금 부담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용등급은 조달 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에 등급이 하락하면 카드사의 자금조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카드사의 부실채권이 늘면 신용 등급이 강등되고 충당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이는 자금조달 환경 악화·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카드론 공급 조절과 함께 다양한 수익 사업 발굴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