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리아=신화통신)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미국이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대법관 다수와 그 가족의 미국 비자를 취소한 것을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독단적이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 국가가 타국의 사법 업무에 간섭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가 간 마땅히 지켜야 할 존중과 주권 원칙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대법관에게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위협이나 협박도 국가 권력기관이 법치와 민주 수호라는 책임을 이행하는 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피력했다.
앞서 지난 18일 미국 국무부는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 등을 대상으로 비자 제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공고에 따르면 지모라이스 대법관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모라이스 대법관과 그의 대법관 내 측근, 그들의 직계 가족을 대상으로 비자 취소 조치를 즉시 시행할 것을 명령했다.
같은 날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사법 체계를 위협 및 방해하고 국가 주권을 공공연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결하며 그에게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을 명령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쿠데타를 시도한 혐의로 형사 기소된 상태다. 이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조사 중단을 요구하자 브라질 정부와 여론은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의 이 같은 내정 간섭 행위를 비판하며 브라질이 주권 및 사법 독립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