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일본 나라현(奈良県)은 단순한 회담 장소를 넘어 한일 관계의 뿌리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일본의 경주'로 불리는 이곳은 일본 고대 국가의 기틀이 마련된 곳이자 한반도 도래인들이 문명을 전파한 교류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 일본의 시작, 그리고 다카이치의 '정치적 안방'
나라현은 일본 혼슈 중서부 기이반도 중앙에 위치한 내륙 현이다. 오사카, 교토와 인접해 있으며 분지 지형을 띠고 있다. 8세기 나라 시대(710~794)의 수도인 헤이조쿄(평성경)가 있던 곳으로 일본이 율령 체제를 정비하고 천황 중심의 중앙집권 국가를 완성한 역사적 무대다. 실크로드의 동쪽 종착점으로 불릴 만큼 국제적 색채가 강했던 고대 문명의 용광로였다.
현대 정치사적 의미도 작지 않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지역구(나라현 제2구)이자 정치적 텃밭이다. 외국 정상을 자신의 고향으로 초청한 것은 셔틀 외교 복원을 넘어 개인적인 친밀감과 정성을 표현한 외교적 제스처로 풀이된다.
한국인에게 나라는 각별하다. 일본 고대 사서 곳곳에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도래인(渡來人)들이 정치, 행정은 물론 건축, 토목, 금속 기술 등 핵심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지명 자체도 한반도와의 연관성을 시사한다. 일본 고어학자 마쓰오카 시즈오는 1937년 저서에서 "'나라(奈良)'는 한국어 '나라(국가)'에서 유래했으며 고대 도래인들이 붙인 지명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학계의 견해는 갈리지만 발음의 유사성과 당시 한반도 영향력을 고려할 때 개연성이 높다는 평가다.
◆ 도다이지와 호류지... 곳곳에 밴 '한류 원조'
나라현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들은 한일 고대 교류의 결정체다. 세계 최대 목조축물인 도다이지(동대사) 대불전 건립과 거대 불상 조성의 총책임자는 백제계 도래인의 후손인 구니나카노 기미마로(국중공마려)였다. 여기에 신라 승려 심상이 전한 화엄 사상이 더해져 도다이지는 일본 불교의 총본산이 됐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목조 건축물 호류지(법륭사) 역시 백제의 건축 양식을 빼닮았다. 경내의 백제관음상과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금당 벽화(현재는 모사본 보관)는 고대 한반도의 문화가 일본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 장소 선정이 근현대의 갈등 역사를 넘어 고대부터 이어진 '공존과 교류'의 기억을 되살리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본다. 한·중·일이 문명을 공유하던 시기의 기억이 응축된 나라현에서 양국 정상이 어떤 미래 지향적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대형 건설사 생존지도] GS건설, 자회사 매각해 재무 안정 확보…본업과 미래 전략적 재배치](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6/01/13/20260113084000268035_388_136.jpg)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