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사우디 돈 떨어졌나···아람코 2차 상장하면 국제유가엔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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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 기자
2024-04-24 19:35:35

사우디 15개 프로젝트에 총 1205조원 필요해

아람코 2차 상장 통해 자금 마련할 수도

감산으로 주가부양 나서면 국제유가에 악영향

사우디아라비아에 동부에 위치한 아람코 원유 정제 시설사진아람코
사우디아라비아에 동부에 위치한 아람코 원유 정제 시설[사진=아람코]
[이코노믹데일리]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자금 확보를 위해 연내 2차 상장에 나설 거라는 관측이 나왔다. 아람코가 상장에 나서면서 국제유가를 자극할 거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 22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네옴시티의 핵심사업인 '더 라인' 신도시 건설 계획이 축소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더 라인은 높이 500m, 길이 170㎞에 90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만드는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150만명이 거주할 구역을 만드는 게 1차 목표였지만 30만명 규모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대규모 사업을 무리하게 펼치면서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더 라인이 포함된 네옴 프로젝트 외에도 홍해 개발 프로젝트, 킹 살만 국제공원 프로젝트 등 15건에 이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프로젝트 15건의 총 규모를 8790억 달러(약 1205조원)로 추정했다.

천문학적인 투자금의 핵심 재원은 아람코다. 아람코의 시가총액은 7조2800억 리얄(약 2661조원)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지난해 매출은 4409억 달러(약 604조원)로 영업이익 1213억 달러(약 166조원)를 벌어 들였다. 아람코의 최대 주주는 지분율 82.1%인 사우디 정부다. 나머지 16%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가지고 있다.

사우디는 아람코의 상장과 배당금을 통해 프로젝트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사우디 증권거래소 상장에서 주식 1.7%를 매각해 294억 달러(약 38조5600억원)를 확보했다. 지난해엔 아람코 배당금으로 978억 달러(약 134조원)를 책정했으며 앞으로 지분 5~10%를 매각해 프로젝트 자금줄로 사용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2차 상장 얘기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부터 상장이 거론됐지만, 시장 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철회됐다. 그러다 지난해 70~80달러에서 거래되던 국제유가가 이스라엘·이란 분쟁을 계기로 90달러까지 오르자 2차 상장 얘기가 고개를 들었다.

업계에서 우려하는 점은 2차 상장을 앞둔 아람코의 주가 부양을 위해 사우디가 고유가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 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이 참여하는 OPEC 플러스 회의가 열리는데 사우디가 감산 기조를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 OPEC 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분기까지 원유 감산에 합의한 바 있다.

원유 감산이 이어진다면 그나마 진정세를 찾은 국제 유가를 또 다시 자극할 수 있다.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90달러에 도달한 후 88달러까지 내려온 상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 분쟁으로 수요는 움츠러든 반면 가이아나 등 신규 유전 발굴이 이어지면서 공급은 줄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람코가 2차 상장에 나선다면 감산을 통해 국제유가를 방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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