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AI發 수주훈풍···전성기 맞은 전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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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 기자
2024-03-14 06:00:00

전선업계 수주 소식 잇따라

AI 데이터 센터 증설에 수혜

"장기적 호조세 이어질 것"

해저 케이블이 선박에 선적된 모습사진LS전선
해저 케이블이 선박에 선적된 모습 [사진=LS전선]
[이코노믹데일리] 인공지능(AI)에 뭉칫돈이 몰리며 의외의 분야가 수혜를 입고 있다. 전력망에 들어가는 전선을 만드는 업체가 AI발(發) 수주 훈풍으로 전성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장기간 호황기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달 전선업계에선 굵직한 해외 수주를 따냈다는 소식이 잇따랐다. 지난 5일 LS전선 자회사인 LS에코에너지(옛 LS전선아시아)는 120억원 규모 초고압 케이블 공급 계약을 했고 다음 날(6일)엔 LS전선이 1300억원 규모 해저케이블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같은 날 대한전선도 500억원 규모 초고압 전력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변압기부터 전선까지 전력업계 전반에 슈퍼사이클(장기적 상승 추세)이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한 회의에서 "지난해엔 칩 부족이 문제였고 그다음엔 변압기 부족이 예상된다"고 말해 업계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업황이 좋아진 이유로는 AI가 가장 많이 거론된다.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 센터가 폭증하면서 덩달아 전력망 확충도 늘어났다. 프랑스 기술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 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이 지난해 57기가와트(GW)에서 2028년 93GW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자력 발전소 1기가 생산하는 전력이 약 1GW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다른 이유로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꼽힌다. 태양광·풍력 발전소는 넓은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교외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해상 풍력 발전 단지에는 해저 케이블을 설치 수요도 필수적으로 따라온다.

LS전선은 국내 1위 전선 업체이자 세계에서 손꼽는 해저 케이블 강자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3분기 기준 4조3677억원인데 추가 수주 금액을 합산하면 올해 5조원을 가뿐히 넘어갈 전망이다.

2위 업체인 대한전선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6288억원이다. 1955년 창립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선 회사다. 땅에 묻는 지중 케이블이 전문이며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로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고 태양광, 풍력 발전 등으로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늘어나고 있다"며 "계속해서 전기·전선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고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도 다가오고 있어 장기적으로 호조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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