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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양자컴퓨터 기술 나오나...세계 최소 전자스핀 큐비트 개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2023-10-12 05:00:00

신개념 양자컴퓨터,'전자스핀 큐비트'

기존과 다른 새로운 개념 이론

기존과 다른 방식의 새로운 양자컴퓨터 플랫폼 기대

2019년 IBM에서 개발한 최초의 회로 기반 상용 양자컴퓨터
2019년 IBM에서 개발한 최초의 회로 기반 상용 양자컴퓨터

[이코노믹데일리] 양자컴퓨터는 주요 선진국과 빅테크 기업들이 주목하는 일명 '꿈의 컴퓨터'이다. 차세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으며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와 더불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기술로 급부상했다. 

미국은 자국 내 기술투자에 중국 자본을 금지 또는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AI, 첨단반도체와 함께 양자컴퓨팅 분야도 포함했다. 반면 동맹국들과는 양자 기술 개발 협력에 매우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중국 역시 양자컴퓨터 개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며 미국 등 다른 나라를 위협할만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한국도 2035년까지 '양자경제 중심국가' 도약을 목표로 잡고 있다. 양자기술, 산업 육성을 위해 국무총리가 이끄는 전담 위원회가 출범한다. 정부는 양자전략위원회를 통해 주기적으로 범부처 차원의 양자 관련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는 양자 산업 세계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 올리고 관련 인재도 현재의 7배인 2500명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 슈퍼컴 1만년 걸릴 문제, 단 200초 만에 해결

양자컴퓨터가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이유는 현재 최고의 연산 능력을 보유한 슈퍼컴퓨터를 훌쩍 뛰어넘는 성능때문이다.

일례로 구글은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릴 계산을 구글의 양자컴퓨터 '시카모어'로 200초 만에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과학기술대는 슈퍼컴퓨터로 25억년 걸릴 문제를 양자컴퓨터로 200초 만에 풀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구글이 개발한 양자컴퓨터 시커모어Sycamore 사진Google Quantum AI
구글이 개발한 양자컴퓨터 '시커모어(Sycamore)' [사진=Google Quantum AI]
압도적인 성능의 비결은 양자컴퓨터의 원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컴퓨터의 정보 단위는 '0' 또는 '1'로 표현되는 비트(bit)이다. 동전의 앞면 또는 뒷면으로 상태를 나타낸다.

반면 양자역학 현상에 기반한 큐비트는 '0'또는 '1'이 각각 존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겹치기) 상태'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재 최고 성능의 슈퍼컴이 1만년 이상 계산해야 하는 난수 문제를 양자컴은 200초 만에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양자 정보의 단위는 큐비트(qubit : quantum bit)라고 한다.

◆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핵심 '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기까지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이 '큐비트'를 어떻게 설계하고 표현하느냐인데 이번에 국제 연구팀의 성과는 바로 새로운 개념의 '큐비트 설계'에 있다. 

그동안 세계 각국이 초전도체(전기 저항이 없는 상태), 이온트랩(이온을 가둬놓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을 큐비트 설계 방식을 제시했지만, 정밀한 제어가 어렵다거나 신뢰도가 떨어지는 등의 단점을 갖고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 국산 기술로 큐비트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BM 등 글로벌 양자컴 선두 주자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이란 평가가 나온다.
 
왼쪽부터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연구단장 이하 공동 교신 저자 홍 부이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박사과정 학생 연구원공동 제1저자 박수현 연구위원 배유정 연구위원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원자의 전자 스핀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큐비트 개념을 제시하고 시스템 구현에 성공한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팀. (왼쪽부터)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연구단장(공동 교신 저자), 홍 부이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박사과정 학생 연구원(공동 제1저자), 박수현 연구위원, 배유정 연구위원. [사진=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장(이화여대 석좌교수) 연구팀이 원자의 전자 스핀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큐비트 개념을 제시하고, 시스템 구현에 성공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양자컴을 만들기 위해서는 0과 1의 값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는 ‘양자 중첩·얽힘’ 현상을 유지하는 큐비트가 필요하다. 또 여러 개의 큐비트를 동시에 활용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오류가 적은 큐비트를 많이 쓸수록 양자컴의 성능이 올라간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인 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은 일본, 스페인, 미국 연구팀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큐비트 설계 방식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 전자스핀 큐비트…"원자 단위서 정밀 제어"

양자나노과학 연구팀은 얇은 절연체(산화마그네슘) 표면 위에 여러 개의 티타늄 원자들이 놓인 구조의 큐비트 플랫폼을 제시했다.

전자 스핀 큐비트는 1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불과해,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초전도체 큐비트에 비해 크기가 작고 이론적으로 모든 원자를 활용할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주도해 개발한 ‘단일 원자 전자 스핀 큐비트’의 3차원 모식도 그래픽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이 주도해 개발한 ‘단일 원자 전자 스핀 큐비트’의 3차원 모식도. [그래픽=기초과학연구원]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이란 탐침 장비를 이용해 각 원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조작해 여러 원자 스핀들이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복수 티타늄 원자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이후 센서 역할을 할 티타늄 원자(센서 큐비트)에 탐침을 두고 원격제어 방식으로 센서와 원거리에 놓인 여러 큐비트(원격큐비트)들을 하나의 탐침으로 동시에 제어하고 측정한다. 연구팀은 최대 3개의 티타늄 원자 큐비트를 동시에 가동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러한 방식은 큐비트 간 정보 교환을 원자 단위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앞서 나왔던 해외 연구진의 큐비트 설계방식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정밀성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공동 교신저자인 박수현 연구위원은 "원격으로 원자를 조작하면서 여러 개의 큐비트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전까지는 표면에서 단일 큐비트만 제어할 수 있었던 반면, 이번 연구를 통해 원자 단위에서 복수 큐비트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10억분의 1m 크기인 '나노'보다 더 작은 '원자' 단위에서 큐비트 여러 개를 동시에 제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 기술을 더 발전시키면 궁극적으로는 소형화된 양자컴퓨터 개발에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한 가장 작은 크기의 큐비트를 이용해 양자집적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큐비트 방식들과도 차이가 있다.

초전도체 등 특정 재료가 필요한 방식(초전도접합)과는 달리 다양한 원자를 큐비트 재료로 쓸 수 있는 것 역시 경쟁력이다. 

공동 교신저자인 배유정 연구위원은 " 전자스핀 큐비트 플랫폼을 수십, 수백 큐비트까지 확장할 수 있다"며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양자 정보과학의 새 시대를 열고 혁신을 견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최고 성능의 양자컴은 IBM이 보유한 초전도체 기반의 433큐비트 ‘오스프리’이다. 다만 초전도체 기반 슈퍼컴은 큐비트 유지에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 발전 속도가 느린 상황이다.

박수현 연구위원은 “초전도체 큐비트, 이온 트랩 큐비트 등 분야에서는 미국과 중국, 유럽이 한참 앞서가고 있지만 전자 스핀 큐비트는 우리가 선두 주자”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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