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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신드롬 속 국내 제약사 비만치료제 개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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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섭 기자
2023-09-19 06:00:00

기존 비알코올성지방간염·당뇨치료제로 개발하던 후보물질 영역 비만치료제로 확대

비만 치료 주사제 '위고비'…심혈관·대사 질환·난치병에도 탁월한 효능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유한양행, 대원제약 등 국내기업 개발 박차

주사형 비만치료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사형 비만치료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 주사제 ‘위고비’가 심혈관을 비롯한 각종 대사 질환과 난치병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국내 제약사들이 위고비와 같은 원리의 비만 치료제를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 주사제인 ‘오젬픽’이 탁월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자 2021년 성분 용량을 더 늘린 ‘위고비’를 비만 치료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위고비가 심장마비,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2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덴마크 노르셸란드 병원 연구진에 의해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사람들의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낮은 것이 발견되기도 했으며 최근 일부 투여자들은 위고비 투약 시 술·담배·마약 욕구가 감소하는 경험을 했다는 보고도 전해졌다.

화이자는 올 초 알약 형태의 먹는 비만 치료제 ‘다누글리프론’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주사제인 위고비와 달리 투약이 간편한 이 약을 복용한 당뇨병 환자 411명은 16주 후 평균 4.5kg이 감소했다. 일라이릴리는 미국에서 이미 당뇨병 치료제로 팔리고 있는 ‘마운자로’에 대해 비만 치료제 판매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약은 임상 3상에서 72주간 투약 결과 참가자의 체중을 최대 15.7% 감소시켜 업계에서는 위고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는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위고비 신드롬이 불고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 수치를 낮추고, 식욕 억제, 위장 운동 조절 등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기존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나 당뇨치료제로 개발하던 후보물질 영역을 비만치료제로 확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한미약품, GLP-1 유사체 '에페글레나타이드' 국내 임상3상 임상시험계획(IND) 식약처에 제출

한미약품은 지난 7월 당뇨병 치료제로 일주일에 한 번 주사형태로 투여하는 GLP-1 유사체 '에페글레나타이드' 적응증을 비만으로 변경해 국내 임상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약처에 제출했다. 

한미약품은 전임상을 통해 확인한 효력을 토대로,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IP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비만 치료용 삼중작용제(LA-GLP·GIP·GCG)가 수술적 요법에 따른 체중감량 효과(25% 내외)에 버금가는 강력한 효능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급여 제품인 수입산 GLP-1 비만약들이 매우 고가인데다, 한국 시장 상륙 시점이 불투명한 반면, 한미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경쟁력 있는 공급가격과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GLP-1 제제 사용 시 나타나는 근육량 손실 방지, 체중 감량 퀄리티 개선, 요요 현상 억제에도 도움을 주는 바이오신약과 폭식 등 섭식장애를 개선할 수 있는 후보물질도 최근 도출하는 등 활발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먹는 형태의 GLP-1 제제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도 나서 비만 치료는 물론, 예방·관리에 이르기까지 비만 치료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주는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뉴로보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A-1726' 개발…올 하반기 중 글로벌 임상 1상
 
동아에스티 연구본부 채유나 팀장이 미국 샌디에고에서 개최된 제83회 미국 당뇨병학회ADA에서 DA-1726의 비임상 약효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동아에스티
동아에스티 연구본부 채유나 팀장이 미국 샌디에고에서 개최된 제83회 미국 당뇨병학회(ADA)에서 DA-1726의 비임상 약효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동아에스티]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와 함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A-1726'을 개발하고 있다. 전임상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DA-1726은 비만 동물 모델에서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와 유사한 음식 섭취량에도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으며, GLP-1, GIP 이중작용제 티르제파티드(Tirzepatide) 대비 더 많은 음식 섭취량에도 유사한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포도당, 트리글리세라이드, 총 콜레스테롤(T-CHO)과 같은 대사 지표들에 대해서도 티르제파티드 대비 우수한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뉴로보는 올 하반기 중 글로벌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항상성 모델 평가(HOMA-IR)에서 인슐린 및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개선을 확인해 향후 당뇨병으로도 적응증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동제약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 임상 시험용 신약(IND) 및 임상 1상 시험 계획 식약처 승인

일동제약은 지난 5일 식약처로부터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인 ‘ID110521156’과 관련해 임상 시험용 신약(IND) 및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다.

ID110521156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하는 신규 화합물이다. 펩타이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 기반의 약물에 비해 저분자 형태로 물질 구조상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일동제약은 해당 물질의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되는 유효성 및 안전성, 안정성 등의 차별점을 활용, 경구 제형 약물로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 베링거인겔하임에 NASH 치료제 'YH25724' 기술이전…임상 1상 개시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에 NASH 치료제 'YH25724'를 기술이전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최근 해당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을 개시해 18세 이상 성인 중 체질량 지수가 25 이상인 비만·과체중자 56명을 대상으로 약의 내약성을 평가한다. 임상 종료 시점은 2025년 1월이다.

유한양행은 GLP-1이 아닌 뇌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물질인 GDF15를 타깃으로 한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YH34160’도 개발중이다. 비만 동물을 대상으로한 YH34160의 전임상시험에서 최대 11.9%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유한양행은 “유사한 시험조건에서 세마글루타이드로 진행됐던 전임상 결과(최대 5% 감량)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원제약-라파스, 패치형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1022' 임상 1상 시험 계획(IND) 신청

대원제약은 지난 8월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1022' 임상 1상 시험 계획(IND)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DW-1022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으로 바꾼 치료제다. 대원제약과 라파스는 지난 7월 ‘합성 세마글루타이드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공동 특허도 등록 완료했다.

기존의 자가 주사제는 환자의 통증 유발 및 2차 감염 우려 등 환자들의 부담감과 의료 폐기물 발생의 단점이 있는 반면 ‘DW-1022’는 간편하게 붙이기만 하면 되는 패치 형태이기 때문에 투약이 간편하고, 체내 전달률이 우수하며 피부 부작용도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대원제약은 지난 5월 국내 바이오 기업 팜어스바이오사이언스와 GLP-1 계열 당뇨·비만 치료제를 공동개발하는 내용의 당뇨·비만 치료제 신약 연구개발 제휴를 맺었다. 양사는 팜어스의 약물 설계 및 합성을 통해 획득한 'GLP-1/GIP/GCG 삼중작용제'를 평가하고 최종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 전년 대비 22.4% 성장…병원 찾은 비만환자도 늘어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작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삭센다'가 매출 589억원으로 점유율 35%를 기록, 4년 연속 1위를 지켰다. 2위는 '큐시미아'로 매출 301억원을 차지했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작년 17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성장했다. 비만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도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비만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1만4966명에서 2021년 3만17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기간 중 비만으로 인한 입원환자 비중도 병원 진료 환자의 약 5%를 차지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전망치는 2030년 1000억 달러(종전 300~500억 달러)까지 상향 조정 중이며 미국 당뇨치료제 시장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RA)의 10% 수준 점유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비만치료제 관련 이슈는 적어도 3~4년 이상 지속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과 같이 그 근거를 제시했다.

우선 GLP-1 RA들이 당뇨치료제로 시장 점유율이 아직 10% 수준(미국 시장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낮은데다 출시된 국가가 아직은 많지 않으며, 보험 급여 확대를 위해 단순 비만 환자 대상에서 비만과 관계가 높은 만성 대사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임상에서 유효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NASH, 알츠하이머 치매 질환으로도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경구용 제제로 제형을 변경해 복용의 편의성을 높이는 등 제형 변화도 시장확대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위고비와 마운자로보다 더 체중 감량이 높은 파이프라인들이 후기 임상에 진입하고 있다.

권해순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 단계는 초기이며 높아진 진입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비만학회는 지난 7~9일 열린 대한비만학회 ICOMES 국제학술대회(ICOMES 2023)에서 노보노디스크가 개발·출시한 삭센다, 위고비 등의 GLP-1 약물의 도입으로 전환기를 맞은 비만치료의 패러다임을 재차 확인하며 관련 정책과 비만치료법의 대대적인 개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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