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이정애 매직' 언제쯤…LG생활건강, 2분기 실적도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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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령 기자
2023-07-21 18:03:01

中 리오프닝에도 실적 악화…"소비 부진·면세 매출 더뎌"

북미 시장 공들이지만 中 대체 아직 어려워

국내 가맹점 사업 철수…하반기 반등 가능할까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사진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사진=LG생활건강]

[이코노믹데일리] LG생활건강이 지난 1분기에 이어 올 2분기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사업 실적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중국 소비 부진으로 중국 현지와 면세점 사업 환경이 어려움에 봉착한 가운데 중국 외 지역에서도 뚜렷한 성장 모멘텀이 부재한 상태다.
 
중국 외 북미로 사업을 확대하고 대대적인 화장품 리브랜딩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 괄목할 만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정애 사장이 LG생활건강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지 9개월로 접어드는 가운데 하반기엔 전임자였던 ‘차석용 매직’을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LG생활건강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집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연결 매출액은 1조856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0.3% 소폭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6% 줄어든 1828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마침표를 찍었음에도 면세 실적이 부진한 데다 현지 로컬 실적 역시 시원찮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여기에 글로벌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부문별로는 음료 사업이 강한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가격 인상으로 실적 방어를 하는 상황이지만 화장품, 생활용품 사업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 화장품은 이익의 70%가 중국에서 나오는데 다이공 수수료율 인하와 중국 화장품 시장 성숙화 모두 걸림돌”이라며 “생활용품은 공통비 분담 확대에 마진 축소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 등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상태다. 2019년 8월 미국 화장품 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피지오겔 아시아 및 북미 사업권,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 운영사 보인카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북미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1월 스타벅스·아마존 출신의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하기도 했다.
 
또 LG생활건강은 대표적인 럭셔리 화장품인 ‘더 히스토리 오브 후(후)’의 신규 라인 로얄 레지나를 출시하며 한자 로고를 영문으로 바꿨다. 후는 궁중 문화를 콘셉트로 한 화려하고 고전적인 디자인과 한자로 표기된 ‘후(后)’가 특징이지만, 북미 진출 속도를 위해 중국색(色)을 점점 지우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LG생활건강의 실적 개선은 하반기로 무게가 쏠리고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이 중국 시장을 대체하기까지 향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또 국내 화장품 가맹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앞으로의 뷰티 부문의 실적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이는 오프라인 고객 감소 등의 여파로 극심한 사업 부진을 겪는 데 따른 비상 조처다. LG생활건강은 오프라인 가맹점 계약 구조를 ‘가맹 계약’에서 ‘물품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점주들에게 제안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계약을 변경하는 대신 인테리어 개선 비용과 9개월 간 매장 임대료 50%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사업 철수를 고민하는 경영주에게는 다른 업종으로의 전환 지원·보상 방안을 제시했다. 제품 폐기·반품 지원과 3개월분의 임대료 대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의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반영이 향후 수익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로컬 부재로 非중국으로의 접점을 높이는 데 열을 올리는 상황”이라며 “북미 등 해외 자회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다각화를 실현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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