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尹 정부 '뜬끔포' 저격에 사교육·라면株 '화들짝'…반등 기미 '솔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이삭 기자
2023-07-06 06:00:00

메가스터디·농심 등 각 대표주 높은 변동성

장기 방향성 아닌 '급'정책 따라 등락한다는 지적

라면 종목, 인하 단행 뒤 급락 후 랠리 조짐

국세청이 메가스터디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선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 본사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세청이 메가스터디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선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 본사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시 공교육 교과 과정과 무관한 분야를 배제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정부가 라면업계를 두고 가격 인하를 압박하자 해당 종목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갑작스런 당국 방침이란 외부 요소로 등락을 거듭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이 같은 내림세 뒤 랠리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 "교육당국-사교육 카르텔" 한마디로 사교육주 '줄폭락'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교육 대장주' 메가스터디교육 주가(종가 기준)는 지난달 15일부터 30일 사이 16% 넘게 급락했다. 5월 장 중 주당 6만5600원을 찍고 지난달 초 6만원대 중반에 안착하는 듯 싶었으나 5만원대 초반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메가스터디 자회사이자 의학·치의학·로스쿨 전문 학원인 메가엠디 주가는 같은 기간 12% 하락했으며, 영어교육 브랜드 청담어학원을 운영하는 크레버스 주가도 5% 이상 내려갔다.

사교육 관련주가 줄줄이 하락한 건 지난달 15일 수능에 관한 윤 대통령 발언에서 야기됐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더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것은 막기 어렵다"면서도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당국와 사교육이 한 편(카르텔)이란 말이냐고 지적했는데 이런 작심 발언은 정답률이 매우 낮은 '킬러 문항' 출제를 배제하라는 지침으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국세청은 메가스터디를 포함한 시대인재·종로학원·유웨이 본사를 상대로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메가스터디 수학 대표 강사인 현우진씨에 대한 세무조사도 진행 중이다.

대통령 발언이란 악재가 나오기 전 메가스터디에 관한 증권가 전망은 '장밋빛'이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온·오프라인 서비스 동시 운영 △초등학교부터 대학·취업까지의 밸류 체인 △풍부한 강사진 △높은 강의료 등을 근거로 들며 메가스터디가 경쟁사 대비 비교 우위를 지닌다고 판단했다.

권 연구원은 대전·광주 등 지역 거점에 위치한 대학입시 오프라인 '러셀코어'와 유아 대상 교육플랫폼 '엘리하이 키즈' 런칭도 호재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러셀코어에서는 (영상이지만) 인기 강사 라이브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인기 강사 수업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다"며 "엘리하이 키즈 회원은 엘리하이(초등)로 연계됨으로써 사업 연속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정책 발표에 별안간 휘둘리는 주가 변동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장기적 전망보다 당국 정책이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면 시장이 교란되기 마련"이라며 "정부 책임자는 발언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킬러 문항 배제가 사교육 시장의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시각도 상존한다. 변별력이 낮은 '준 킬러 문항' 출제 기조로 전환되면, 다시 수능을 치르는 N수생이 늘어나 사교육 호재가 된다는 분석에서다.

무엇보다 명문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학부모의 열망과 이를 뒷받침하는 대학 서열화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한 사교육 주가를 꺾을 방도가 없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 부총리에 소비자단체 가세…라면 가격 내리니 주가 '꿈틀'

식품주의 경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가격 인하 압박에 백기를 들면서 반등세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가격 인하로 향후 판매 불확실성을 없앤 점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앞서 종가 기준 농심 주가는 지난달 16일부터 30일 사이 9%가량 내려갔다. 같은 기간 오뚜기와 삼양식품 주가는 각각 11.1%, 6.4% 하락했다.

식품주 하락세는 라면 적정 가격에 대한 추 부총리 발언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18일 추 부총리는 KBS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 (기업들이 라면값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당국 차원 압박에 따른 여론 악화를 염려한 듯 "정부가 하나하나 원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 문제는 소비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교육중앙회·한국여성소비자연합 등 12개 소비자단체로 이루어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원재료가 상승을 이유로 이처럼 재빠르게 가격을 올린 업체들이 막상 원재료가가 하락할 때에는 '나몰라라' 복지부동 태도를 보인다"며 "원재료가 하락분을 빨리 제품 가격에 적용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부총리에 뒤이은 소비자단체의 가격 인하 주장에 당초 라면업계는 '어려운 여건'이란 입장을 밝혔다. 국제 밀 가격이 내려갔으나 각 업체가 사용하는 밀가루 가격은 여전히 높은 데다 밀을 제외한 다른 원료 가격은 상승세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여론에 밀린 농심은 이달부터 신라면·새우깡 출고가를 각각 4.5%, 6.9% 내린다고 결정했다. 삼양식품도 삼양라면·짜짜로니·맛있는라면·열무비빔면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고 밝혔다.

오뚜기 역시 스낵면·참깨라면·진짬뽕 등 15개 라면 가격을 평균 5% 내리고 팔도도 일품해물라면·왕뚜껑봉지면·남자라면 등 11개 라면 가격을 평균 5.1% 인하했다.

이처럼 가격 인하를 둘러싼 향방이 결정되자 라면 종목의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삼양식품 주가는 최근 3거래일간 15.4% 올라 이날 12만3500원에 마감한데 이어 농심 주가는 같은 기간 1.8% 상승해 40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가격 인하에 대해 "연간 매출액 전망치는 180억~190억원 정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면서도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 받는 소맥분 가격도 5% 인하돼 연간 비용은 최소 80억원 정도 절감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 농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2~3%, 4~5% 정도 내려갈 것으로 추산되나 향후 2분기 실적 점검 내용 등을 포함해 전사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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