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성큼 다가온 디지털 3.0"…패션·뷰티·식품 산업도 '초거대 AI 시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3-06-20 06:00:00

풀무원이 자사 8개 공장과 협력기업 6곳에 식품 디지털 클러스터 스마트 공장을 구축했다. 디지털 클러스터 구축으로 대쉬보드를 통해 제조, 생산, 품질 관련 데이터의 전체적인 흐름을 간편하게 확인하고 이슈 발생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사진=풀무원]


[이코노믹데일리] “의류 샘플링, 맞춤형 화장품 제작, 식수 예측도 AI가 알아서 척척”
 
4차 산업혁명은 유통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급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로봇과 가상세계를 활용한 고도화로 유통 산업 전반이 혁신하고 있다.
 
이제는 기계가 사람과 본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시대다. 사람이 입력한 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형태를 넘어 AI가 해답을 내놓기도 하고 사람의 직관, 가치 판단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패션·뷰티·식품 등 굴지의 유통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3.0’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LF 헤지스가 '3D 버추얼 디자인 기술'로 제작한 아이코닉 케이블 니트 콘텐츠 사진 [사진=LF]


◆ “샘플링 작업 신속·간편”…LF 헤지스, ‘3D 버추얼 디자인 기술’ 도입
 
LF의 대표 패션 브랜드 헤지스는 지난 2021년부터 글로벌 3D 소프트웨어 개발사 ‘클로버추얼패션’과 협업한 디자인 기술을 의류 제작에 도입하고 있다. 3D 버추얼 디자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 디자이너를 신규로 채용하는가 하면, 기존 디자이너들에게도 관련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헤지스는 3D 버추얼 디자인 기술을 적용한 2021 봄·여름 컬렉션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샘플 제작, 품평회, 제품 출시, 마케팅 등 고객 소통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해당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버추얼 시스템은 디자인·샘플링·수정부터 실감나는 아바타 모델을 활용한 가상 품평회에 이르기까지 제품 완성까지의 전 과정을 3D 이미지 처리 기술을 통해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활용하면 옷 샘플을 한번도 만들지 않고도 판매용 의류를 만들 수 있다. 단추나 지퍼 같은 부자재를 달았을 때의 모습도 3차원으로 확인해 빠르게 생산에 돌입할 수 있다.
 
기존 수개월에 걸쳐 여러 차례에 달하는 수정 작업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신속하고 간편하게 해결함으로써 패션산업의 핵심 경쟁 요소로 인식되는 리드타임을 45% 줄일 수 있다.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디자인 본연의 창의적 시도에 몰두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해 브랜드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준다는 설명이다.
 
또 해당 기술은 친환경 의류 제작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옷 샘플 제작 방식 대비 의류 한 벌 제작 시 유발되는 탄소 배출량, 화석연료·물 사용량 등의 환경오염을 절반 이상 감소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헤지스는 버추얼 기술을 발판 삼아 패션업계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섬유폐기물과 에너지 낭비를 줄임으로써 환경 친화적 ‘그린 디자인’ 실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왼쪽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어그(UGG)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함께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여성복 브랜드 보브(VOV)가 업계 최초로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화보를 선보였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 가상과 현실의 만남…신세계인터내셔날, ‘디지털 전환(DX)’ 가속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어그(UGG)는 지난해 말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함께 가상세계와 현실을 잇는 팝업스토어를 성수동에 운영했다. 매장에 전시된 옷을 입고 스크린 앞에 서면 동일한 옷을 입은 아바타가 등장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매장 곳곳에 숨겨진 QR코드를 스캔하면 제페토 내 가상 세계인 ‘어그 월드’를 바로 방문할 수 있게 하면서 브랜드 경험과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냈다.
 
앞서 2020년에는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매장을 방문한 듯한 쇼핑 경험을 선사하고자 3D 버츄얼 스토어, 일명 가상 매장을 온라인 상에 구현하기도 했다. 가상 매장은 말 그대로 가상 현실(3D 공간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상에 매장을 그대로 구현해 놓고, 오프라인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고객들이 직접 걸어다니면서 방문해 둘러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스토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남성복 맨온더분, 폴스미스, 어그 등이 백화점 매장을 통째로 온라인 상 공간에 옮겨 놓은 듯 온라인 가상 매장을 열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룩북(화보) 제작도 진행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여성복 브랜드 보브는 지난 2021년 FW시즌 패션업계에서는 최초로 AR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화보를 선보였다.
 
AR 화보는 평면적인 사진 형태가 아니라 입체적인 3D 영상을 통해 모델이 옷을 착용한 모습을 실제와 가깝게 구현해냈다. 휴대폰이나 태블릿PC에서 AR 룩북 링크로 접속하면 재킷, 코트, 페이크레더 점퍼, 니트웨어 등을 착용한 모델들이 눈 앞에서 생생하게 움직인다. AR 화보는 새로운 형태이면서 비대면 시대에 최적화된 포맷이라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이 피부색에 최적화된 맞춤형 메이크업 제품을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아모레퍼시픽 '톤워크' 영상 캡처]


◆ “AI로 색상 찾고 제작까지”…아모레퍼시픽, ‘맞춤형 화장품’ 선도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2월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 ‘커스텀미’를 출시해 모바일 피부 분석 서비스, 피부 밸런스 맞춤 제품, 1대 1 전담 매니저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올해 2월 신제품 ‘비스포크 에센스’를 선보였다.
 
커스텀미의 앱과 웹사이트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얼굴 사진을 올리면 AI 기술이 즉각적으로 주름·색소 침착·모공·홍반(민감도) 등 피부 상태를 분석한다. 이후 피부 고민이나 생활 습관에 관한 설문에 응답을 마치면, 피부 상태를 고려한 두 가지 효능 성분과 피부 타입 및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제형을 조합해 주문 후 조제되는 방식이다.
 
제품 라벨 디자인도 취향에 따라 20가지 색상 중 선택 가능하며 원하는 이니셜도 입력할 수 있다. 주문 과정에서 측정한 모든 데이터는 개인별 피부 분석 리포트 형태로 확인할 수 있으며, 구매 후 4주간 1대 1 매니저 서비스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여기서 나아가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톤워크(TONEWORK)’도 선보였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각자의 피부 색상에 최적화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을 총 600가지 옵션으로 제조가 가능하다.
 
전 세계인의 피부 톤을 연구해 정교하게 설계한 150가지 색상에 개인의 기호에 따라 2가지 제형(글로우, 세미 매트)과 2가지 제품 타입(파운데이션, 쿠션) 중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색상은 0.5호 단위로 나뉘어 같은 21호 내에서도 세분화된 색상 선택이 가능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낮은 만큼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에서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해 ‘아모레성수’ 매장과 본사에 있는 ‘아모레스토어’에서 맞춤형 뷰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가 AI 고객 경험 분석 시스템 ‘AIRS(AI Review analysis System)’를 활용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 비즈·고객 경험 확대…풀무원, ‘DX’ 영역 확장 잰걸음

풀무원은 지난 2021년부터 DX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전사 차원의 역량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AI 기술 기반의 ‘VOC·Review 분석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선보이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식수 예측 시스템’을 급식 현장에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풀무원 자사 8개 공장과 협력기업 6곳에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조, 생산, 품질 등의 데이터 공유와 통합 관리가 가능한 식품 디지털 클러스터 스마트 공장 구축도 완료했다.
 
풀무원이 이처럼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는 이유는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DX 추진이 기업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까지 풀무원 DX 전략의 중심인 고객경험관리(DCX)와 공급망관리(SRM), 생산·품질관리(DSF), 통합데이터분석관리(CDA) 등 5대 영역을 플랫폼화했다.
 
올해부터는 고객 서비스 개선, 직원 역량 강화 활동을 확대 추진하며 풀무원 디지털 혁신 영역을 확장한다. 풀무원은 자체 개발한 AI 고객 경험 분석 시스템 ‘AIRS(AI Review analysis System)’로 고객 중심 업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온라인몰 리뷰, 고객센터,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판촉사원을 통해 전하는 의견까지 데이터로 만들어 다양한 채널로 유입되는 소비자의 의견을 24시간 내로 분석해준다.
 
풀무원은 향후 AIRS를 고도화해 업무에 폭넓게 활용할 계획이다. 리뷰를 단순 분석하는 데서 나아가 검색 키워드를 파악해 가까운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신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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