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요리·배달도 알아서 '척척'…유통家 점령한 '차세대 로봇'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3-02-28 06:00:00

쿠팡 물류센터에서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 후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주는 ‘소팅 봇’ [사진=쿠팡]


[이코노믹데일리] 유통업계가 로봇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문을 대신하는 키오스크(무인 주문기) 도입에 그쳤다면 요즘에는 물류센터부터 편의점까지 다양한 곳에서 로봇 역할이 커지고 있다. 단순 안내 수준의 역할을 하던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상품을 배송하고, 서빙을 하는 등 한층 고도화된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유통 업계가 로봇 도입에 적극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구인난 때문이다. 반복적인 업무에 높은 노동 강도, 휴일 및 심야 근무 등 구인이 어려운 이유가 많다. 빠른 해결책은 임금 인상이지만 최저임금 등 인건비 상승에 임대료, 전기세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로봇이다. 앞으로는 더 많은 유통 현장에서 로봇이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작업자가 누르는 버튼 한 번으로 알아서 대용량 제품을 옮겨주는 ‘무인 지게차’ [사진=쿠팡]

 
◆ 로봇이 물건 골라 분류·운반까지…쿠팡 흑자 비결 여기에?
 
최근 공개된 대구 쿠팡물류창고는 로봇 등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연면적 33만㎡(축구장 46개 규모) 풀필먼트센터(FC)로, 이곳에 3200억원 이상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 진열부터 집품, 포장과 분류까지 인공지능(AI) 자동화 기술이 적용됐다. 쿠팡이 대구FC에서 사용하고 있는 로봇은 무인운반로봇(AGV), 소팅 봇(sorting bot), 무인지게차(driverless forklift) 등이다.
 
기술의 핵심은 AGV을 활용한 무인화다. 로봇이 전체 공간을 인식하고 이동하도록 바닥에 QR코드로 이동 경로를 설정했다. 로봇의 카메라가 경로를 인식하고 장애물 감지 센서가 주변 사물과 충돌을 방지한다.
 
QR코드를 스캔하며 움직이는 AGV 위에는 제품이 담긴 선반이 있다. 작업대로 온 AGV에서 작업자가 물건을 빼면, 근처에 있는 모니터에 물건을 넣어야 할 바구니가 블루라이트로 표시된다. 바구니에 물건이 들어가면 분류로봇이 송장을 스캔한 뒤 배송 정보를 인지하고 배송지별로 분류한다.
 
대구센터에는 1000여대 이상의 AGV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들이 나르는 선반만 수만 대에 달한다. 쿠팡에 따르면 AGV 도입으로 현장 작업자 업무량이 전통 물류센터 대비 65%가량 줄었다. 주문량이 많은 공휴일을 포함해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된다.
 
소팅 봇은 사람이 물건을 옮기거나 들어 올리는 분류 업무를 모두 대신한다.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해 단 몇 초 만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준다.
 
물류센터에 있는 RC센터에선 무인지게차가 물건을 옮긴다. RC센터는 물건을 대량으로 매입해 보관하는 곳으로 다른 센터에서 물건이 부족할 때 이를 보낸다. 팔레트 단위 규모로 물건이 운반된다. 무인지게차가 팔레트를 옮길 때 기둥 QR 코드로 자신의 위치와 상품 위치를 인식한다. 작업자가 운반이 필요한 상품 번호를 누르면 무인지게차가 최대 1.5톤의 물건을 옮긴다.
 
보통 물류센터 현장에선 지게차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쿠팡은 무인지게차가 움직이는 공간과 작업자가 움직이는 공간을 분리해 사고 발생 원천을 차단했다. 지게차가 움직이는 공간에 펜스를 설치해 작업자가 들어갈 수 없도록 설계했다.
 
쿠팡 관계자는 “대구FC는 전국 물류센터에 혁신 기술 DNA를 전파하는 테스트베드이자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을 늘릴 계획으로 이에 따라 배송 물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로봇 주방장부터 배달 드론까지”…푸드테크 가속화
 

‘음식점 위생등급제 - 매우우수’ 지정을 받은 GS더프레시 검단신도시점에서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사진=GS리테일]

 
편의점과 치킨업계도 인건비 등 절감을 위해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 동래래미안아이파크점, 슈퍼마켓 GS더프레시검단신도시점 등에서 로봇이 만든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로봇치킨 운영 점포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 음식점 위생등급제에서 ‘매우우수’ 지정을 받는 등 효과를 내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 ‘모빈’과 경기도 화성시 소재 아파트에서 계단, 비탈길 등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로봇 배송서비스 실증사업을 실사한 바 있다. CU는 연내 모빈과 편의점 로봇 배송 시범 사업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치킨 조리 로봇을 도입해 일부 매장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이 로봇은 교촌치킨 특유의 튀김 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촌은 로봇을 활용하면서 균일한 품질의 제품 생산과 매장 운영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평가했다.
 
교촌에프앤비는 프랜차이즈 사업 영역에 정보기술(IT)을 더하며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 물류 배송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함께 치킨 드론 배달 시범비행을 진행하기도 했다.
 

교촌에프앤비가 드론 물류 배송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함께 치킨 드론 배달 시범비행을 진행중인 모습 [사진=교촌에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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