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6년 만에 모인 삼성 사장단, 컨트롤타워 부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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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2022-12-28 14:42:43

全계열사 사장 집결…경영 성과·계획 논의

2017년 미전실 해체, 계열별 3개 TF 운영

컨트롤타워 복원 여부는 내년에…향배 주목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사기(社旗)가 나부끼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삼성그룹 모든 계열사 사장이 지난 26일 경기 용인 인재개발원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알려지면서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2017년 2월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 이후 6년여 만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 사장들은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회장 주재로 올해 경영 성과와 내년 사업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동남아시아 출장으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은 미전실을 해체한 뒤로 전자·건설·금융 계열별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삼성물산 EPC(설계·조달·시공)경쟁력강화TF, 삼성생명 금융경쟁력TF 등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통합 컨트롤타워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삼성 측은 옛 미전실 같은 조직의 부활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그간 삼성은 회장 직속 조직을 통해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사안과 전략을 논의하고 결정해 왔다.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을 보좌한 비서실이 시초다. 이건희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구조조정본부로 조직을 개편했다. 2006년에는 전략기획실로 이름을 바꿨으나 '삼성 비자금' 사태로 2008년 이건희 회장이 물러나며 해체됐다.

이건희 회장은 2010년 경영에 복귀했고 미전실이 신설됐다. 그러나 2017년 박근혜·최서원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미전실 시대는 막을 내렸다. 삼성이 '삼성그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도 이때부터다.

현재 3개 TF는 미전실과 비교하면 상당히 느슨한 체제로 볼 수 있다. 계열마다 전략을 짜고 사업을 지원하지만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큰 그림'을 그리지는 않는다. 정현호 부회장과 김명수 삼성물산 사장, 박종문 삼성생명 사장 등 각 계열 TF장 3명 모두가 미전실 출신이라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 10월 취임하면서 컨트롤타워 부활설이 다시금 나오기 시작했다. 이전과 달리 여론도 대체로 우호적인 분위기다. 삼성의 준법경영 감시 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에서도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찬희 준법감시위원장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달 초 진행된 내년도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컨트롤타워 복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내년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을 전후로 이재용 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하고 통합 전략 기획·지원 조직이 신설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이 컨트롤타워 없이 전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정례화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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