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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ESG-외국에서 배운다]⑪사회공헌 활동의 원조, 기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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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뉴 ESG-외국에서 배운다]⑪사회공헌 활동의 원조, 기네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문은주 기자
2022-11-24 08:05:22
ESG 경영 조상격 CSR 우수사례 주목...19세기부터 파격적 직원 복지 주도 1890년부터 빈곤층 주택 지원 프로그램 운영...'기네스 파트너십'으로 확장 지역화폐 기능 있는 맥주수당 지급...150년된 사내진료소 지역주민에 개방
 

아일랜드 더블린 소재 기네스 스토어하우스 [사진=문은주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1759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거의 폐쇄 직전인 양조장이 사업가인 아서 기네스의 눈에 띄었다. 영국 식민 정책상 주조시 거액의 세금을 물던 시기였다. 수완이 좋았던 기네스는 9000년 동안 연간 45파운드(약 7만 2200원)를 내고 양조장을 빌린다는 계약을 이끌어낸다. 황금빛 하프 로고로 유명한 흑맥주 '기네스'가 탄생한 배경이다.

동네 양조장에서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기네스는 요즘 뜻밖의 키워드로 눈길을 끌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조상 개념인 사회책임경영(CSR)의 우수 사례로 떠오르면서다. 직원의 의료·주거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자금을 모아 시스템을 만들고 그런 작업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을 오랫동안 지속해왔다는 것이다.

◆의료 서비스부터 주택까지...'직원 복지' 넘어 사회 공헌으로

기네스가 재정·의료 면에서 직원 대상의 복지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부터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도시가 급성장하면서 주택난과 의료난이 심각하던 때다. 회사 측은 1872년부터 직원들이 임대해서 거주할 수 있도록 양조장과 주변 부지에 약 300가구 규모의 주택을 건설해 제공했다. 주택 제공 사업은 곧 지역 사회로 확대됐다. 

1890년 기네스 양조장 설립자의 증손자인 에드워드 세실 기네스가 더블린과 영국 런던의 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해 20만 파운드를 기부해 신탁 프로그램인 '기네스 트러스트'를 만들면서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기네스 파트너십'이라는 주택·요양 서비스 제공 프로그램으로 확장, 운영되고 있다. 2018년 기준 약 6만 6000채를 관리하면서 14만명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기네스가 직원 복지 차원에서 시작한 최초의 사내 진료 서비스를 받는 모습[사진=기네스 스토어하우스]


기네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27년까지 주도적으로 경영을 이끌었던 에드워드 세실 기네스는 "이 문명과 삶의 방식에 기여하는 것이 회사와 주주의 의무일 뿐만 아니라 이익이 된다고 항상 느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관계자인 직원을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보고 직원에게 최대 복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체 지역 사회를 위한 많은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사회적 책임 의식을 유지해온 배경으로 꼽힌다.

고용 안정성은 대표적인 직원 복지로 알려져 있다. 기네스 직원들은 제1차 세계대전이 진행중일 때도 해고 등의 조치 없이 더블린 지역 평균 임금 대비 10~20% 높은 임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기네스 연금'도 타 기업과 다른 재정 혜택이었다. 1860년께부터 지급되기 시작한 기네스 연금은 은퇴한 직원이나 가족을 잃은 직원 가족에게 지급했다. 

사망한 직원의 가족에게 수당을 지급하거나 원할 경우 미망인이 양조장 내 간병인, 미화인 등으로 연계 고용될 수 있도록 했다. 또 14세 미만의 자녀가 있을 경우 추가 수당을 지급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초창기 회사가 자발적으로 근로자에게 제공해왔지만 1949년에는 연금 기금으로 정착돼 직원 대출 등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네스는 국제안전보건경영시스템 기준인 'OHSAS 18001'을 인증 받았다. 직원들과 회사 방문자, 지역 사회 일원들을 질병과 사고 등 모든 안전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자발적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이 활동의 시초는 1870년 문을 연 직원 대상의 무료 진료소라고 회사 측은 밝히고 있다.

직원과 직원 가족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최초의 의료 서비스로, 치료 받는 기간 동안 주급의 최대 3분의 2까지 병가 수당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치도 이뤄졌다. 150년 넘게 운영되던 이 진료소는 현재 '기네스 메디컬 센터'라는 이름의 1차 병원으로 덩치를 키우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맥주 수당'을 즐기는 사람들. 19세기까지 기네스는 직원들에게 하루에 파인트 2잔씩 맥주를 무상 제공했다.[사진=기네스 스토어하우스]


회사는 직원들의 '먹는 문제'에도 신경을 썼다. 삼시 세끼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것과 별개로 '맥주 수당'을 지급했다. 맥주 수당은 21세 이상의 모든 남성 직원에게 하루 파인트 2잔(약 900㎖)을 무상으로 지급한 제도다. 동료들과 술을 마셔도 되고 원하지 않을 경우 일종의 교환권으로 바꿔서 지역 내 협력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다. 1886년부터 직원들에게 무료 기차표와 추가 수당을 제공하는 여행 제도도 빼놓을 수 없는 복지 제도다.

◆새로 시작한 젠더 다양성 실험..."CSR 우수 사례"

기네스는 지역 사회의 건강 증진에도 관심을 가진 듯 하다. 1903년에는 직원 간 친목을 도모하고 체육 활동을 육성하기 위해 '기네스 경기 연맹(GAU· Guinness Athletic Union)'을 만들어 운영했다. GAU에 따르면 당초 이 활동은 직원들 사이에서 소모임 형식으로 만들어졌으나 회원이 늘면서 규모가 커졌다. 

회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설을 확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자 에드워드 세실 기네스는 운동장으로 활용하던 부지를 노조에 기증했다. 회사 차원에서 2만 파운드를 기증하는 등 금전적 지원도 끊지 않았다. 더블린 시내 외곽에 마련된 운동장 등 체육 시설은 지금까지도 필드 하키, 럭비 등 많은 스포츠 클럽이 홈 경기를 하는 본거지로 활용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기네스는 최근 나이지리아에서 새로운 시도를 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여성들에게 '디아지오 바 아카데미(DBA)'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DBA는 여성 바텐더 수를 늘리기 위해 남성은 물론 여성에게 세계적 수준의 바텐더 교육과 장학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성 불평등 문화 등으로 인해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제한돼 있는 나이지리아 상황을 고려한 다양성 및 포괄성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프로그램은 일자리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는 여성들에게 바텐딩이나 고객 응대 등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경제적 자립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DBA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DBA 트레이너 훈련도 받을 있다. 30일간 진행되는 이 훈련은 앞선 프로그램에서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해주는 것으로, 훈련이 끝나면 나이지리아 내 기네스 파트너 업체에서 3개월간 인턴십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양성과 포용성 프로그램을 통해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가는 모든 곳에서 가장 포용적이고 다양한 문화를 만들고 시장을 선도하는 정책을 형성한다"라고 말했다.

수혜자들이 DBA 프로그램을 통해 재능을 살리고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일랜드 더블린 소재 기네스 스토어하우스[사진=문은주 기자]


기네스 사례는 최근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ESG 경영 관련 교육 현장에서 우수 사례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 고용하는 직원들을 곧 이해관계자로 보고 관리했다는 면에서다. 

우용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소장은 "건강한 직원이 건강한 물로 기네스 맥주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공헌 철학이 곧 경영 철학으로 자리한 것"이라며 "ESG 경영에서는 주로 환경(E)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있는데 보고서에 제출하기 위한 수치에 집중하기보다 기네스처럼 제품 생산 초기 단계부터 사회에 공헌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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