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광물 확보전 나선 韓 배터리, 일단 '청신호'는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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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2022-11-22 14:24:49

美 IRA 대비 공급망 현지화 속도

생산기지 '이상無'…관건은 '광물'

내년 40% 맞추는 덴 문제 없을 듯

LG에너지솔루션 김동수 전무(오른쪽)와 크리스 얀델 컴파스 미네랄 리튬사업부장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향후 전기차 수요 증가와 IRA 시행이 맞물리며 배터리 산업은 중·장기적으로 호황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내 생산기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공급망 현지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생산물인 배터리 셀과 배터리 팩을 생산하기까지 양극재와 음극재, 그리고 여기에 쓰이는 광물까지 미국과 캐나다·호주 등 우방국에서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IRA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의 생산지도 포함한다. 또한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광물을 사용해야 한다. 당장 내년부터 양극재에 사용된 광물 중 40%를 미국 등에서 조달해야 하고 이 비율은 2027년 80%까지 점차 높아진다. 광물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중국을 미국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IRA가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지난 8월 이전부터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IRA는 배터리 광물의 '탈(脫)중국화'를 빨라지게 했다.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에는 리튬, 코발트, 니켈, 알루미늄, 망간 등 광물이 사용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광물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주요 광물 가운데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광물로 망간(99%), 흑연(87.7%) 등을 꼽기도 했다.

광물이 채굴된 지역과 별개로 대부분이 중국 업체에서 제련되는 실정이다. 전 세계 제련 광물 생산량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리튬은 60~70%, 코발트는 80% 이상, 니켈과 망간은 70~90%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비교적 발 빠르게 대응한 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부터, SK온은 올해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원재료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했다. 이달 들어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컴파스미네랄과 탄산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SK온이 칠레 SQM과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

지금까지 체결된 광물 구매·공급 계약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칠레 SQM(탄산리튬·수산화리튬), 캐나다(수산화리튬·황산코발트·니켈), 미국(탄산리튬·수산화리튬)으로 수급처를 확장했다. SK온은 칠레(리튬), 호주(리튬·흑연), 한국(리튬·니켈), 스위스(코발트) 등으로부터 광물을 공급받는다.

배터리 양극재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튬만 놓고 본다면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포함해 내년부터 2030년 무렵까지 총 100만 톤(t)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일단 내년에 맞춰야 할 북미 등 광물 사용 비중(40%)을 충족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양극재에 쓰이는 나머지 광물은 새로운 공급처를 찾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다. 통상 1기가와트시(GWh) 용량만큼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양극재는 2000t 정도다. 배터리 3사가 오는 2025년 미국에서 확보할 연간 생산능력은 420GWh 정도다. 공장을 100% 가동한다고 가정하면 못해도 80만t 이상은 양극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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