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유비무환' 배터리 업계, 민주·공화 누가 돼도 '맑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2-11-22 14:24:39

하원 다수당 된 공화, 상원 수성한 민주당

LG·SK·삼성, 2025년 최대 424GWh 확보

IRA 개정 여부 상관없이 호황 진입 초읽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캘리포니아주 오션사이드의 미라코스타 칼리지에서 마이크 레빈 하원의원의 재선을 지원하는 유세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개표 상황을 지켜보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상황은 유비무환에 가깝다. 산업계가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배터리 3사는 느긋하다.

미국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일(미국 동부시간) 현재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하원의회는 공화당이, 상원의회는 민주당이 각각 다수당 지위에 오를 전망이다.

하원의회에서는 공화당이 전체 435석 가운데 과반인 218석을 차지하며 다수당이 됐다. 민주당은 212석을 확보한 상황이다.

상원의회는 민주당이 전체 100석 가운데 48석, 공화당이 49석을 각각 얻었지만 다수당 지위는 민주당이 지켜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교섭단체에서 활동하는 무소속 의원 2명을 포함하면 50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상원 의장을 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찬성·반대가 동수일 때 결정권)를 갖는다.

미국 의회에서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이 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개정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IRA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배터리 분야에 중간선거가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산업이 처음부터 IRA 수혜 대상은 아니었다. 지난 8월 미국 의회에서 IRA가 통과될 때만 해도 국내 배터리 3사에 돌아올 이해득실을 따지기 어려웠다. IRA에서 규정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요건을 맞추려면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가 북미에서 제조돼야 한다. 또한 배터리에 쓰인 광물과 소재의 일정 비율 이상을 북미 또는 미국의 우방국에서 조달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생산기지 현황과 구축 계획[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3사, 글로벌 생산능력 절반을 북미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재빠르게 대응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IRA를 추진한 배경이 중국 견제와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인 만큼 현지 생산 기조를 강화했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자국 기업이 독식한 중국을 빼고 유럽과 미국에 생산기지를 집중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배터리 3사가 북미에서 오는 2025년까지 목표로 잡은 내 연간 생산능력은 총 424기가와트시(GWh)로 추산된다. 이들 회사의 2025년 글로벌 생산능력 예상치(874GWh)의 절반 수준이다. 물량 대부분을 북미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북미에 251GWh 생산능력을 갖춘다. 글로벌 생산능력 540GWh의 46%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간 합작사인 얼티엄셀즈는 이달 초 양산을 시작한 오하이오주(州) 소재 1공장이 연간 40GWh를 생산할 수 있다. 내년 테네시주에 들어서는 2공장에서는 45GWh, 2025년 미시간주에 지어질 3공장에서는 50GWh가 각각 생산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넥스타에너지는 2024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45GWh를 생산한다. 일본 완성차 기업인 혼다와는 2025년 40GWh 규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단독 공장도 새로 짓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2년부터 미시간주에 20GWh 규모 공장을 가동 중이다. 여기에 4680규격(지름 46㎜, 길이 80㎜) 원통형 배터리를 연간 11GWh 규모로 생산하는 공장을 오는 2024년 애리조나주에 짓는다.

SK온은 2025년까지 북미에 총 150GWh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생산능력 220GWh 가운데 68%가량을 차지한다.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가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서 129GWh를 생산한다. 이 가운데 테네시 공장은 포드의 전기차 조립 공장과 함께 지어질 예정이다.

단독 공장으로는 올해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 1공장이 10GWh 생산능력을 갖췄고 내년 완공되는 2공장이 12GWh를 생산할 수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오는 2025년 인디애나주에 23GWh 규모 공장을 짓는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최대 40GWh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이 무렵 삼성SDI의 글로벌 총 생산능력은 114GWh로 예상된다.
 

SK온 글로벌 생산기지 현황과 구축 계획[사진=SK온]


◆차고 넘치는 '수요'에 호황 누릴 일만 남았다

국내 배터리 3사는 IRA 통과 이전부터 미국 내 생산기지 구축 계획을 공격적으로 수립했다. 특히 단독 공장과 더불어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수주 걱정을 덜었다. 수요가 충분히 확보된 상황에서 공급만 원활히 해주면 매출이 보장된 셈이다.

더구나 미국에서 짧게는 2025년, 길게는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상태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2025년 460GWh, 2030년에는 1200G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IRA로 완성차 업계가 미국 내 생산시설 구축에 박차를 가하면서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배터리 업체가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물량만 400GWh가 넘는다고는 하지만 이는 공장을 풀가동했을 때다. 현실적으로 가동률은 80~90% 수준인데 공장 완공 첫해에는 이보다 낮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배터리 제품은 수요에 못 미칠 수 있다.

아울러 IRA는 미국에 진출한 완성차 제조사가 중국산 배터리를 쓰지 않도록 유도함으로써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역으로 IRA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약진을 지속했는데 IRA로 인해 중국 이외 지역으로 진출할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과 중국 가운데 중국 업체를 빼면 미국에서 주도권을 쥘 업체는 한국 배터리 3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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