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연말·월드컵 특수 없다…가전업계, 혹독한 겨울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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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2022-10-31 13:55:00

삼성·LG전자 3분기 매출 '성장' 이익은 '위축'

'광군제·블프' 등에도 경기 침체가 찬물 부어

삼성전자(위)와 LG전자 회사 상징(CI) [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가 연말을 맞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같은 연례 행사를 비롯해 카타르 월드컵까지 예정된 상황이지만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두 회사 모두 지난 3분기(7~9월)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으나 속을 뜯어보면 부진의 징후가 감지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생활가전과 TV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삼성전자 DX부문 중 생활가전과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매출 14조7500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14조1000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이 기간 76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3분의 2가 빠졌다.

LG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생활가전과 공조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 매출은 7조4730억원으로 1년 전(7조613억원)보다 늘었다. 역대 3분기 중 가장 높은 매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5016억원에서 2283억원으로 감소했다.

일반 가전보다 TV가 경기 침체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VD사업부 매출은 올해 1분기 8조7200억원에서 2분기 7조5400억원, 3분기 7조8600억원으로 성장이 정체됐다. LG전자 HE사업본부 매출은 지난해 3분기 4조1816억원에서 올해 3조7121억원으로 10% 넘게 빠졌다. 특히 영업이익은 앞선 2분기 189억원 손실을 낸 데 이어 554억원으로 그 규모가 커졌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대유행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보복 소비'가 이어졌다.

그러나 공급망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인플레이션이 심해졌다. 여기에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빅 스텝'과 '자이언트 스텝' 등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달러 가치가 높아졌다. 미국은 전 세계 풀린 달러를 거둬들였고 미국을 뺀 나머지 국가 통화 가치가 떨어졌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일반적으로 4분기는 성수기로 간주되지만 대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례적인 '겨울 월드컵'에 대한 기대도 거의 사라졌다. 시장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

업계는 고급화 전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거시경제 리스크(위험)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수요를 선점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시장 수요 위축이 확대되고 업체 간 경쟁은 심화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가를 인상하고 원가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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