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IPO·실적호조...'권영수 리더십' 다음 목표는

문은주 기자입력 2022-02-17 06:00:00
취임 2달만에 IPO 흥행성공 '배터리통'...中CATL 제치고 글로벌 1위 도전 美오하이오·테네시 이어 미시간주 투자...북미 생산 능력만 200GWh 수준 상장·실적 개선으로 확보 자금 충분...국내 오창·印尼 등에 생산라인 추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지난달 기업공개(IPO)로 증권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좋은 실적으로 겹경사를 맞았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42% 증가한 17조 85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685억원으로 2018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흑자 규모도 역대 최대다.  IPO이후 주가는 공모주를 확보한 기관과 외국인의 이익실현과 새롭게 투자하려는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투자로 아직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하지만 증권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 성장성이 돋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손바뀜이 마무리되면 주가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업체 GM·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관련 비용을 반영하고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규 전기자동차 출시가 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덩달아 증가한 데 힘입어 좋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 수요 성장 등을 고려해 올해 매출 목표를 약 19조 2000억원으로 잡았다. 전년 매출 대비 약 8% 높은 규모다. 

올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에 총 6조 3000억원 가량을 투자한다고 밝힌 가운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의 또 다른 승부수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미뤄졌던 IPO를 취임 두 달 만에 현실화한 만큼 경쟁사를 제치고 시장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리콜 악재 딛고 IPO 성사까지...'권영수 리더십' 다음 목표는 

LG에너지솔루션의 IPO는 밑그림이 나왔을 때부터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수요 예측에서 기관 주문액이 역대 최고치인 1경 520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일반 청약 첫날에는 33조원이 몰리면서 역대 기록을 갱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를 많이 받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의 의무보유확약과 기관의 허수 청약을 문제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가 공모주 청약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될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코스피 신규 상장 기념식에서 상장 기념 북을 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인 IPO로 꼽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20년 12월 LG화학 이차전지 부문에서 분할된 뒤 당초 작년 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GM의 대규모 리콜 사태로 인해 IPO 일정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리콜 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된 것이 화근이었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는 통상 영업이익 등 주요 실적을 반영하는데 리콜 충당금이 실적에 비용으로 반영되면 영업이익이 쪼그라드는 만큼 IPO 자격 조건을 충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판이 바뀐 건 권영수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다. 권 부회장은 1979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해 해외투자실, 미주법인 등을 두루 거친 LG맨이자 '배터리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을 맡아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취임 2년 만에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이끌기도 했다. 

배터리 사업에 복귀하기 전에는 LG그룹의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서 신사업을 주도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LG전자 경영지원담당 상무보로 발탁된 뒤 재경팀장 상무로 승진했다. LG전자 최고재무관리자(CFO)와 LG디스플레이 대표 등도 역임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취임한 직후에는 LG로 이동해 최고운영책임자로서 그룹 차원의 중심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권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부회장에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IPO를 성공시킨 권 부회장은 앞으로 대대적인 투자에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260조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 등을 강점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CATL을 누르고 세계 1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CATL과 달리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거점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만큼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사용량 1위 업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36.5%로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 누적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54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2위 업체인 파나소닉(24%)과의 점유율 격차도 더 벌렸다. 

업계 관계자는 "IPO로 자금을 확보해서 안정적으로 기술 개발부터 해나가겠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는 데 있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IPO를 계기로) 공격적인 개발 속도나 시장 점유율 등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내 영토 확장 출사표..."질적 향상·양적 팽창 두 마리 토끼 잡아야"

권영수 부회장의 지휘 아래 LG에너지솔루션은 IPO로 확보한 10조 2000억원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친환경 소재와 전지 소재 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북미 지역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대대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 공장 현황 [사진=LG에너지솔루션]


먼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는 2024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미국 미시간주 소재 신규 3공장에 26억 달러(약 3조 1499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2025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한 후 연간 생산 규모를 50GWh까지 늘리기로 했다.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약 70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얼티엄 셀즈는 오하이오주에 제1공장(35GWh+α), 테네시주에 제2공장(35GWh+α)을 건설하고 있다. 각각 올해와 내년에 양산을 시작한다. 양사는 두 공장의 생산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향후 제 3공장을 포함해 연 12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양사가 합작회사 설립을 발표한 지 2년여 만에 추가 신규 공장 건설을 확정한 이유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북미 전기차(EV+PHEV 기준) 배터리 시장은 2021년 46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286GWh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 평균 성장률만 58%에 달한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국 미시간 주에 위치한 단독 배터리 생산공장 외에도 북미 3대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연간 40GWh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현재 후보지를 검토 중이며 올해 2분기 착공해 2024년 1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미 고객사 합작법인과 단독 투자를 모두 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내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0GWh에 달할 전망이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북미-중국-폴란드-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 글로벌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주요 거점별 현지 생산을 통한 물류 비용 최적화 △현지 정책 및 시장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근거리에서 완성차 업체에 제품 적기 공급 및 기술지원 등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북미 이외 지역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일단 2023년까지 오창 공장에 645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용 원통형 전지 생산 라인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생산 능력을 22GWh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인도네시아에서 10GWh의 배터리 셀 합작공장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소형 리튬이온·중대형 자동차 전지 등 중대형 전지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권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IPO로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 등에 추가 투자를 하면 2차 전지 시장 내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제품의 질적 향상과 양적 팽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라며 "경쟁이 격화할수록 배터리 관련 특허나 차별화되고 특화된 배터리 기술이 시장 주도권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연구개발(R&D)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미국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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