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카카오게임즈, 플랫폼사에서 개발사로…멈추지 않는 도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3-17 05:15:00

달빛조각사 개발사 인수로 수직계열화

카톡 발판 국민 일상 즐겁게 하는 게임사로

카카오게임즈 사옥.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연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카카오의 저력이 게임 사업으로 뻗고 있다. 출범 4년을 맞은 카카오게임즈는 플랫폼사에서 퍼블리셔, 개발사로 성장하며 중견업체 반열에 오르고 있다.

카카오는 2019년 연간 매출 3조898억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28% 오른 수치다. 4분기 게임 콘텐츠 부문은 그해 10월 출시한 달빛조각사가 전체 게임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전분기 대비 7%,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한 1059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4월 다음 게임과 엔진이 합병해 7월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카카오 게임 사업의 전환기다. 2012년부터 게임사에 카톡을 로그인 수단으로 제공해 캐주얼 게임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를 흥행시킨 이후 사업을 본격화 했다. 기존 채널링 위주 사업은 전문적인 퍼블리싱 사업으로 개편됐다. 2017년에는 카카오 내 게임 사업 부문을 카카오게임즈에 통합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 사장은 엔진 시절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휘봉은 합병 이후 엔진부터 같이 지낸 조계현 대표이사가 나눠 쥐었다.

남궁 대표는 경영과 내부 개발, 서비스, 신사업을 총괄한다. 조 대표는 PC 온라인과 모바일 퍼블리싱 사업을 이끈다.

자회사 역할 분담도 명확하다. 2018년 세워진 프렌즈게임즈는 카카오프렌즈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 개발사다. 지난해 설립한 라이프엠엠오, 2017년 인수한 카카오VX(옛 마음골프) 등이 각각 신사업을 진행한다. 유럽(네덜란드)과 미국(캘리포니아), 일본(도쿄)에 각각 해외법인도 두고 있다.
 

[사진=달빛조각사 누리집 갈무리]

◆카톡 영향력 발판으로 경쟁력 확보

카카오게임즈 발판은 카톡이라는 점에서 입지가 유리하다. 지난해 4분기 카카오톡(카톡)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4485만9000명이다. 2016년 4분기 4208만명에서 300만명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국민 대다수가 카톡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와 친숙한 점이 카카오게임즈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는 용산 사옥에서 스트리밍 VR게임 최초 진출을 선언했다. 초저지연 기술을 살린 독점 게임 콘텐츠로 가입자를 흡수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유플러스는 롯데월드·카카오VX와 손잡고 카카오 프렌즈 IP 기반 VR 테마파크 게임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콘텐츠 힘을 보여준 장면은 이때 연출됐다. 스트리밍 VR게임 콘텐츠를 LG유플러스에 독점 제공하느냐는 질문에 카카오 측이 “저희 테마파크 VR은 일정기간 LG유플러스에 독점 제공한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저변 확대를 위한 부분이 진행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무대에 오른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멋쩍은 표정으로 “오랫동안 저희에게만 제공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게임 전반이 카카오 프렌즈에 기댈 수는 없다. 카카오게임즈가 유통하는 게임은 장르도 구성도 다양하다. PC 온라인게임은 국내에서 ‘패스 오브 엑자일’과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북미와 유럽에서 ‘검은사막’ 등 대작을 서비스하고 있다.

모바일은 ‘달빛조각사’와 ‘테라 클래식’,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리:다이브)’, ‘음양사’,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등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사업의 강점인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도 ‘프렌즈타운’과 ‘프렌즈레이싱’, ‘프렌즈마블’, ‘프렌즈팝콘’ 등을 갖추고 있다.
 

[자료=카카오게임즈 제공]

◆달빛조각사 개발사 인수로 개발사 입지

개발사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달빛조각사 제작사 엑스엘게임즈 지분 52.97%를 1180억9218만4000원에 취득했다. 엑스엘게임즈는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개발자로 유명한 송재경 대표가 2003년 세웠다. 회사는 이로써 플랫폼과 퍼블리싱, 개발 등의 수직 계열화를 강화하게 됐다.

카카오게임즈가 MMORPG를 선택한 이유는 통계로 엿볼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그해 5~6월 모바일 부문에서 RPG 게임 이용자 수(15.7%)가 퍼즐(24.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응답자 1794명 중 남성이 34.8%, 20대의 40.1%가 이 같이 답했다. 모바일 RPG 게임 인기는 30대(36.2%)와 40대(32.5%) 순으로 높았다. 주요 경제활동인구 셋 중 한 명은 RPG를 즐긴다는 의미다.
 

2016~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 (단위: 억원) [자료=카카오게임즈 제공]

다각도로 모색해온 사업은 최근 3년간의 성과로 드러난다. 2016년 설립 첫해 매출 1013억원에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매출 4208억원에 영업이익 472억원으로 4배 성장했다.

카카오게임즈의 미래 준비 핵심어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게임화)’이다. 대중의 실생활을 게임처럼 즐겁게 만든다는 의미다. 웹툰과 엔터테인먼트 등에 강점을 가진 카카오 계열사와 협업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한 신사업 동력은 지난해 시작된 실시간 전국민 상호작용 방송 ‘프렌즈타임’이 대표적이다. 퀴즈와 가위 바위 보 등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이 게임은 카톡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최후의 1인에게 주어지는 100만코인 등 보상을 얻기 위해 수만명이 도전에 나섰다. 프렌즈타임 카카오채널 가입자 수는 161만명에 이른다.

라이프엠엠오는 위치기반 기술을 접목한 신규 모바일게임 ‘아키에이지 워크(가칭)’를 개발중이다. 위치 기반 경쟁의 재미와 보상, 성취감을 녹여낸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꿈은 의미가 남다르다. 목표를 카톡 이용자 수만큼만 잡아도 4500만명의 일상이 게임처럼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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