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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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 줄줄이 회생절차 졸업…고금리·미분양 부담에 업황 회복은 '안갯속'
[이코노믹데일리]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법정관리로 내몰렸던 중견 건설사 가운데 일부가 회생 절차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자구책 마련에 성공한 기업이 등장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반적인 불황이 끝났다고 보기 이르단 평가가 이어졌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신동아건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했다. 지난 1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금경색이 심화돼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회사가 내년도 회생채권을 조기 변제하고 출자전환과 감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화했다고 판단했다. 또 임시주주총회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선임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틀을 다졌다. 지난 주주총회를 통해서는 회생절차 돌입과 동시에 자리에서 물러났던 김세준 사장이 신임 대표로 복귀했다.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나선 신동아건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가장 먼저 본사를 강동구로 이전했다. 용산구에 있던 기존 사옥은 직접 개발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빙고역세권 개발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이 사옥은 내년 상반기 중 착공과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수주 전략은 공공 공사와 정비사업 재편하고 조직 효율화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아건설뿐만 아니라 대우산업개발도 약 2년 만인 올해 6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7월에는 진주완 신임 대표가 공식 취임하면서 경영 체계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대우산업개발은 현재 서울 영등포, 경북 경산 등에서 약 2000억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도 중단됐던 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년주택 사업을 재개했다. 이와 함께 공공 부문 수주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을 꾀하는 중이다. 이처럼 일부 중견사들이 회생 국면을 빠져나오자 업계에서는 불황 속에서 회복 가능성의 실마리가 보인다는 시선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사는 총 9곳(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대저건설, 안강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 삼정기업, 벽산엔지니어링, 이화공영, 대흥건설)인데 신동아건설은 자체 자구책으로 회생에 성공해 더 주목받는 분위기다. 일부 기대와 달리 건설업계 전반의 어려움은 현재진행형이다. 법정관리 건설사 대부분이 아직 회생 초기 단계에 있고 미수금 조정, 담보 협의, 회생계획안 작성 등 과제도 산적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몇몇 중견사들이 회생절차를 벗어나기 시작했지만 이를 업황 반등 신호로 보긴 힘들다”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나 조직 재편 같은 숙제가 남아 있는 만큼 회생은 출발점이고 실질적인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25-12-01 08: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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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강화"에 힘 실었지만… 지원 비어 있는 조달개혁, 중소건설사에 더 가혹해졌다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공공조달 제도를 크게 손보면서 건설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제재가 한층 강화됐지만, 정작 안전관리를 끌어올릴 실질적 지원책은 빈약해 중소건설사의 부담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일 발표한 공공조달 개혁안에서 건설사의 안전관리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을 대폭 바꿨다. 그동안은 ‘가점’으로 처리하던 안전항목을 아예 핵심 배점으로 옮겨, 사고 이력이 있는 기업은 감점을 피하기 어려운 형태가 됐다. 여기에 적격심사에서도 중대재해 이력을 별도로 감점하도록 하면서 사고 발생 경력은 공공사업 진입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으로 떠올랐다. 사고 이력이 남지 않도록 회사 이름을 바꾸거나 영업을 넘기는 방식의 ‘우회’도 차단됐다. 법인 분할이나 명의 변경이 있어도 제재가 그대로 이어지도록 규정을 정비한 것이다. 정부는 “조달시장에 안전을 명확한 기준으로 세우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업계가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계약보증금 인상이다. 중대재해로 입찰제한 처분을 받은 기업이 법원에서 집행정지를 받아도 보증금 부담은 두 배로 뛴다. 100억원대 공사라도 보증금이 기존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고, 1000억원대 공사는 100억원에서 200억원 수준을 예치해야 한다. 자본력이 넉넉지 않은 중소·중견사는 입찰 자체를 접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한 중견건설사 임원은 “사고를 줄이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보증금 부담이 이렇게 커지면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는 입찰 문턱에서 걸린다”며 “결국 자금력을 기준으로 시장이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안전투자 비용을 적정하게 반영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소형 공사의 낙찰하한율을 높이고 대형 공사에서는 설계 과정에서 물가 변동을 더 폭넓게 인정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강화된 안전기준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인력 충원, 장비 보강, 감리 강화 등 실제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목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제재가 지나치게 앞서가면 중소사는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며 “시행 과정에서 보완책을 더 세밀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들어 중대재해 예방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된 사고는 묵과할 수 없다”고 언급한 뒤 관련 제도 개선이 속도를 냈고, 이번 개혁안은 이러한 흐름이 공공조달 영역으로 확장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목표 자체는 필요하지만, 현장의 여력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제재와 지원이 균형을 이루지 않을 경우 공공사업 참여 기업이 급격히 줄어들며 경쟁 자체가 왜곡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개혁안이 실제로 건설현장의 안전문화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중소업체의 시장 진입을 좁히는 방향으로 흐를지는 향후 구체적인 시행기준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2025-11-2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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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떼입찰보다 더 큰 문제는 내부거래… '돈이 그룹 안에서만 도는' 대방건설의 실체
[이코노믹데일리] 대방건설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이 ‘벌떼입찰’에서 ‘내부거래’로 옮겨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와 정부 공공택지 정책 변화가 겹치면서, 매출의 대부분을 계열사와의 거래에 의존해온 대방건설의 성장 공식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현재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는 이 사건 변론을 오는 12월 18일 종결하고, 내년 초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올해 2월 대방건설과 일부 계열사에 총 205억60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2014~2020년 공공택지 6곳을 다수 계열사 명의로 낙찰 받은 뒤, 이를 자녀가 최대주주로 있는 대방산업개발 등 5개 계열사에 넘겨 이익을 몰아준 ‘부당지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과징금 규모만 놓고 보더라도 타격은 적지 않다.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252억원을 기록한 대방건설 입장에서 200억원대 과징금은 사실상 순이익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 “벌떼입찰도 문제지만, 실제로 더 큰 리스크는 내부거래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재무제표를 보면 대방건설의 사업 구조는 외부 시장보다는 그룹 내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대방건설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조61억원 가운데 8805억원, 비율로는 87.5%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공공택지를 계열사 여러 곳이 동시에 입찰해 낙찰 확률을 높이고, 이후 택지는 시행사 역할을 맡은 계열사가 가져가며, 시공은 다시 대방건설 본사가 맡는 구조다. 이런 ‘벌떼입찰 → 계열사 전매 → 본사 시공’의 3단 구조가 곧 대방 특유의 수익 모델이자 내부 이익 순환 시스템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익률도 비정상적으로 높다. 대방건설의 영업이익률은 11%, 핵심 계열사 대방산업개발은 15.5%로, 건설업 평균(2~3%)을 크게 웃돈다. 다만 이는 외부 경쟁을 거친 시장 수익이라기보다, 공공택지에서 출발한 사업 이익이 그룹 내부 법인 사이를 돌며 쌓인 결과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구조냐”는 의문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내부 자금 순환을 둘러싼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방건설은 올해 들어서만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34건, 총 8419억원 규모의 자금대여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이 계열사 운영비와 사업비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장에서는 “벌떼입찰로 확보한 택지에서 나온 이익을 계열사에 몰아주고, 다시 본사 자금으로 지원하는 순환 고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정위 제재의 핵심 쟁점은 단순히 입찰 방식이 아니라, 공공택지에서 발생한 이익이 총수 일가와 계열사 내부에서만 순환했느냐 여부”라며 “이번 소송 결과는 과징금뿐 아니라 향후 내부거래와 자금대여 관행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 변화도 대방건설의 기존 사업 모델에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재명 정부는 공공택지를 민간에 분양하는 방식을 줄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접 시행·분양까지 맡는 구조 개편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 대방건설은 공공택지를 확보한 뒤, 시행·시공을 그룹 내부에서 소화하는 자체사업으로 몸집을 키워왔지만, LH 직접 시행이 확대되면 이 같은 방식의 먹거리는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방건설처럼 택지 기반 분양 이익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견사에게는 공정위 제재와 공공택지 정책 변화가 동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며 “도시정비나 민간주택, 임대·에너지 등 신규 축을 키우지 못하면 성장 둔화를 넘어 구조적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방건설은 이 같은 모델을 바탕으로 2015년 8289억원이던 자산을 올해 6조6542억원까지 늘리며, 자산총액 5조원을 돌파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올라섰다. 하지만 공정위 소송과 정책 환경 변화로, 그동안의 ‘성장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건설 정책 전문가들은 “벌떼입찰만 손봐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공공택지에서 출발한 이익이 특정 기업집단 내부에서만 반복 순환되는 구조를 제도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공공 자원이 총수 일가의 사금고 역할을 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방건설 사례는 단일 기업 문제가 아니라, 공공택지·내부거래·계열사 전매를 둘러싼 제도 허점이 한꺼번에 드러난 사건”이라며 “이번 판결과 후속 제도 개선이 ‘내부거래 중심 성장 모델’에 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1-11 16: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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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vs 재무통'···건설사 인사 시즌, 명암 갈린 생존 전략
[이코노믹데일리] 건설업계가 연말 인사 시즌에 들어서며 희비가 갈리고 있다. 한쪽은 신사업 확장을 위한 기술형 조직 개편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다른 한쪽은 급격히 높아진 부채비율과 적자 속에서 재무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워 ‘버티기 경영’에 들어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SK에코플랜트·한화건설부문 등은 기술과 글로벌 사업을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한 반면, 코오롱글로벌·신세계건설 등은 재무통 대표를 선임하며 위기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같은 시기, 같은 업종이지만 회사마다 완전히 다른 인사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 ◆ “기술로 미래를”···신사업 확대 나선 대형사들 대우건설은 지난 7일 발표한 조직개편에서 원자력사업단을 CEO 직속으로 격상했다. 기존 플랜트사업본부 산하 조직을 최고경영자 직속 체계로 올려 투르크메니스탄, 체코, 모잠비크 등 신규 원전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GTX-B 민자사업,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홍천 양수발전소 등 대형 토목 사업을 전담할 CM(건설사업관리) 조직도 새로 만들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술 기반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전사적 체질개선”이라며 “프로젝트 중심의 민첩한 조직으로 개편했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업의 경계를 넘는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김영식 사장은 SK하이닉스 양산총괄 출신으로, 반도체 공정 전문가다. 회사는 “반도체 공정 서비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AI·데이터센터 건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의 전통적 한계를 기술 융합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현대건설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 공략을 위해 웨스팅하우스 부사장 출신 원전 전문가 마이클 쿤(Michael Coon)을 새롭게 영입했다. 대형사들은 공통적으로 ‘신성장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 “재무 안정이 먼저”···적자 기업의 선택은 ‘재무통 CEO’ 반면 중견사들의 분위기는 무겁다. 코오롱글로벌은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388%로 치솟았고, 상반기 순손실만 571억원에 달했다. 신세계건설 역시 상반기 영업손실 368억원, 부채비율 259%로 급등했다. 양사 모두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외부 재무 전문가를 대표로 내세웠다. 코오롱글로벌은 김영범 코오롱ENP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김 대표는 그룹 구조조정본부, 코오롱아이넷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친 ‘위기관리형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신세계건설은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를 선임하며 그룹 내 비용 효율화와 재무 안정화 역할을 맡겼다. 한화그룹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한화 건설부문 신임 대표로 김우석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을 내정했다. 김 대표는 30년간 그룹 내 재무 라인을 거친 전문가로, 안정적 수주와 재무 건전성 강화, 안전경영이 임무로 주어졌다. ◆ “성장과 방어, 두 얼굴의 인사” 올해 건설사 인사의 공통점은 ‘성장’과 ‘방어’의 양극화다. 대형사는 신사업·글로벌 확장이라는 공격 카드를 꺼냈고, 중견사는 재무 안정화와 생존에 방점을 찍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건설경기 양극화의 인사판 반영”으로 본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이제 건설사는 얼마나 짓느냐보다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라며 “수주보다는 현금 흐름, 기술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우선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PF 부실, 고금리, 미분양 리스크가 누적되면서 건설사들의 경영 전략은 ‘공세형’과 ‘수비형’으로 명확히 갈리고 있다.
2025-11-11 09: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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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비사업 '대형사 쏠림' 심화… 중견건설사, 가로주택으로 밀려났다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주요 지역의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시장이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조합원들의 브랜드 선호도와 금융 조달 여건의 차이가 수주 결과를 가르고, 중견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입주했거나 연내 입주 예정인 정비사업 단지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밖 건설사가 시공한 사례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아크로삼성’(대림산업, 419가구), 6월 ‘메이플자이’(GS건설, 3307가구), 11월 ‘래미안원페를라’(삼성물산, 1097가구), 12월 ‘잠실래미안아이파크’(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2678가구) 등 굵직한 단지들이 모두 대형 건설사 손에서 완공됐다. 이 같은 ‘대형사 독주’ 현상은 강남을 넘어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7월 성동구에서 분양한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대우건설), 8월 분양된 ‘신공덕아이파크’(HDC현대산업개발), ‘청계SK뷰’(SK에코플랜트) 등 역시 모두 시공순위 10위 안에 드는 브랜드다. 용산구에서는 ‘호반써밋에이디션’이 올해 3월 입주를 마쳤지만, 110세대 규모의 소형 오피스텔에 불과하다. 서울 전체로 보면 정비사업 시장에서 중견건설사의 자취는 더 희미하다. 올해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둔 단지 중 시공순위 10위 밖 건설사가 시공한 곳은 ‘은평뉴타운디에트르더퍼스트’(대방건설),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두산건설), ‘양평동동문디이스트’(동문건설),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혜림건설) 등 단 4곳뿐이다. 결국 중견건설사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모아타운 등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소규모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시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 현황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29곳이며, 이 중 ‘학동역에스포레논현’(성안종합건설), ‘대진빌라가로주택정비사업’(신태양건설), ‘등촌센트럴르씨엘’(제이앤이건설) 등이 올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기업 건설사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 보니 수도권에서는 소규모 사업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며 “조합이 입찰 조건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명시하는 경우가 많아 브랜드를 보유하지 않은 중견사는 입찰 참여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요 지역의 정비사업이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시장 내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대형사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대규모 사업장을 독식하는 반면, 중견사는 사업성이 낮은 소규모 시장에 집중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것이다.
2025-11-05 08: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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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예산 줄어든 틈새, 중견 건설사 공공공사 '사활
[이코노믹데일리]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공공 공사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정비사업과 주택사업은 대형사가 독식하다시피 하면서 중견사들의 생존 돌파구는 공공 발주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와 집행 지연 탓에 ‘마중물’ 역할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공공공사 수주액 1조55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에 근접했다.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2137억원), 부산항 진해신항 컨테이너부두(1815억원), 수원 자원회수시설 개선사업(675억원) 등 기술형 입찰에서 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계룡건설은 지난해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공공사업을 따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누적 수주액 6380억원을 달성했다. 서울 송파 창의혁신 공공주택(2401억원),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아파트 건설(1126억원), 수원 당수지구 공동주택(1426억원) 등 주요 프로젝트를 잇달아 확보했다. 이달에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975억원), 세종·석문국가산단 통합형 공공주택(3976억원) 계약까지 따냈다. 동부건설도 공공공사 수주에 총력을 기울였다.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 1공구(약 3400억원) 등 대형 인프라 사업과 함께 검암, 평택고덕, 의왕군포안산 등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을 따냈다. 이달 초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발주한 광교·교산지구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4307억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문제는 공공공사가 중견 건설사의 ‘생계 수단’이 되고 있음에도 SOC 예산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 초기인 2023년 SOC 예산은 전년 대비 10.2% 삭감됐고, 올해도 3.6%(9597억원) 줄어든 25조5000억원에 그쳤다. 건설투자 위축, 공사비 급등, PF 부실 등 삼중고 속에 예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상반기에는 계엄사태 여파로 정부 집행까지 지연되면서 공사 물량은 급감했고,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배가됐다. 그나마 지난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 의지를 내보이면서 반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26조원 규모의 SOC 예산을 신속 집행하고 내년도 예정 사업 중 조기 착공이 가능한 과제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 내년 SOC 예산은 20조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공공주택 예산은 올해 16조5000억원에서 내년 22조8000억원으로 대폭 늘려, 2030년까지 수도권 공공택지 37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건설업계는 여전히 ‘속도전’을 요구한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공공공사가 그동안 어려운 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으나 예산이 계속 줄면서 경쟁이 과열됐다”며 “정부가 SOC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현장 체감은 미미하다. 실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신속 집행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2025-10-0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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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사망사고 속출에 뒤늦은 CSO 격상…정부 대책은 여전히 '추진 단계'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5년간 국내 10대 건설사에서 110명이 넘는 근로자가 목숨을 잃는 등 대형 사고가 반복되면서 건설사들이 뒤늦게 최고안전책임자(CSO) 조직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사망자 수가 줄지 않아, 제도적 보완 없이는 현장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7월까지 국내 10대 건설사에서 발생한 사고 사망자는 총 113명으로 집계됐다. 대우건설이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건설 19명, HDC현대산업개발 18명, 현대엔지니어링 14명, 포스코이앤씨 13명 순이었다. 특히 올해에만 16명이 숨졌으며,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사망자 수는 줄지 않았다.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자 건설사들은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CSO 산하에 본사와 현장을 총괄하는 임원 두 명을 새로 배치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CSO를 사내이사로 임명해 의결권을 부여했고, 삼성물산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CSO를 부사장급으로, 롯데건설은 기존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직책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CSO 직급 격상은 안전을 기업 핵심 과제로 끌어올렸다는 신호”라며 “안전 예산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위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 건설현장의 열악한 현실은 두드러진다. 2024년 국내 사고사망만인율은 근로자 1만명당 0.39명으로 일본 0.12명, 독일 0.11명, 영국 0.03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정부는 2030년까지 OECD 평균인 0.29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수준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최악에 속한다. 정부는 강경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다. ‘노동안전 종합대책’에는 연간 사망사고가 3건 이상 발생한 건설사에 영업이익의 최대 5%, 최소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3년간 두 차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또다시 중대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는 아직 국회 입법과 시행 절차가 확정되지 않은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현실적 제약은 여전하다. 안전 관리 경험을 갖춘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특히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CSO를 임명해도 실질적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현장을 아는 임원은 많지만 안전 전담 인력을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외부 전문가 자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CSO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안전 기술 확보와 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없이는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안전 투자는 불가피하지만 비용과 인력 부족으로 현장 적용이 늦어지고 있다”며 “안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와 전문 인력 양성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5-09-25 08:4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