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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어 LG CNS는 왜 쓰러졌나
[이코노믹데일리] 6조원대 기업공개(IPO)로 주목을 받던 인공지능 전환(AX) 전문기업 LG CNS가 한국 주식 시장 불황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쓰러졌다. IPO 당일인 5일 공모가 대비 주가가 10%가량 급락하며 국장의 쓴맛을 봤다. LG CNS는 5일 공모가(6만1900원) 대비 6100원(9.85%) 내린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일 오전 9시 30분 현재 1300원(2.33%) 반등했지만 공모주에는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다. LG CNS 주가 급락 원인을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높았던 공모가 책정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주식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국 기업들의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미흡한 주주환원, 낮은 기관투자자 비율 등 문제로 한국 주식 시장은 암울한 상황이다. 심지어는 '국장 탈출은 지능 순', '미장은 세금을 내고 국장은 원금을 낸다' 등 국장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는 유행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9개 증권사(미래에셋, 한국투자, 삼성, 키움, NH, KB, 신한, 토스, 카카오페이증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이들 증권사의 국내 주식 거래 규모(개인 투자자가 매수·매도한 주식 합)는 6352억5400만주로 전년(7303억7900만주)보다 약 13% 줄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공모주 시장 경색은 LG CNS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상장한 공모주 가운데 미용의료기기 기업 아스테라시스(상장일 44.4% 상승)를 제외하고 모두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김규식 한국거버넌스포럼 이사는 "한국 시장 저평가가 심각하다"며 "외국 기업들도 한국 주식 시장 투자 규모를 줄일 계획을 밝히고 있다. 빠른 상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제안된 상법개정은 지난해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됐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동력을 잃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중복 상장으로 인한 'LG그룹 디스카운트'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LG그룹 디스카운트는 앞서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때부터 시작됐다. LG엔솔 IPO가 중복 상장 지적을 받으면서다. 실제 LG엔솔 상장으로 LG화학과 LG그룹의 주가가 떨어지며 거센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중복 상장은 모회사가 지분을 가진 자회사가 상장하면 지분가치가 이중 계산되면서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모희사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어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거버넌스 포럼도 지난달 13일 "LG CNS의 가치가 지주회사인 LG에 포함돼 있었던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중복 상장은 명확하다"는 내용을 담은 논평을 공개하며 LG그룹의 중복 상장을 질타했다. 마지막으로 밸류에이션 대비 높은 공모가도 주목받고 있다. LG CNS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피어 그룹에 경쟁사인 삼성에스디에스를 비롯해 현대오토에버, NTT 데이터 그룹 등이 포함되며 상대적으로 공모가가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IPO 간담회에서도 높은 공모가는 지적 대상이었다. 하지만 현신균 LG CNS 사장은 "공모가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025-02-06 09: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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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에서 본 6G와 퀀텀 기술의 만남...통신 패러다임을 바꾼다
[이코노믹데일리] 이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는 양자컴퓨팅을 주요 테마 중 하나로 선정하며, 퀀텀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예고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지난해 9월 "양자기술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산업을 재편하고 우리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혁신의 힘"이라고 강조하며, CES 2025에서 그 미래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오전(현지시간)부터 반나절 간 진행되는 콘퍼런스는 '퀀텀 월드 콩그레스(Quantum World Congress)'와 협력하여 양자컴퓨팅의 실질적인 응용에 초점을 맞춘다. 이 콘퍼런스에서는 그동안 이론적으로 평가되던 퀀텀 기술이 산업 전반에서 구체적으로 활용되고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응용 사례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양자컴퓨팅은 의료 영상 및 진단, 환경 모니터링,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구글, IBM, 이온큐(IonQ)와 같은 선도 기업들과 미국 물리학회, 국제연합(UN)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IYQ) 집행 위원회 등이 참여하여 퀀텀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망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27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구글과의 차세대 양자컴퓨팅 협업을 발표했다. 이는 AI 기술이 산업 전반을 재편했듯 양자컴퓨팅 역시 산업 혁신과 인간 역량 확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Willow)'를 탑재한 컴퓨터가 현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능가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양자 구성 요소를 개발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특히 '윌로'는 기존 슈퍼컴퓨터로 우주의 나이보다 긴 시간이 소요되는 연산을 단 5분 만에 해결하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는 기존 컴퓨팅 패러다임을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하트무트 네벤 퀀텀 AI 설립자는 "윌로 칩은 양자컴퓨팅에서 오류 수정과 성능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다"며 윌로가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초석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의 중첩과 얽힘 상태를 나타내는 '큐비트(qubit)'를 연산의 기본 단위로 활용한다. 이는 기존 컴퓨터가 이진법 기반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다. 큐비트의 특성 덕분에 양자컴퓨터는 복잡한 계산을 병렬로 처리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 불가능하거나 수천 년이 소요될 문제를 단 몇 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놀라운 잠재력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특성은 △암호 해독 △6G 통신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미래 기술로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6G는 위성 기반 통신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기존 유선 방식대비 안정성이 낮은 통신 환경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양자 기술 그 중에서도 양자암호통신은 송신자와 수신자가 양자 암호키 분배기(QKD)를 통해 암호키를 직접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통신 과정에서 정보 유출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는 6G 통신의 안정성과 보안성을 크게 향상시킬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양자컴퓨팅은 일반 컴퓨터 대비 약 30조 배 이상 빠른 연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정부는 2035년까지 3조 원을 투자하여 양자과학 기술을 집중 육성하고, 세계 양자 시장 점유율을 현재 1.8%에서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양자 기술을 AI를 잇는 게임 체인저로 인식하며, 국내외 선도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양자 기술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양자 기술 분야 공동 연구개발 및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양자 암호 통신, 양자 센싱, 양자 컴퓨터 등 양자 분야 핵심 요소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 개발 및 상용화 방안 논의에 착수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달 국내 양자산업 생태계 발전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양자 대표 기업 7개사가 참여하는 '퀀텀 얼라이언스'를 설립했다. 이는 단순한 협력체를 넘어 공동 투자를 추진하고 회원사가 보유한 양자 기술과 솔루션을 활용하여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등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하는 실질적인 동맹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SK텔레콤은 양자 기술이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체인저' 기술이라는 비전 아래 양자 생태계 구축 및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특정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양자 기술 전반에 걸쳐 연구개발, 인력 양성, 투자, 사업화 등 전방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한 SK브로드밴드는 업계 최초로 양자보안기술을 활용한 '드론 4K 영상' 실시간 전송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국내 최초로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의 장점을 결합한 맞춤형 전용회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하이브리드형 양자 보안망' 구축을 통해 실질적인 양자 보안 솔루션 제공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과 강남구 신한은행 강남 별관을 연결하는 하이브리드형 양자 보안망을 임시로 구축하고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해당 통신망은 QKD를 통해 물리적 회선의 도청 시도를 원천 차단하고 PQC로 소프트웨어를 보호하는 이중 보안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전달한 데이터가 10마이크로초(μs·10만분의 1초) 이내로 암호화되었으며 접속 수십만 건 중 단 1건의 오류도 발생하지 않아 속도와 보안 측면에서 모두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KT는 양자 기술의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고 특히 금융권과 같이 보안이 핵심인 분야를 타겟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한 QKD와 PQC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보안망을 구축함으로써 현존하는 보안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양자컴퓨터 공격에도 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이경한 교수 연구팀과 '미래 양자통신 백서'를 발간하며 양자통신 기술 동향 및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기술 리더십 확보에 나섰다. 해당 백서는 양자컴퓨팅, 양자센싱 등 양자 기술의 활용처가 확대될수록 양자통신의 수요 역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현재의 컴퓨팅으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초거대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화학공학, 물류, 금융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최초로 양자컴퓨터의 해킹 위협에 대응 가능한 양자내성암호 전용회선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양자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또한 '미래 양자통신 백서' 발간을 통해 양자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을 제공하고 미래 기술 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양자컴퓨팅은 기존 인간의 사고와 인지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양자컴퓨터의 연산 능력은 단순히 속도의 향상을 넘어 인간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복잡계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기술적 혁신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양자컴퓨팅이라는 '창'과 기존 보안 체계라는 '방패'의 끊임없는 경쟁의 서막에 불과하다. 양자컴퓨터의 발전은 기존 보안 체계의 붕괴를 야기할 수 있지만 동시에 양자 보안이라는 새로운 '방패'의 등장을 촉진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창과 방패의 경쟁을 넘어 보안 패러다임 자체의 변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자컴퓨터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윌로의 등장으로 앞으로 펼쳐질 퀀텀 시대는 우리 삶에 상상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6G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통신 3사의 퀀텀 전략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025-01-09 05: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