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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건설, 법정관리 8개월 만에 졸업… "위기관리의 교과서" 평가 속 업계는 '신중론'
[이코노믹데일리] 신동아건설이 회생절차 개시 8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빠른 회생을 이뤄낸 사례로 평가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건설경기 회복의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건설업 전반의 수주 부진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미분양 누적 등 구조적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일 신동아건설이 제출한 ‘회생계획 종결 신청서’를 검토한 뒤 기업회생절차 종결을 허가했다. 법원은 “8월 29일 회생계획 인가 이후 회생채권의 1차 변제를 조기 이행했고, 매출 실적과 수익성, 담보물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회생계획 수행에 차질이 없다”고 판단했다. 신동아건설은 올해 1월 회생절차를 개시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졸업장을 받은 셈이다. 신동아건설은 2022년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과 지방 분양시장 침체, 미수금 누적 등의 악재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회생 개시 직후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등 자구책을 신속히 단행하며 안정화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2010년대 초반 약 9년간의 워크아웃 경험이 조기 회생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위기 때 이미 내부 구조조정 시스템을 정비한 덕분에 법정관리 이후 대응이 빠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생절차 졸업 이후 신동아건설은 공공부문 수주 확대와 정비사업 중심의 재편을 추진 중이다. 서울 서빙고 사옥 부지의 개발사업, 부산·대전 등 지방도시 주택사업 등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채무 변제 이행과 재무구조 개선을 병행하며 내실경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건설업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과 지방 미분양 증가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건축 착공면적은 5043만㎡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4160만㎡)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건설경기 침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중순까지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493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8곳)을 넘어섰다. 건설사 부도 역시 8월을 제외한 대부분의 달에 발생했다. PF 시장 경색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유동성 위기에 다시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부진한 건설경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PF 구조조정, 기업구조조정(CR) 리츠 활성화 등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안에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3000가구를 매입할 계획이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미분양주택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안심환매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부양책이 실질적 회복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의 건설업은 공사 물량 자체가 줄었고, 인건비·원자재 가격·규제 등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며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기 유동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실제로 대출금리에 반영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부진한 건설경기와 달리 수도권 주택 시장은 여전히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책 대응도 쉽지 않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경우 건설사의 이자 부담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신동아건설의 조기 회생은 위기관리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만하지만, 업계 전반이 체감하는 상황은 여전히 냉각 상태”라며 “PF시장 정상화 없이는 유사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5-10-1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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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3년 임기 마치고 퇴임…"위기 속 금융개혁이 성장동력"
[이코노믹데일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5일 금감원을 떠났다. 이 원장은 퇴임식에서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도 금융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라는 사명을 흔들림 없이 지켜온 금감원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원장은 임기 동안 레고랜드 사태,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연이은 금융·경제 복합위기 속에서 금감원이 신속하게 대응하며 시장의 신뢰를 지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현장 중심의 소통을 강조하며 "시스템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피해 구제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금융개혁의 중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이 원장은 "금융개혁을 통한 성장동력과 생산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자본시장 선진화, 지배구조 합리화, 퇴직연금 노후보장,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 취약계층 접근성 향상 등 금융을 통한 성장과 배분이 모두의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산업의 지속 발전 없이는 경제 재도약의 발판도 마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감독행정의 디지털 전환 역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금융당국과 다양한 경제주체가 디지털로 더욱 긴밀히 연결돼야 투명하고 효율적인 감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보와 분석을 바탕으로 관계기관 간 신뢰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현장 중심의 금융감독, 언론과의 열린 소통 역시 강조했다. 이 원장은 “과거 방식에만 집착하면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비판을 열린 자세로 수용하고 신속한 조처와 긍정적 상호작용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퇴임 후 거취에 대해선 "당분간 금융 관련 연구원에서 연구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현안에 매몰돼 시야가 좁아진 만큼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변호사 개업에 대해서는 “재개업 신고만 하면 되지만, 본격적 시작 전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원장의 퇴임으로 금융감독원은 당분간 이세훈 수석부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이 남긴 ‘금융개혁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메시지가 향후 감독정책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06-05 10: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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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안 나면 버린다'… 대형 건설사 공사비 전쟁에 동네 사업장 탈출 중
[이코노믹데일리]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이 겹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낮은 일부 소규모 정비사업장에서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수주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용현3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은 오는 1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 사업장은 2021년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이후 계약을 해지했다. 금강종합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DL이앤씨는 서울 구로구 월드빌라 소규모 재건축 사업에서도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이후 조합은 중앙건설을 새 시공사로 결정했다. 태영건설도 지난해 경기 용인 김량장동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으나,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계약을 해지했다. 자이에스앤디가 지난달 새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해당 사업의 공사금액은 1040억원 규모다. 한화 건설부문은 2021년 부산 북구에서 일동파크맨션, 정남아파트, 덕천동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수주했으나 이후 모두 계약을 해지했다. 대방건설이 이들 사업지의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서울 장위11-1구역에서 현대건설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면서 조합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시공사 계약이 해지됐다. 당시 현대건설은 3.3㎡당 약 630만원으로 계약했던 공사비를 897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고,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SG신성건설이 3.3㎡당 760만원을 제시하며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보다 137만원 낮은 조건이었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을 빼는 배경에는 공사비 급등과 현금 흐름 악화가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이후 실제 착공까지는 통상 2~3년 이상 걸린다”며 “그 사이 공사비를 다시 검토하고 인상을 요구하게 되는데, 최근처럼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는 소규모 현장에서 조합이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수익성보다 수주잔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브랜드 유지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마감재와 설계, 조경 등을 고수하는 대형사와 달리, 중견사들은 일부 사양을 조정하거나 비용 절감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는 일정 수준 이하로는 브랜드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사비를 낮출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다소 낮더라도 우선 수주를 확보하자는 전략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며 “최근엔 대형사들도 소규모 사업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해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2025-05-15 15:3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