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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시장 "사라지고·합치고·독자 생존까지"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대대적인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플랫폼 간 인수합병과 철수,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며, 코로나19 시기 폭발적으로 늘었던 온라인몰들이 구조조정의 바람을 맞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통계청이 집계한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쿠팡 22.7%, 네이버 20.7%다. 와이즈앱·리테일이 추산한 총거래액(GMV) 기준으로도 쿠팡 55조861억원, 네이버 50조3000억원이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와우멤버십, 네이버는 검색과 간편결제를 무기로 소비자 충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자체 물류망과 데이터 분석 기술을 앞세워 독보적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플랫폼의 몰아주기 효과’가 강화되고 있다. 쿠팡은 최근 ‘풀필먼트(통합 물류)’ 서비스를 외부 셀러에 개방하고, 네이버는 CJ대한통운·현대백화점 등과 물류 협력을 확대하면서 오프라인 네트워크까지 흡수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과 네이버의 점유율은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후발주자들이 독자 생존을 위해 새로운 틈새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의 G마켓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Alibaba Group)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해외 직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글로벌 상품 소싱력과 물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알리는 한국 시장 내 신뢰도와 반품·배송 서비스를 G마켓을 통해 강화하고, G마켓은 알리의 글로벌 셀러 네트워크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이는 ‘글로벌+로컬 동맹’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SSG닷컴 역시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필드 등 오프라인 자산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그룹 내 통합 플랫폼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에는 G마켓과의 일부 운영 효율화 작업을 병행하며, 중복 인력을 줄이고 물류 통합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유통망을 재정비하며 '규모의 효율화와 데이터 통합'을 내세운 만큼,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플랫폼 통합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G마켓·옥션과 함께 ‘3대 오픈마켓’으로 불리던 11번가는 성장세가 둔화됐다. 아마존과의 제휴로 반등을 노렸지만, 실제 트래픽 증가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 추천 시스템 개선과 디지털 콘텐츠 연계를 추진하고 있으나, 쿠팡·네이버에 비해 차별화 포인트가 약하다는 평가다. 롯데온 역시 오픈 초기의 기대감과 달리 시장 내 존재감이 미미하다. 롯데그룹은 백화점·마트·하이마트를 통합한 ‘통합 멤버십’과 물류센터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브랜드 파워가 오프라인에 머물러 있어 온라인 경쟁력 확보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초창기 소셜커머스 붐을 일으켰던 티몬과 위메프는 사실상 시장에서 퇴장했다. 코로나19 시기 일시적 호황 이후 투자 유치가 끊기자, 고비용 구조를 감당하지 못한 결과다. 유사한 중소형 플랫폼들도 잇달아 사업을 접거나 특정 품목 전문몰로 전환 중이다. ‘마켓컬리’는 여전히 프리미엄 신선식품 시장에서 독자 생존 중이지만, 상장(IPO)을 연기하며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오늘의집’·‘무신사’처럼 특정 카테고리에서 커뮤니티 중심 모델을 구축한 기업만이 생존 여력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결국 이커머스 시장의 재편은 단순한 생존 경쟁을 넘어, ‘플랫폼 융합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쿠팡·네이버의 독주 속에서도, 신세계-알리, SSG-G마켓 통합, SK-아마존 연계처럼 글로벌 연합과 그룹 내 시너지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플랫폼 간 단순 경쟁이 아니라, 물류·데이터·콘텐츠를 결합한 종합 생태계 전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독립형 중소 플랫폼은 결국 대형 그룹이나 해외 자본과의 제휴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25-11-14 14: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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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좋아졌지만 체질은 그대로… 착시 개선에 그친 건설사 원가율 하락
[이코노믹데일리] 대형 건설사들의 원가율이 일제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비용 효율화의 성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원가 현장이 실적에서 빠져나가며 생긴 ‘착시 효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를 줄이고 사업을 보수적으로 운영한 결과이기도 해, 향후 주택 공급 위축과 실적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3분기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11.75%포인트(p) 개선됐다. 건설업계가 통상 80%대를 ‘적정 원가율’로 보는 가운데, 주요 대형사들은 90% 초반까지 낮추며 체감 성과를 냈다. 가장 큰 개선폭을 보인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3분기 원가율은 93.6%(건축·주택 부문 91.9%)로 전년 대비 11.75%p 떨어졌다. 현대건설도 95.4%(건축·주택 95%)로 5.26%p 낮아졌고, DL이앤씨는 87.5%(주택사업 82.6%)로 2.3%p 개선됐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율이 치솟으며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왔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2년 121.46에서 2023년 127.34, 올해 9월에는 131.66까지 올라 3년 새 8.4%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놓고 공사비 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로,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분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그럼에도 올해 3분기 원가율이 낮아진 것은 자재비 안정과 더불어 고원가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실적에서 제외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까지 착공한 아파트 현장은 철근, 시멘트, 외주 단가가 급등해 손실 부담이 컸다”며 “이들 현장이 최근 준공되면서 손실이 회계상 반영되지 않아 전체 원가율이 하락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 원가 절감보다는 ‘손실 요인 제거’가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원가율 개선을 수익성 회복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규 수주를 보수적으로 줄이고, 리스크가 큰 현장을 정리한 결과로 숫자가 개선된 것일 뿐 실제 현장 원가는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흐름이 주택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사비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엄격히 따지면서 신규 착공이 줄어드는 현상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공동주택 착공 물량은 12만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감소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주요 단지의 착공 일정이 수차례 연기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율 하락이 수익성 회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리스크 회피형 경영이 고착되면 공급 자체가 위축되고, 결국 분양시장과 전반적인 주택 공급망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가율이 안정세를 유지하더라도, 고비용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철근과 시멘트 등 주요 자재의 글로벌 시세가 여전히 불안정하고, 인건비도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 전체직종 평균 임금은 27만6011원으로, 2022년(24만2931원) 대비 13.6% 올랐다. 한 건설정책 전문가는 “건설사들의 원가율 개선은 재무적 통제의 결과이지만, 이는 곧 신규 프로젝트의 위축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현장 효율화보다 사업 축소로 인한 착시 개선이 반복되면, 내년 이후에는 실적 공백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2025-11-12 0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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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한국콜마, 엇갈린 3분기…연말 실적 분수령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3분기 나란히 외형 성장을 기록했으나 수익성에서는 차이를 드러냈다. K뷰티 수출 회복과 글로벌 발주 증가가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비용 부담과 해외 법인 리스크가 이익률을 제약했다. 연말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소비 시즌을 앞두고 고부가 제품 확대와 비용 효율화 수준이 두 회사의 4분기 실적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3분기 연결 매출은 58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7억원으로 1.58% 감소했다. 매출은 글로벌 수요 회복에 힘입어 늘었지만 신규 고객 확대와 인디 브랜드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초기 서비스 비용이 수익성을 제약했다. 특히 국내 법인은 고객 다변화에 따른 개발·컨설팅·소량생산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줄었다. 이익률이 정체된 가운데서도 지역별 성장세는 뚜렷했다. 중국 법인은 매출 1400억원으로 22% 증가하며 상하이·광저우 모두 색조와 기초 부문이 성장했다. 미국은 신규 고객 효과로 전년 대비 13.6% 증가했고, 태국은 OBM(제조업자 브랜드 개발) 사업 확대로 36.1%를 기록했다. 한국콜마는 같은 기간 매출 6830억원, 영업이익 583억원, 순이익 4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9.0%, 6.9%, 79.3% 증가한 수치로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국내 화장품 부문은 매출 3220억원·영업이익 443억원으로 각각 17.7%, 19.0% 증가했다. 스킨케어 수출이 선케어 비중 감소를 메우며 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해외 법인은 부진했다. 중국 매출은 318억원으로 13.1% 줄며 영업손실 16억원을 냈고, 미국 매출은 81억원으로 53.7% 감소하며 6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공장 가동률 하락과 주문 연기로 인한 물량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내 수익성은 견조하지만, 해외 부진이 전체 마진을 끌어내린 구조다. 양사의 실적 구조는 방향이 엇갈렸다. 코스맥스는 글로벌 거점이 동반 성장하며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단기 비용 압박이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콜마는 국내 수익 기반이 탄탄한 대신 해외 법인의 적자가 부담으로 남았다. 두 회사 모두 매출 성장보다 이익률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4분기 실적의 관건은 수익 구조 전환에 있다. 코스맥스는 광군제·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쇼핑 시즌을 맞아 선케어·기초 중심의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신제품 개발 및 출시와 생산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국내 스킨케어 수출 호조를 유지하면서 미국·중국 법인의 가동률 회복과 저수익 제품 정리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선케어 비수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스킨케어 중심의 전략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은 OEM(위탁생산) 고객을 포함한 다각화 영업으로 가동률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를 포함한 연말 시즌은 ODM 업계에 실적 반등의 분수령”이라며 “이 시기 주문을 얼마나 빠르게 흡수하고, 기초·색조 중심의 고부가 제품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업체별 수익성 격차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5-11-11 17: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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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네이버 COO, "검색 아닌 '실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재정의…신뢰로 구글 넘겠다"
[이코노믹데일리] "앞으로 네이버의 정체성은 검색 서비스가 아닌,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수행하는 에이전트입니다." 네이버가 '검색 포털'이라는 25년 묵은 옷을 벗어 던지고,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업으로의 완전한 변신을 선언했다.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6일 연례 기술 콘퍼런스 '단25(DAN25)'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비장의 무기로 '실행 능력'과 '신뢰'를 꼽았다. 이는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것을 넘어 쇼핑·예약·결제 등 실제 행동까지 책임지는 '통합 에이전트'로 AI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야심 찬 출사표다. 김 COO가 공개한 '에이전트 N'은 내년 1분기 쇼핑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2분기 'AI 탭', 3분기 통합 에이전트까지 순차적으로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에 스며들 예정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차별점에 대해 그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구글이나 챗GPT의 경우 직접 쇼핑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며 "크롤링해서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사용자 흐름 속) 적절한 시점에서 도와주는 것은 네이버만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는 네이버가 검색뿐만 아니라 쇼핑, 로컬, 금융, 콘텐츠 등 강력한 자체 서비스 생태계를 이미 구축하고 있기에 가능한 '실행형 에이전트'로서의 강점을 강조한 것이다. AI의 고질적인 '환각(Hallucination)'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는 '신뢰'를 내세웠다. 김 COO는 "쓰면 쓸수록 결국 사람들은 정말로 믿을 수 있는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다"며 "네이버는 고객 보호를 위해서 움직여 온 모습들을 생각을 해보면 신뢰가 (다른 사업자들과) 큰 차이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2018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이후 뉴스 알고리즘을 외부 전문가들에게 공개하고 2020년 쇼핑 검색 순위 조작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뒤 'AI 추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실구매자만 작성 가능한 리뷰, 실시간 재고 정보 등 검증된 '진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믿을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만들겠다는 그의 발언은 이러한 과거의 '성장통'에서 비롯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진출 전략도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모델을 제시했다. 김 COO는 "'에이전트 N'의 핵심 사상인 '온서비스 AI'는 한국에서 운영하는 형태 그대로 해외로 가져갈 수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네이버웹툰과 포쉬마크(22년 10월 약 12억 달러에 인수), 왈라팝 등 미국과 일본 등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와 연계하면 전혀 다른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서비스에 '온서비스 AI'라는 핵심 사상을 이식하고 나아가 "해외 기업이나 기관들에 기술과 노하우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새로운 B2B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물론 과제도 남아있다. 당초 연내 출시 예정이었던 쇼핑 AI 에이전트가 내년 1분기로 지연된 것에 대해 김 COO는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네이버 서비스 전체에 적용되는 통합 에이전트로 설계를 바꾸며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개별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단계를 넘어 플랫폼 전체를 아우르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그만큼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외부 서비스와의 연동 역시 "네이버는 생태계를 가지고 있어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외부 기업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네이버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네이버 단25에서의 선언은 '가장 잘하는 것'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미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무모한 LLM(거대언어모델) 기술력 경쟁 대신 25년간 쌓아온 방대한 서비스 생태계와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실용적'이고 가장 '믿을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에이전트 N'이 과연 네이버를 '검색 제국'에서 'AI 제국'으로 이끌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5-11-06 15: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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