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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임대료 갈등, 면세산업 지속 가능성 시험대로
[이코노믹데일리]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갈등은 액수의 문제가 아닌, 이 산업을 지탱해온 계약 구조의 한계를 드러낸다. 호황기에는 과열 경쟁으로 임대료가 치솟고 불황이 닥치면 한쪽이 감당하지 못해 무너지는 구조다. 관광객 수요가 흔들리고 소비 패턴까지 달라진 지금, 쟁점은 단순한 감액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위험을 분담해 ‘지속 가능한 구조’를 설계할 것인가에 있다. 최근 법원은 신라면세점 임대료 25% 감액을 강제 조정했지만 인천공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세계면세점도 같은 사안을 두고 법원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나 인천공항의 입장은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면세점들이 과열 경쟁 속에 무리한 금액을 써낸 책임은 분명하다. 인천공항 면세 구역 입찰 당시 사업자들은 최저수용금액 대비 훨씬 높은 투찰가를 제시했고, 이 구조가 지금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다이궁(중국 보따리상) 의존이 줄고 개별 여행객 위주로 수요가 바뀐 현실에서 이용률과 객단가는 과거만 못하다. 이런 상황을 단순히 ‘자업자득’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공항도 사정이 있다. 면세점 임대료는 비(非)항공 수익의 핵심 축이다. 대폭 감면을 수용하면 재무 구조가 흔들리고, 그 부담은 항공사 이용료나 서비스 축소로 돌아갈 수 있다. 다른 임차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 갈등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고정 임대료 체계는 불황을 거의 흡수하지 못한다. 해외 주요 공항이 매출 연동형 모델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기 감면으로 시간을 버는 게 아니라 애초에 위기를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본질적 과제다. 해결책은 어느 한쪽의 양보로 끝날 수 없다. 임대료를 매출에 연동시키되 상·하한선을 두고, 경기 상황에 따라 자동 조정이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계약 주기 중간에도 재협상 절차를 열어 분쟁을 제도적으로 풀어가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야 감면이 ‘특혜’가 아니라 합의된 규칙의 결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업계의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 지금처럼 명품·주류·담배에 매출이 쏠린 구조로는 회복이 어렵다. K-브랜드, 뷰티, 식품 같은 카테고리로 넓히고 온라인 예약과 옴니채널 판매를 강화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과 편의성의 이점이 사라진 면세점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온라인 직구와 해외 현지 매장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면세점 매출 회복은 결국 입국자 수에 달려 있다. 중국·동남아 단체 관광객 유치 확대, 환승 관광 프로그램 활성화 같은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업계 회복은 요원하다. 면세산업을 관광 생태계와 연결해 관리할 때만 장기적 지속성이 확보될 것이다. 이번 갈등은 특정 기업과 공항 간의 법정 싸움을 넘어 면세산업 구조 전반의 시험대가 됐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비용 완화가 아니라 구조 개편, 즉 예측 가능한 규칙과 유연한 위험분담 설계다. 갈등이 지속되면 면세점은 철수하고 공항은 공실이 늘어나는 ‘동반 침몰’로 이어질 수 있다. 서로의 계산만 앞서는 것이 아닌, 상대의 생존을 전제로 움직여야 산업 전체가 버틸 힘을 얻을 것이다.
2025-09-11 16: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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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건설업 연체 대출, 반년 만에 2배↑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건설경기 불황이 깊어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건설업 대출이 빠르게 부실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각 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상반기 말 건설업 연체 대출은 총 23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116억원)보다 불과 6개월 만에 2배 이상으로 불어난 규모다. 연체는 1개월 이상 대출 원리금 상환이 밀린 것을 의미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22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482억원으로,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224억원→334억원, 하나은행은 216억원→303억원, 우리은행은 187억원→333억원, 농협은행은 267억원→850억원으로 모두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말 건설업 연체 대출은 총 1272억원이었다. 이후 1년 새 80% 넘게 급증한 것이다. 계절적 요인과 관계 없이 연체 증가세가 가팔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동산 매매, 임대, 개발, 관리 등을 포함하는 부동산업 연체 대출도 증가했다. 5대 은행의 부동산업 연체 대출은 지난해 상반기 말 4193억원, 지난해 말 5727억원, 올해 상반기 말 6211억원 등으로 꾸준히 우상향했다. 이는 5대 은행의 전체 연체 대출(가계대출 포함)이 지난해 말 8조995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8조2806억원으로 8%가량 줄어든 것과도 대조된다. 건설업 연체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으로 건설투자가 8.3%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5월 제시한 전망치(-6.1%)에서 추가로 낮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건설투자 증가율이 0만 돼도 올해 성장률이 2.1%가 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한국 경제가 건설 경기에 아주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2025-09-03 08: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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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멜본 바지 효자템, 코스맥스 미백 기능 파우더 개발
[이코노믹데일리] 패션, 뷰티 산업의 트렌드는 계절보다 빠르게 변합니다. [김아령의 주간 패뷰레터]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들의 신제품 론칭, 협업 소식, 중요 이슈 등 관련 소식을 가볍게 따라가고 싶은 독자를 위해 내용을 ‘한 주의 기록’처럼 정리했습니다. 핵심 내용부터 화제 이야기까지 패뷰(패션·뷰티) 소식을 한눈에 살펴보세요. <편집자 주> ◆ 이랜드리테일 멜본, 8월 매출 30% 성장…바지 효자템으로 이랜드리테일의 여성복 브랜드 멜본이 바지 상품을 중심으로 이달 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40~50대 여성 고객 사이에서 편안함과 세련된 핏을 갖춘 바지가 인기템으로 등극했다.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멜본의 8월 매출에서 바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3%며, 시스루·플리츠 등 상의 아이템도 14%의 매출 비중을 보였다. 특히 바이오워싱 일자통바지·배기바지는 올 여름 시즌에만 1만6000장을 판매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아웃포켓 에어소재 배기팬츠’와 ‘폴리 8부 일자통바지’도 가벼운 착용감과 여유 있는 핏으로 인기를 끌었다. 멜본은 가을 시즌에도 바지를 중심으로 한 신상품 전략을 이어간다. ‘일자통 슬랙스’와 ‘원턱 일자통 슬랙스’를 주력으로 선보인다. ◆ “해외 패션으로 불황 격파”…한섬, ‘닐리로탄·텐씨’ 론칭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닐리로탄 국내 1호 매장을 오픈한다. 닐리로탄은 랄프 로렌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디자이너 닐리 로탄이 론칭한 여성 의류 브랜드다. 깔끔하고 세련된 실루엣과 디자인이 특징이다. 압구정본점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팝업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또한 내달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 텐씨 매장도 선보일 예정이다. 텐씨는 이탈리아 럭셔리 스포츠웨어 브랜드 ‘C.P. 컴퍼니’와 ‘스톤 아일랜드’ 출신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푼제티, 폴 하비가 2010년 이탈리아에서 론칭한 남성 패션 브랜드다. 독자적으로 만든 시그니처 원단을 사용해 뛰어난 내구성과 방풍, 발수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한섬 관계자는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패션업계 장기 불황 극복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모레퍼시픽 에스트라, 中 ‘2025 PCHI’서 민감 피부 연구 성과 발표 아모레퍼시픽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5 PCHi’에서 민감 피부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아모레퍼시픽 중국 연구소가 출범한 뷰티연구 전문위원회(YSC) 신임 멤버이자 상하이시 피부병 병원 주임의사 위안 차오 교수가 맡았다. 차오 교수는 ‘3세대 세라마이드’ 기반 민감 피부 장벽 회복 솔루션을 주제로, 에스트라 핵심 캡슐 기술인 더마온 세라마이드 캡슐 개발 및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관련 연구는 민감 피부와 비민감 피부의 대사 관련 뚜렷한 차이 확인을 통해 민감 피부에 특화된 캡슐 더마온을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은 피부 라멜라 구조를 유사하게 재현한 캡슐 기술로 높은 안정성과 18시간 이상의 지속성을 확보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해당 특허 성분은 에스트라 아토베리어365 크림에 적용해 피부 장벽 개선과 장시간 보습 효과를 입증했다. ◆ 코스맥스, 미백 기능성 파우더 식약처 허가 획득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가 미백 기능성 고시원료를 적용한 신규 파우더 제형을 개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취득했다. 이번에 개발된 제형은 미백 기능성 고시원료인 ‘유용성 감초추출물’을 함유해 블러셔, 하이라이터 등 색조 메이크업 제품에 적용 가능하다. 코스맥스는 파우더 제형에 스킨케어 효능을 접목한 제형 개발로 메이크업과 스킨케어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뷰티 제품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했다. 코스맥스는 무수(無水) 제형인 파우더 제형 내 유효성분을 전달하는 기술적 과제를 해결했다. 유상(油相)에 녹는 성질을 가진 유용성 감초추출물을 활용해 파우더 제형 내에서도 실질적인 미백 효능을 구현했다.
2025-08-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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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투자 사상 첫 4년 연속 감소…내년엔 5년 연속 '초유의 침체' 우려
[이코노믹데일리] 건설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감소하면서 건설경기 침체가 ‘위기’를 넘어 ‘장기 불황’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은행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도 건설투자 감소세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면서, 국내 건설산업이 구조적 전환 없이는 회복이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2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국내 건설투자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3년 국민계정 확정치’에 따르면 △2021년 -0.2% △2022년 -3.5% △2023년 -0.5% △2024년 -3.3%(잠정)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2012년에도 건설투자가 3년 연속 줄었으나, 4년 이상 장기 침체는 유례가 없다. 게다가 올해 1분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했고, 5월까지 누적 건설기성(2020년 불변금액 기준)은 2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2025년에도 5년 연속 역성장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올해 건설투자가 6.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건산연도 감소 폭이 5%를 웃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고용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는 193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만6000명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상반기(-27만4000명) 이후 26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건설경기 침체는 지역 일자리 축소, 자재·운송업 등 연관 산업 부진,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며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주택공급 위축은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불안정과 자산 양극화 심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건산연은 지금의 건설산업 위기를 단순한 경기 하강이 아닌 ‘구조적 전환기’로 규정하고, 기술·시스템·경영 전반에 걸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철환 건산연 연구위원은 “단기 처방이나 제도 개선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노동 중심의 전통적 방식에서 탈피해 스마트 건설기술, BIM(빌딩정보모델링), 자동화 시스템 등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현장 안전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ESG 경영 확산과 지배구조 투명화, 품질 중심의 서비스 제공 등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기업 경영 체질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건설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안전한 주거환경 조성에도 직결된다”며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전환 노력을 통해 연관 산업과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5-07-22 08: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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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불황의 이면…'규제와 완화' 사이에서 균형을 잃다
[이코노믹데일리] 카드사들이 연이은 규제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출 규제 강화는 곧바로 카드사 실적에 타격을 주고,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는 카드사의 핵심 수입원이다. 올해 초 진행된 인하 조치로 업계의 수익성은 약 1700억원가량 줄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대출 비중을 늘렸지만, 정부의 DSR 규제 강화와 카드론 신용대출 편입 결정에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다급해진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 리스, 프리미엄 카드, PLCC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 감소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업계 불황의 그림자는 소비자 혜택 축소로 고스란히 옮겨가고 있다. 인기 '알짜카드'는 사라지고, 무이자 할부 기간도 단축됐다. 이달 들어 NH농협카드만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유지 중인 실정이다. 카드사 입장에선 출구가 필요하다. 업계가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방안 중 하나가 '지급 결제 전용 계좌' 도입이다. 카드사를 종합 지급결제사업자로 확대해 자체 계좌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장이다. 은행권의 반발로 속도는 더디지만, 카드업계는 포기하지 않고 있다. 보험료 카드 납부 확대도 숙원 과제다. 보험료 카드 결제가 활성화되면 카드사 수수료 수익 증가와 동시에 소비자 편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의 수수료 부담으로 활성화는 더디다. 신용카드 사업의 수익성과 소비자 혜택, 그리고 서민 자금 공급 기능은 서로 긴밀히 맞물려 있다. 규제만 늘어난다면 소비자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와 정부가 상생 금융을 위해 다시 한 번 균형점 찾기에 나서야 할 때다.
2025-07-21 14: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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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부른 작황부진...커피‧코코아 이어 오렌지‧올리브까지 전 세계 기후인플레이션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미국 가정의 아침 식사에 빠지지 않는 항목이 오렌지 주스입니다. 사실 미국에서 오렌지를 재배하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오렌지 껍질이 두꺼워 까서 먹는 것이 힘들다 보니 수요가 별로 없었다고 해요. 고민하던 오렌지 회사들이 날린 회심의 한 방, 그것은 오렌지를 믹서에 주스를 갈아 만들어 마시는 광고였답니다. 그 후 오렌지 주스는 미국인들의 식탁에서 없으면 안 되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는, 광고계에 내려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 한 토막입니다. ◆오! 오렌지 생산이 줄었어요-헤이케인, 엘리뇨, 질병 등 복합 재앙의 결과 캘리포니아와 더불어 미국의 오렌지 최대 산지인 플로리다가 지난해 불어닥친 허리케인 ‘밀턴’을 비롯해 최근 허리케인 피해가 커진 데다 시트러스 녹병(citrus greening disease)의 복합 타격으로 2024/2025년 시즌 생산량이 10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전성기 대비 90% 감소한 수확량이 예상되고 있다네요. 허리케인은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과 대기 온도가 상승하면서 더 빈번해지고 빠르게 강해지며, 이로 인해 피해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허리케인 이르마(2017), 이안(2022), 헬렌·밀턴(2024) 등 연속된 강력한 허리케인은 오렌지 나무의 과일 낙과와 흠집, 나무 피해를 초래했다고 합니다. 특히 밀턴은 강풍과 폭우로 플로리다 주요 감귤 재배지를 강타해 생산량을 20~33% 감소시켰다고 해요. 세계 오렌지 생산 1위국인 브라질 또한 엘니뇨 영향, 녹병, 해충 피해가 겹쳐 오렌지 수확 감소 및 주스 가격 급등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이 많이 마시는 오렌지 주스 가격이 12온스(약 355 ml) 주스의 경우 2020년 2.30 달러에서 2025년 4.50로 거의 2배 상승했습니다. 허리케인, 질병, 기후 이상 등 복합 재앙이 오렌지 생산량과 경제성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오렌지 주스 가격이 급등하며 시장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정형적인 기후 인플레이션 (Climate Inflation)의 하나죠. 기후 변화는 농산물 시장에서 공급 충격→가격 급등→소비자 부담 증가의 전형적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남유럽 산불 매년 이어지더니…올리브 생산 감소 유럽으로 가볼까요? 한국인들도 건강을 생각해 즐겨 먹는 지중해의 건강식 올리브. 올리브 역시 기후 변화에 톡톡히 시달렸다고 하네요. 2022~2023년 겨울 지중해 전역에서 이례적으로 건조하고 뜨거운 겨울이 지속되며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 등 주요 산지의 올리브 수확량이 급감했답니다. 스페인은 2022~2023년 올리브 수확량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해 올리브유 가격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등했다네요. 국제통화기금(IMF) 산정에 따르면 2023년 8월 올리브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t당 약 8900 달러에 도달하며 130% 상승했다고 합니다. 어쩐지 요즘 마트에서 보는 올리브유들이 전보다 비싸다 느꼈는데 다 이런 이유가 있었던 거더라고요. BBC 뉴스에 따르면 2024년 초순부터 중순까지 남유럽의 빈번한 화재가 더 큰 피해를 불러와 산불 영향으로 스페인 산지 가격이 1년 만에 이전 대비 70%까지 상승했다네요. 이탈리아에서도 장화 모양 이탈리아 반도에서 구두 뒤축 부분에 위치한 푸글리아 등 주요 올리브 산지에서는 산불과 함께 가뭄으로 매말라 약해진 올리브에 곤층이 옮기는 ‘자일레라 패스트리디오사’라는 긴 이름의 병균-걸리면 나무 전체가 말라 죽는 치명적인 전염병까지 돌고 올리브 파리 등 병해충이 겹치며 생산량이 더 줄었답니다. 이탈리아 일부 지역의 올리브 오일 가격은 20%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2년 전 대비 사실상 2배로 상승했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2024/2025년은 스페인 올리브유 생산량이 전년 대비 48% 회복하고 유럽연합(EU) 전체 역시 5년 평균 대비 9% 초과 수준이라 올해는 다소 여유를 되찾았답니다. 다만 언제 또 기후가 변화를 부릴지 아무도 모르지요. 올리브유와 오렌지 주스 모두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생필품이면서 가격·공급 변동성이 큰 품목이어서 우리 정부의 정책 대응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앞서 우리는 커피값 인상, 코코아 가격 상승을 통해 기후 인플레이션을 접한 바 있습니다. ◆별다방, 콩다방 커피값 올린 원두 가격…카카오 가격도 최고가 신기록 지난 2023년 이후 극심한 가뭄과 폭염이 브라질·콜롬비아·베트남 등 주요 커피 생산국에서 커피 수확량을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커피 공급이 수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2024/2025년 커피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답니다. 그 여파로 우리 동네며 회사 근처며 별다방, 콩다방 커피값이 다 올랐죠.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하는 직장인의 아침을 위협하는 게 무서운 상사가 아니라 기후변화라니…. 아무튼 국제커피기구(ICO)는 2028년에야 커피 가격 상승의 완화가 가능하며 빠르면 2026년쯤 상승이 감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경우 2024년과 2025년 들어 서아프리카 카카오 생산지가 연이은 가뭄과 병충해에 시달리며 카카오 가격이 2024년부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하며 t당 1만2000 달러를 넘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시장 평균 신차 가격이 3만 달러 수준이니 코코아 3t이면 자동차가 한 대라네요! 그리 비싼 카카오 가격은 2025년 내내 지금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026년 이후 공급 회복과 함께 서서히 안정될 예정이고 완전 회복까지는 2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랍니다. ◆국지적 작황 불황…호주에선 브로콜리, 영국‧스페인‧이탈리아에선 곡물, 채소 가격 급상승 이 밖에도 가뭄, 폭염, 폭우 등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날씨 영향으로 지역별로 품귀 현상을 빚은 식품들이 있답니다. 호주에서는 2024년 말부터 뉴사우스웨일스주의 홍수, 빅토리아·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의 가뭄이 브로콜리 작황에 큰 타격을 입혔답니다. 주요 슈퍼마켓에서 브로콜리 공급이 줄었고 생물 대비 냉동 브로콜리가 더 싸게 팔리는 사태가 벌어졌다네요. 생물 브로콜리 가격은 1kg당 약 9.90 달러(약 1만3365원)까지 오르며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데 한국의 경우 생물 브로콜리가 1kg당 3000~4000원이니 어느 정도 비싼지 느낌 팍팍 오시죠?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는 2024년 봄 기록적인 건조와 폭염으로 밀·보리·과일·채소 수확량이 크게 감소해 곡물, 채소 가격이 급상승했답니다. 2025년 6월 기준 영국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3.7% 상승했는데 식품 가격 기준 최고치로 오른 가격이라네요 인도와 태국에서는 가뭄, 엘니뇨 영향으로 쌀과 사탕수수 등의 작황이 나빠 설탕 가격이 1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요. 특히 인도에서는 차(茶)와 콩, 기타 작물들이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20~30% 상승했다 하고요. 이처럼 커피·코코아·올리브유 등 전 세계인이 소비하는 작물과 농산물 생산에 큰 타격이 있던 지역의 물가 상승이 전 세계 소비자 물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상황입니다. 바로 기후변화의 불안정성이 이러한 기후 인플레이션의 핵심 원인입니다. 이 영향은 식생활 비용 증가→인플레이션 압력→저소득층 식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이 시급한 상태입니다.
2025-07-10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