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⑱ 최창걸 고려아연 회장 "기업 성장 멈추는 것…사람으로 치면 죽는 것"
[이코노믹데일리] 누구에게나 별이 빛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찰나의 선택으로 시대를 바꾸었습니다. 이 기획은 한국을 움직인 리더들의 결단의 순간을 돌아보며, 지금과 같은 혼돈과 위기의 시대 앞에 놓인 기업들의 생존과 도약을 위해 필요한 용기와 상상력을 다시금 떠올려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이 비철금속 산업 불모지였던 1974년, 당시 33세였던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은 고려아연을 창립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당시 한국은 자원 빈국으로, 비철금속 제련 기술이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최 명예회장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기업이 성장을 멈춘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죽는 것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기술 자립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고려아연 창립 40주년을 맞아 진행한 사내 인터뷰에서도 나온 그의 발언은 그간 고려아연을 이끌어온 그의 경영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고려아연은 창립 초기부터 기술 혁신에 집중했습니다. 자체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선진 기술을 도입하여 아연, 연, 동 등 다양한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통합 공정을 개발했습니다. 특히 환원과 제련을 동시에 수행하는 DRS 공법을 국내외 최초로 상용화해 연 제련에 적용함으로써 에너지 절감과 공해 방지 효과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고려아연이 세계적인 비철금속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990년대, 글로벌 비철금속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려아연은 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그러나 최 명예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구조조정과 기술 혁신을 추진했습니다. 이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평소 "나는 혁신이나 개혁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늦은 것이다. 매일매일 조금씩 발전해 나가면 한꺼번에 큰일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며 ‘꾸준한 발전’을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기술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고려아연을 안정적 기반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환경친화적인 제련 기술 개발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을 추진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고려아연이 지속 가능한 성장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최 회장의 별의 순간은 기술 자립을 향한 도전과 이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 위기 극복,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확보란 일련의 과정에서 나타났습니다. 그의 리더십과 철학은 고려아연을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10월 6일, 향년 84세로 그는 진정한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최 회장은 1974년 창립부터 2002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날 때까지 고려아연을 이끌며, 기술 혁신과 정도경영을 통해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그의 리더십은 아들인 최윤범 회장에게 이어져 지금까지도 고려아연의 경영 철학으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2025-10-20 08: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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⑰화 구광모 LG그룹 회장 "디지털로 연결하고, 혁신으로 확장하라"
[이코노믹데일리] 누구에게나 별이 빛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찰나의 선택으로 시대를 바꾸었습니다. 이 기획은 한국을 움직인 리더들의 결단의 순간을 돌아보며,지금과 같은 혼돈과 위기의 시대 앞에 놓인 기업들의 생존과 도약을 위해 필요한 용기와 상상력을 다시금 떠올려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2018년 여름, 40대의 젊은 리더가 조용히 LG그룹의 수장을 맡았습니다. 구광모 회장. 부친인 구본무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 이후 그는 한국 재계 사상 가장 젊은 총수로 그룹을 이끌게 됐습니다. 당시 그의 첫 공식 메시지는 짧고 담백했습니다. “고객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LG를 만들겠다.” 재계는 그를 ‘3세 경영인’으로 불렀지만 구 회장은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아는 ‘실무형 리더’였습니다. 미국 로체스터공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에서 제품기획과 글로벌 마케팅을 경험한 그는 현장의 흐름과 고객 데이터를 가장 잘 읽는 ‘데이터형 CEO’로 통했습니다. 그는 2019년 12월 LG그룹 사장단 워크숍에서 ‘디지털 전환(DX)’을 그룹의 핵심 전략으로 선언하며 LG그룹의 DNA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전 세계 산업구조가 급변하던 당시 그는 “지금의 위기는 산업의 위기가 아니라 속도의 위기”라며 전 계열사에 디지털 전환 태스크포스를 신설토록 지시했습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고객 경험의 중심이 돼야 한다. 기술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을 연결하는 디지털이 돼야 한다.” 구 회장의 그 한마디는 LG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전자·화학·통신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그룹이 AI, 클라우드, 로봇, 바이오로 한 걸음씩 이동하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구 회장은 혁신의 속도를 내기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을 전면 강화했습니다. 그는 M&A를 ‘몸집 키우기’가 아닌 ‘미래 연결’ 수단으로 정의했습니다. 2019년 보안·데이터 기업 ‘LG CNS’의 지분을 재편해 DX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한데 이어 2021년 전장(電裝) 사업 강화를 위해 ZF 프리드리히스하펜과 합작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습니다. 또한 헬스케어와 전지소재 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생명과학의 기술역량을 통합하며 ‘미래 모빌리티·에너지·헬스케어 삼각축’을 그룹 성장의 새로운 기둥으로 세웠습니다. 구 회장의 리더십은 이전 세대와 다릅니다. 그는 ‘권위 없는 리더십’을 강조하며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직접 나섰습니다. 직급 대신 ‘님’ 호칭을 도입하고, ‘실패를 기록하는 보고서’ 시스템을 신설했습니다. ‘결과보다 시도’를 인정하는 문화는 젊은 연구원들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2023년에는 사내 벤처 플랫폼 ‘LG NOVA(노바)’를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강화하며 LG를 단순한 제조기업이 아닌 ‘고객경험 혁신 기업(Customer Experience Innovator)’으로 재정의했습니다. 이는 그가 직접 참여한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나온 결정이었습니다. 그의 별의 순간은 화려한 인수합병의 성과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LG의 DNA를 다시 쓰겠다”는 조용한 결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는 늘 말합니다.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용기에서 시작된다. 변화가 두렵다고 멈춘다면, 미래는 우리 것이 아니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는 ‘전통 대기업’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AI 기반 생산공정을 도입하며, 데이터 중심의 고객 의사결정을 도입한 ‘민첩한 대기업’으로 변모했습니다. 그가 내세운 ‘고객 가치 중심, 디지털 기반의 미래 LG’란 구상은 이제 그룹 전체의 표준 언어가 돼가고 있습니다. 아버지 세대의 ‘정도(正道)의 길’ 위에 그는 ‘디지털의 길’을 새롭게 깔고 있습니다. 그의 부친 구본무 회장이 ‘정직으로 신뢰를 쌓은 리더’였다면 구광모 회장은 ‘데이터로 미래를 여는 리더’입니다. 그의 별의 순간은 “디지털 혁신을 통해 LG를 다시 정의하겠다”고 결심한 그날, 그리고 그 약속을 조용히 실현해가고 있는 오늘이기도 합니다.
2025-10-10 16:3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