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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국내선 AI로 내실, 해외선 UGC로 확장…북미서 '제2의 생태계' 퍼즐 맞춘다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또 한 번의 거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검색과 커뮤니티의 왕좌를 넘어 인공지능(AI)을 심장으로, 확장현실(XR)을 새로운 영토로 삼는 '미래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네이버의 압도적인 콘텐츠 역량을 극대화해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정교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I ◆ '커머스'로의 확장 발판, '사용자 데이터'라는 독보적 자산 네이버의 현재 전략을 이해하려면 그 성장 과정을 되짚어봐야 한다. 네이버는 초기 뉴스 서비스로 사용자를 모은 후 집단지성의 상징이 된 '지식iN' 그리고 '카페'와 '블로그'라는 강력한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대한민국 인터넷의 중심이 됐다. 이 과정의 핵심 동력은 바로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였다. 수십 년간 쌓인 방대한 UGC는 네이버에 단순 트래픽을 넘어 사용자의 관심사, 행동 패턴, 언어 습관이 녹아 있는 독보적인 데이터 자산을 안겨주었다. 이 데이터는 현재 네이버 AI 전략의 가장 중요한 '연료'가 되고 있으며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콘텐츠와 커뮤니티로 강력한 사용자 '락인(Lock-in)' 효과를 구축한 네이버는 이를 기반으로 쇼핑과 금융이라는 고부가가치 거래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영토를 확장했다. 사용자의 검색 데이터와 관심사를 쇼핑 추천에 활용하고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까지 완결시키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제 네이버는 축적된 데이터 자산과 통합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시대로의 도약을 준비한다. 그 중심에 '온 서비스 AI(On-service AI)'와 'XR'이 있다. 네이버는 AI를 특정 서비스의 부가 기능이 아닌 검색, 커머스, 콘텐츠, 금융 등 모든 사업 부문을 관통하는 '중앙 신경계'로 삼고 있다. 동시에 텍스트와 이미지의 2차원 경험을 넘어 3차원 가상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XR 경험을 미래의 핵심으로 보고 이 두 가지를 융합해 '지능형 몰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 하드웨어 아닌 '콘텐츠'로 XR 시장 공략 네이버의 미래 전략은 크게 '콘텐츠 중심의 XR 생태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전방위 AI 기술' 두 축으로 나뉜다. 메타와 애플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XR 하드웨어 개발 경쟁을 벌이는 동안 네이버는 영리하게 다른 길을 택했다. 직접 기기를 만드는 대신 삼성전자가 구글·퀄컴과 개발 중인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등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에 탑재될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미 웹툰·K팝 등 강력한 지식재산권(IP)과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 '치지직' 등 검증된 플랫폼, '비전·모션 스테이지' 같은 전문 제작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해 하드웨어 경쟁의 위험을 피하면서 안드로이드 XR 생태계의 핵심 콘텐츠 공급자 즉 'XR계의 넷플릭스'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이다. 이러한 XR 비전의 실현은 강력한 AI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핵심 기술인 'MUAi(Media AI Understanding)'는 영상의 전체 맥락과 의미까지 '이해'하는 AI다. 이 기술은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와 결합해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를 더욱 개인화되고 지능적으로 만들고 있다. AI가 복잡한 질문에 답을 제시하고(검색), 방대한 상품 후기를 요약해주며(쇼핑), 금융 보고서를 분석하는(금융) 등 플랫폼 전체의 사용자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 네이버 DNA, 북미에 심다…'제2의 네이버'로 미래 개척 네이버가 국내에서 AI와 XR 기술로 서비스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는 동안 그 시선은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를 향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네이버의 통제 밖에 있는 XR 하드웨어의 대중화 속도와 메타, 애플이라는 거대 기술 기업과의 경쟁은 분명한 도전 과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네이버는 자사의 가장 강력한 성공 방정식인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들고 북미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연내 북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신규 UGC 플랫폼 '싱스북'은 네이버의 미래 전략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야심작이다. 싱스북은 화려한 사진과 팔로워 수 경쟁에 매몰된 기존 소셜미디어(SNS)와 결을 달리한다. 대신 영화·독서·음악 감상 등 개인의 '취향'을 깊이 있게 기록하고 공유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네이버를 대한민국 최고의 플랫폼으로 만든 '네이버 블로그'의 성공 DNA를 북미 이용자 스타일에 맞춰 재해석한 것이다. 싱스북의 출시는 이해진 창업자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그는 "결국 데이터 싸움에서 승부하고 싶다"며 UGC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즉 싱스북은 단순한 SNS가 아니라 북미 현지 이용자들의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 네이버의 AI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데이터 전초기지'인 셈이다. 한국에서 블로그와 카페 데이터가 AI의 밑거름이 되었듯 북미에서는 싱스북이 그 역할을 맡게 된다. 네이버의 북미 공략은 싱스북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있는 웹툰 엔터테인먼트, C2C 커머스 플랫폼 '포시마크'와의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예를 들어 싱스북에 기록된 특정 패션 아이템이나 웹툰에 대한 취향 데이터가 포시마크의 상품 검색이나 웹툰 추천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거대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이는 네이버가 국내에서 검색, 커뮤니티, 쇼핑, 결제를 하나로 묶어 성공 신화를 썼던 것처럼 북미 시장에서도 UGC를 중심으로 콘텐츠와 커머스를 융합하는 '제2의 네이버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25-07-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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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닮은 로봇의 반격…휴머노이드 전쟁이 시작됐다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미래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는 휴머노이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사람 닮은 로봇의 반격…휴머노이드 전쟁이 시작됐다 휴머노이드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휴머노이드 산업의 선두주자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데,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컨센선스(합의된 의견)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주에 만난 한 취재원에 따르면 오는 2030년이면 중국이 산업계를 뒤흔들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며 적어도 2027~2028년까지는 국내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에 투입할 수 있어야 추후 중국을 따라잡을 엄두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기술 발전이 어느 정도인지 이곳저곳 물어봤습니다. 한 기업 내부에서 로봇 제작에 사용할 핵심 부품을 정리해봤는데 20개 중 1개를 제외하곤 전부 중국 업체의 제품이었다고 해요. 우리나라 기업들도 최근 휴머노이드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국가 주도로 막대한 지원금을 쏟아붓는 중국을 따라가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엔비디아처럼 정부의 지원금 없이도 미래 비전을 보고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을 수 있는 일부 빅테크 기업들이 중국을 따라가고 있는 모양새지만 유럽 지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는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국내에서 휴머노이드는 최근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는데요.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LG전자는 로보티즈, SK그룹은 유일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장 경쟁력을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이고, 두산그룹의 두산로보틱스와 포스코의 뉴로메카도 휴머노이드에 대한 중장기 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오는 2030년까지 약 4000대에서 4만대의 휴머노이드를 생산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휴머노이드로봇은 인간의 형상을 모방한 로봇을 말하는데, 인공지능(AI)을 현실 세계에서 구현해 움직이는 '피지컬 AI'산업 성장과 맞물려 그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퀴달린 로봇이 먼저 상용화가 되겠지만 다리가 구현되면 험지 어디든 갈 수 있고 손가락이 구현되면 각종 산업현장이든 일상 생활이든 거의 대부분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범용 로봇'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허정우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사는 "휴머노이드가 의료·자율이동·엔터테인먼트·산업용·협동·필드·재난·국방 로봇 모든 분야에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어요.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은 제조업 기반이 탄탄하고 현장 데이터가 다수 마련돼있기 때문에 우리만의 잘 학습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한 편입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가 단위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죠. 휴머노이드는 아직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사업은 아니기 때문에 미래 경쟁력을 위해선 개별 기업들의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새 정부에서 미래 혁신 산업에 대한 전방위 투자를 약속한 만큼 기업들과 발맞춰 미래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로 거듭나길 바라며 업계에서는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2025-07-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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